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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없는 '5세 탈북자' 새삶 열렸다
Korea, Republic o 관리자 580 2008-11-24 22:40:40
연합뉴스 2008-11-23 10:00

통일부, 항소 포기하고 탈북자 인정..셋째 이모품서 자랄 듯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북한으로 붙잡혀 들어가 생사도 알 수 없는 엄마를 기억에서 잃어버렸을 다섯살배기 탈북자 황모군.

통일부가 황군의 탈북자 지위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중국으로 추방당할 일도 없어졌고 탈북자가 받는 정착금가운데 기본금 600만원도 정부로부터 받게 됐다.

태어난 지 다섯해동안 무슨 일인지 이해하지도 기억하지도 못할 기막힌 삶을 거쳐온 황군은 이제 서울의 셋째 이모(41) 품에서 자라며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어린이로서 병원에 가서 예방접종도 받고 유치원도 다닐 수 있게 됐다.

2006년 입국한 황군은 그간 정부로부터 탈북자로 인정받지 못하다가 2년만인 지난달 2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로부터 "국가는 황군을 탈북자로 인정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부모도 없고 국적도 없는 황군의 불안정한 삶이 계속될 수도 있었으나 통일부가 지난 19일 항소 포기를 결정함으로써 국민 자격이 확정됐다.

통일부는 재판 결과를 받아들일 것인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인도적 차원에서는 황군을 탈북자로 인정해 주고 싶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황군의 사례를 악용해 중국 등 제3국에서 황군처럼 부모 관계가 불분명한 상태로 누군가 입국할 경우 현실적으로 조사가 어렵고 해당 국가와 외교적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 등 여러 문제를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23일 "여전히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1심을 뒤집을 증거도 명백하지 않은 데다, 무엇보다 항소는 인도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북한에서 함경북도에서 살던 황군의 어머니 김모(38)씨는 1998년부터 남편(결핵으로 2006년 사망)을 북한에 남겨놓고 혼자 탈북했다가 붙잡혀 송환되기를 반복했다.

김씨는 중국에서 조선족 김모씨와 동거하던 중 2003년 3월 황군을 낳았으나 이후 체포돼 황군과 함께 북송됐다가 다시 탈북, 몽골을 거쳐 한국으로 오려다 또 붙잡혔다.

이 때부터 모자의 운명은 엇갈렸다.

김씨가 중국에서 1년간 옥살이를 하는 바람에 황군은 오갈 데가 없어졌으나 다행히 현지에 사는 친척이 황군은 어머니와 동거하던 조선족의 아들이라고 신원보증을 서줘 북송을 면했다.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황군의 이모들은 브로커를 통해 2006년 8월 황군을 한국에 데려왔다.

이모들은 이후 돈을 모아 북한내 지인에게 전달해 황군의 어머니를 다시 탈북시켰지만 어머니 김씨는 지난해 중국에서 한국행 배를 타려다 다시 붙잡혀 북송된 뒤 연락이 끊겼다.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는 소식만 전해질 뿐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7남매중 넷째인 김씨를 비롯해 3명은 북한 수용소에 수감돼 있고, 4명은 모두 한국에 정착했다. 북녘 땅에는 황군의 누나와 형도 남아있다.

통일부는 어머니 김씨가 1999년부터 2006년께까지 중국에서 생활한 기간이 많아 2002년 임신 당시는 북한의 남편과 사실상 이혼상태였으므로 황군은 조선족 남자의 아들이라는 입장이었으나 황군의 이모들은 "아버지는 북한 주민"이라며 황군을 대신해 소송을 냈다.

법원은 어머니 김씨가 2002년 3월부터 7월 사이에는 북한에 거주한 사실이 증인 진술과 증거를 통해 확인됐고, 그 기간에 남편과 사이에 임신이 가능했다고 보고 황군을 탈북자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황군은 탈북자로서 8주간 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어린이인 만큼 입소 절차만 거치고 계속 셋째 이모에게 맡겨진다.

이모 김씨는 "수용소에 있는 동생이 아들이 탈북자로 인정받은 걸 알면 기뻐할 것"이라며 눈물을 글썽이고 "아이가 너무 어릴 때 엄마와 헤어졌기 때문에 엄마에 대한 생각을 잃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나를 엄마처럼 잘 따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1남1녀를 둔 그는 "다섯 식구가 살기에 빠듯한 형편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키웠으니 앞으로도 쭉 키워야하지 않겠느냐"면서 황군을 입양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가 아마 이렇게라도 살 운명이었던 것 같다"는 이모 김씨는 '엄마 얘기'를 물어봐도 무표정한 황군을 보며 "어린 것이 참 딱하다"고 다시 눈물을 글썽였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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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옥경 2008-12-12 19:22:41
    잘 됐네요. 아이가 혼자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가요. 어린게 아무것두 모르는것이... 아이가 엄마 없이 고생한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네요. 이젠 북한 아이로 인정 됏으니 잘 키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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