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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탈북 어린이, 입국 2년만에 탈북자 인정
Korea, Republic o 관리자 615 2008-10-28 01:46:23
연합뉴스 2008-10-25 17:15

생모와 떨어져 홀로 입국, 소송 끝 법원 "탈북자 지위 인정"

법원,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北 아버지 아들로 인정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탈북한 뒤 중국에서 붙잡혀 강제 송환된 어머니와 헤어져 홀로 한국에 입국한 다섯 살 어린이가 2년만에 법원 판결로 탈북자 지위를 인정받게 됐다.

당국은 이 아이의 엄마가 북한에 있는 남편과 사실상 이혼 상태에서 중국인과의 사이에서 출산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북한에 남아 있는 남편과 이혼한 것으로 볼 근거가 없다며 외국에서 낳은 자녀일지라도 북한이탈주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1998년부터 남편을 북한에 남겨두고 혼자 탈출했다 붙잡혀 송환되기를 반복하던 A씨는 2003년 중국에서 조선족 김모 씨와 동거하던 중 아들을 낳았다.

이후 A씨는 체포돼 아들과 함께 북한으로 보내졌다가 또 탈출, 몽골을 거쳐 한국 입국을 시도했으나 다시 붙잡혀 북으로 송환됐다.

이때 A씨의 아들은 친척이 그가 중국인의 자녀라고 신원보증을 서 북송을 면하고 2006년 우여곡절 끝에 제3국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그는 먼저 북한을 벗어난 친척 등의 도움으로 자신을 탈북자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통일부는 "오랜 탈북 생활로 A씨는 사실상 북한의 남편과 이혼 상태였고 A씨 아들은 A씨와 중국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나 중국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를 거부했다.

중국의 국적법은 `부모 중 1명 이상이 중국인이고 중국에서 태어난 자에게 국적을 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A씨가 출산할 당시 동거 중이던 김씨를 아버지로 인정하면 아이 역시 중국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이 경우 A씨의 아들은 `북한에 직계가족이 있고 북한을 벗어난 뒤 외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자를 북한이탈주민으로 인정한다'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의 조건을 갖추지 못해 탈북자가 될 수 없다.

이에 A씨의 아들은 "생모가 북한에 있고 탈북 후 중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고 법원은 국경을 넘어와 오랜 시간 기다린 `고사리 손'의 편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이경구 부장판사)는 A씨의 아들 황모(5) 군이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북한이탈주민인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아들이 태어나기 1년에서 8ㆍ9개월 전까지 북한으로 송환돼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임신할 당시 북한의 남편과 이혼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황군을 법률상 북한에 있는 A씨 남편의 자녀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그가 입국 당시 북에 있는 아버지와 같은 성씨인 황씨 대신 김씨 성을 사용해 입국했지만 이는 체포될 경우 북송을 피하기 위해 아버지가 중국인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황군을 북한이탈주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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