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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제2청 발간 탈북수기 보니… ‘자유찾아 목숨 건 여정’ 고스란히
세계일보 2009-11-26 01:10:00 원문보기 Korea, Republic o 관리자 951 2009-12-02 00:14:15
두려움·고통·향수 등 담긴 수기·시·그림 30편 수록

“한국을 향해 길을 떠날 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약을 갖고 떠났다. 북한에 잡혀가 고통받으며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자유를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해 자유의 땅에 무사히 정착한 한 탈북 주민의 수기에는 비장함마저 엿보인다.

경기도 제2청이 25일 발간한 전국 북한 이탈 주민의 탈북 수기는 탈북 당시 두려움과 고통, 고향에 대한 그리움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독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수기 부문 최우수작인 ‘삶을 위해 돌아온 길’은 북한 이탈 주민 19명이 어두운 밤 버스를 타거나 산길을 걸어 중국, 라오스, 미얀마를 거쳐 한국에 올 때까지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힘든 여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라오스 국경을 넘다 군인에게 붙잡혀 두려움에 떨었지만 수용소로 옮겨져 ‘소박한 자유’를 느낀 사연, 배를 타고 태국으로 가다 미얀마에 버려진 일 등 긴박했던 당시 상황이 파노라마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

우수작으로 선정된 ‘나의 한국생활’ 수기는 탈북 대학생이 전철표 값을 아끼기 위해 지하철 개표기를 넘어 다니고, 택시비를 깎는 등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그리고 있다.

‘어둠 속에 밀려온 깊은 물속에/누군가 먼저 던져 넣은 슬픔 속/뼈 속까지 시리게 만드는 강물 속으로/동트기 전 고요한 새벽에 내 몸도 강물 속으로 던져집니다.’

시 부문 최우수작인 ‘강’이란 시는 자유에 대한 갈망과 애절함, 비장함 등이 진하게 풍긴다.

이번에 발간된 작품집에는 최우수작부터 입선작까지 수기와 시 각 10편, 그림 10점 등이 수록돼 있다. 또 문예창작 작품 중 그림 10여점은 지난 23일부터 경기도 2청사 1층 로비에서 전시 중이다.

경기도 2청 관계자는 “지난 8월31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전국의 북한 이탈 주민을 대상으로 수기, 시, 그림 등 3개 부문의 문예창작 작품을 공모해 총 288개 작품을 접수, 부문별로 10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해 작품집을 발간했다”고 말했다.

의정부=박석규 기자 sk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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