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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조의 여왕’은 무엇으로 사는가?
데일리NK 2009-05-12 17:07:07 원문보기 Korea Republic of 관리자 1112 2009-05-25 20:35:37
[北 내조의 여왕①]남편 ‘바람기’ 잡으러 공장까지 따라 붙어

요즘 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이 동 시간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대 의대를 다녔지만 사회생활에 제대로 적응 못하는 온달수(오지호)와 우연히 대기업에 입사한 남편의 성공을 위해 온갖 굴욕과 수모를 참아가는 주인공 천지애(김남주)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오늘도 장마당을 뛰어다니고 있을 북한판 ‘내조의 여왕’들을 떠올리게 된다.

북한의 여성 상(像)은 시대에 따라 계층에 따라 천차만별의 모습을 갖고 있다.

시대별로 보게 되면 1990년대 중반 식량난 이전까지, 북한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은 가정에도 충실하고 사회생활에도 충실한 일종의 ‘수퍼우먼’이었다.

사실 북한에서는 1946년 7월 30일 ‘남녀평등권 법령’이 발표되면서 각 분야에 여성인력 진출이 확대됐고, 기혼 여성들에게 가사·육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종의 제도가 마련됐다. 상징적인 조치로 북한의 각급 주권기관에서 여성의 비율을 늘리고, 도시는 물론 농촌에까지 탁아소를 설립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선전과 무관하게 대부분의 여성들은 능력 있고 힘 있는 남성와 결혼해 남편 내조 잘 하고 자식을 잘 키우는 전업주부를 꿈꿨다. 때문에 처녀들에게는 배우자 결정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졌으며, 이런 흐름은 90년대 이후로도 변함이 없다.

배우자를 잘 만나면 결혼 후에 직장 생활을 한다 해도 편하고 부수입이 많이 생기는 직업을 잡을 수 있다. 북한 여성들은 모두 소속 직장이나 거주지 여맹에서 조직생활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남편의 지위와 능력에 따라 직장생활이나 조직생활에서 대우가 달라진다.

90년대 이후 북한의 경제난이 심각해지면 주민들의 생활도 악화되었고, 사회적 분위기도 변화했다.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으며 기혼여성들의 의식이 180도 바뀐 것이다. 당시 여성들 사이에 유행했던 말 중에 이런 말도 있었다.

“공화국에서 최고 머저리는 직장에 출근하는 여자, 다음으로 머저리는 집에서 가축이나 기르는 여자, 그리고 최고 ‘똑똑이’는 장사하는 여자!”

북한의 가부장적 사회구조는 출신성분에 따른 신분차별 의식을 바탕으로 상명하복(上命下服)식 조직생활 문화와 군대식 시스템이 버무려진 봉건주의 그 자체였다. 이러한 봉건적 사회구조는 식량과 노동력에 대한 중앙의 통제로 유지될 수 있었는데, 90년대 북한의 계획경제(배급제)의 붕괴가 반세기 동안 공고하게 유지되던 북한의 가부장적 사회구조를 한방에 무너뜨렸다.

배급구조를 통해 보장되던 남성의 역할과 권한이 붕괴되자 기혼 여성들이 갖고 있던 ‘내조’의 개념도 부정되기 시작했다. ‘여성은 꽃이라네’는 북한 가요처럼 가정과 직장에서 여성의 특수성을 강요받던 ‘아내’와 ‘어머니’들이 가족의 생존을 위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생활전선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북한 남성들은 예쁘고 복종 잘하는 여성을 배우자감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부터는 자신을 출세시켜줄 수 있는 여자, 가정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여자를 선호하게 됐다. 그야말로 드라마 속 천지애와 같은 ‘내조의 여왕’을 신부감으로 꼽게 된 것이다.

때문에 오늘날 북한 여성의 ‘내조’는 계층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른바 당·군·행정 분야 간부나 외화벌이 기업소 일꾼처럼 국가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남성의 아내들은 남편이 아무사고 없이 ‘출세가도’를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첫 번째 ‘내조’로 꼽는다. 예전에는 가사와 육아만 잘하면 됐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요즘 북한의 간부들이 가장 조심해야할 두 가지는 ‘부정부패 연류’와 속칭 ‘바람끼’다. 2000년대 이후 북한 간부들의 기강이 무너지고 도덕개념이 희박해지면서 여자와 연류 돼 철직 해임되는 간부들이 많아졌다.

90년대 이전만도 북한에서는 간부들이 바람을 피우거나 남녀문제를 일으킨 경우 가차 없이 처벌을 주거나 심한 경우 출당, 철직까지 적용했다. 이렇게 국가 통제가 강할 당시에는 간부의 아내들이 이런 문제로 속 썩일 상황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사회기강이 문란해지면서 간부들의 비행도 심각하게 늘어났고, 속된말로 한번 ‘검열’에 걸리면 본보기로 철직 뿐 아니라 온가족이 추방되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때문에 능력 있는 남편을 둔 아내들은 항상 남편이 허튼짓을 하지 않도록 치밀한 내조를 펼쳐야 한다. 남편의 바람기 통제는 부부간에 윤리와 의리를 지키는 차원을 넘어 일가족의 생사와 직결되는 문제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1999년 평안북도의 한 경공업공장 초급당 비서의 철직 사례가 이를 잘 설명해준다.

이 공장은 수 천명 규모의 소속 노동자 중 70%가 여성으로 구성된 2급기업소로, ‘입당 후 시집가겠다’는 목적으로 나이가 들도록 결혼도 미루고 일에 열중하는 처녀들이 많았다. 초급당 비서는 이런 처녀들을 ‘입당 추천’으로 유혹해 시도 때도 없이 당비서방에서 성추행을 벌이다 마침내 해임됐다.

이런 경우가 전국적으로 흔하게 발생되자, 간부의 아내들은 남편의 실수를 막아보기 위해 본인이 직접 남편 직장에 함께 출근하는 사례도 생겼다. 남편의 권한을 이용해 직장 내에 자신의 입지를 굳혀 놓으면, 남편이 직장 내 여성들과 엮이는 일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 평안북도에 있는 한 군수공장 조직비서의 아내는 공장 내 이발소에 직접 출근하면서 공장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일일이 간섭하고, 남편의 행적을 체크했다. 당시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우리 공장은 초급당 비서가 둘이라네”라는 뒷 담화가 돌기도 했다. 북한에서 조직비서의 직속상관은 초급당 비서다.

유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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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뚝지 2009-06-16 00:34:41
    북한의 98년쯤내조의여왕은 토대좋고 경제가뒤받침돼주는 여자들이였어 지금은 모르겠지만 토대좋아야 우선 승급했으니깐,,,능력좋으면 뭘하고 내조를 잘하면 뭐해 토대만나쁘면 꼼짝못하는ㄷ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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