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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조기정착 갈 길 멀다
Korea, Republic o 관리자 697 2008-03-30 21:40:23
충청투데이 2008-03-27

취업·자녀 교육 등 '산넘어 산' … "이방인 느낌"
관리 주체 모호…체계화된 프로그램·관심 절실

충북지역에 둥지를 트는 새터민(탈북자)들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조기정착을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은 거의 없어 새터민들이 이방인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새터민의 주거문제 해결은 통일부, 신변보호는 경찰, 취업알선은 노동부, 1대 1 정착도우미는 대한적십자사, 각종 문화체험은 시·군이 각각 맡고 있으나 80%가 넘는 새터민들이 한국 사회에 적극적으로 적응하기보다는 여전히 외부접촉을 꺼리고 있어 각계의 관심이 절실한 실정이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도내에 정착한 새터민 수는 300여 명으로 이는 지난 2000년 23명에서 2002년 53명, 2004년 98명, 2006년 194명으로 매년 50%씩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새터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은 청주시 중에서도 공공임대아파트가 많은 흥덕구 지역이며, 이곳에는 청주지역 새터민 87세대 118명 중 75%인 70세대 89명이 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탈북자 초기 정착지원사무소인 '하나원'에서 3개월간의 적응훈련을 마친 뒤 정부로부터 임대아파트를 제공받아 둥지를 튼다 해도 ㅤ▲정체성 혼란 ㅤ▲이질감 ㅤ▲취업 ㅤ▲자녀교육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 나마 6개월 동안 새터민들의 신변보호를 맡는 각 경찰서 보안과 형사들이 신변보호 외에도 새터민의 조기 정착을 위해 부수적으로 취업알선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갈수록 형사 개인당 보호하는 새터민 수가 늘어나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또한 대한적십자사 봉사자들이 새터민들의 사회적응을 위해 1년 동안 1대 1 형식으로 '정착도우미' 역할을 수행해도 다년간 중국에서 움츠려 있던 새터민들과 봉사자 간 이념적인 충돌이 적지 않아 체계적인 정착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각 시·군에서도 새터민문화탐방, 문화공연 초청 등의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고 있으며 새터민들의 참여도 역시 저조해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 경찰관은 "새터민들은 중국에서 수년간 살면서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려할 뿐만 아니라 직장을 얻는다 해도 주변의 따가운 시선으로 도중 하차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의 정착에 가장 중요한 1년 동안 한국사회를 이해하도록 담당 주체를 분명히 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andrew402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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