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칠순 새터민 늦깎이 화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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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비로소 완전한 부부가 된다는 마음에 썰레입니다" 1961년 9월 북한에서 정화수를 떠 놓고 신혼살림을 꾸린 후 지난 2002년 딸과 왼손자, 외손녀 등 5명이 함께 자유를 찾아 월북해 진해시에 정착한 새터민 배모(74.진해시 자은동)씨와 부인 김모(66)씨가 내달초 진해시민회관에서 치르게 될 합동결혼식의 늦깎이 신랑 신부로서는 설렘에 부풀어 있다. 늦게나마 부모의 면사포를 쓰게끔 일을 벌인 배 씨의 딸 A(46)씨는 자신도 독신으로 살며 주유원으로 종사하고 있지만 부모의 주름진 얼굴에 턱시도와 하얀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을 보는게 소원이었다. 이 같은 결혼식 성사는 오는 6월7일 진해경찰서 보안협력위원회(위원장 이종식)와 자유총연맹 진해시지부(지부장 김형률)가 지역 내 이주여성과 새터민을 대상으로 합동결혼식을 치러 준다는 소식을 듣고 스스로 부모의 결혼식을 요청해 흔쾌히 승낙이 이루어진 것. 이에 따라 배씨 부부가 갖게 될 합동결혼식은 이주여성과 새터민 등 7쌍으로서 결혼예복과 선물, 기념사진, 신혼여행에 이르기까지 주최 측이 손수 마련하는 행사로서 작년에 이어 올해가 2회째다. 모란봉 예술단의 가수로 활동했다는 신부 김씨는 "함경북도 화순에서 고아와 같이 외로운 남편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장남과 차남, 차녀 등 3명의 자식을 낳았으나 기차 안의 교통사고와 산에서 독뱀에 물리는 사고, 아파트 공사장에서의 추락사고 등으로 모두 잃고 유일하게 생존한 딸과 손자, 손녀와 월북했다"며 "미혼인 딸을 두고 손자, 손녀가 보는 앞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돼 부끄럽기도 하지만 결혼식 날짜가 기다려지는 설렘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진해경찰서 보안협력위원회는 12일 김씨 부부를 모 식당으로 초대해 두 분의 화촉을 축하하는 연회와 함께 어버이 달을 맞아 카네이션을 달아 주었다. 황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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