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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수용소 둔 나라와 친구 안돼"
동지회 640 2005-07-21 09:55:43
"강제수용소 둔 나라와 친구 안돼"


리치 위원장 "한국정부 침묵은 옳지 않아"
여 정의용의원 "북정권아닌 주민위해 지원"

미국에서 열린 북한인권 관련 회의 중 최대 규모인 프리덤 하우스 주최 ‘제1회 북한인권 국제회의’가 19일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렸다.

한국에서만 300여명을 비롯, 북한인권운동가와 시민 1000여명이 참석했으며, 미국 주요 방송을 비롯한 세계 언론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미국의 소리(VOA)’ 방송 한국어팀은 5시간30분 동안 현장을 생중계, 북한으로 전파를 송출했고, ‘자유아시아라디오(RFA)’는 현장에서 특집을 방송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12시간 동안 계속됐다. 북한인권법 발의자인 짐 리치 미 하원 아태소위원장의 개막연설에 이어, 탈북자들의 한국행 과정을 그린 ‘서울트레인’, 일본인 납북자문제를 추적한 ‘메구미 요코타 스토리’(아카데미상 수상 영화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 감독)가 상영되고, 탈북자들의 증언, 나탄 샤란스키와 강철환씨의 대담, 패널들의 토론, 폴라 도브리안스키 미 국무부 차관이 참석한 폐막리셉션, 미국 내 대학생들의 북한인권조직인 ‘링크(Link)’의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샤란스키-강철환 대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구소련 강제수용소 출신의 나탄 샤란스키 전 이스라엘 장관과 탈북자 출신인 강철환 조선일보 기자의 대담이었다.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의 사회로 1시간 동안 진행된 대담에서 샤란스키는 강씨를 만난 소감에 대해 “강씨의 책 ‘평양의 어항’을 읽고, 문화와 역사, 배경은 다르지만 공포의 근본과 저항의 메커니즘은 같다는 데 놀랐다”고 말했다.

샤란스키는 “내가 소련의 강제수용소에 있을 때 가장 기뻤던 날은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부르던 때”라며,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이 자국민을 감옥에 가두는 한 소련과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정책을 분명히 했다.

그렇게 해서 소련을 패퇴시킬 수 있었다면 북한에 대해서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히틀러는 독가스실에서 수백만명을 대량학살했지만, 북한 강제수용소에서는 반세기 동안 수십만명이 죽어나갔다”며 “21세기 문명사회에 그런 곳이 존재한다는 것이 인류의 수치이고, 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제사회가 인권과 자유를 말할 수 있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핵에만 집착하면 가장 본질적인 것을 놓치게 되고 그것이 김정일이 노리는 것”이라며 “인권문제를 핵문제와 연계, 북한이 본질적으로 변화되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지원도 불가능하다는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 8년간 대북 햇볕정책을 추진해오는 동안 북한의 인권은 더 나빠졌다”며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 없이 무작정 도와주는 것은 도덕적으로 타락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짐 리치 “북한인권 침묵해선 안돼”

북한인권문제에 침묵하는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 강했다. 짐 리치 위원장은 “어느 나라든 북한인들이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을 보면서 침묵하는 것은 철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면서 “한국정부의 계속된 침묵은 여러 가지 대북협력정책이 비현실과 의도된 부인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불필요한 우려를 미국에 낳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북한 정권의 본질을 분명히 얘기하고, 그 지도자에게 단호하게 대처하는 한편 주민들에게는 동정심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란스키 전 장관도 오찬연설과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 그들의 경제를 돕고, 인권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자고 하는데, 수십만명이 수감된 후에 인권 문제를 얘기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이와는 순서가 정반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정부 입장을 대변한 열린우리당 정의용 의원은 “누구도 북한에 심각한 인권학대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북한주민에게 지금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아의 공포”라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은 북한정권의 생명줄이 아니라, 북한주민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프리덤 하우스측이 미 국부부에서 지원한 총 187만달러의 예산 중 일부로 준비됐다. 프리덤하우스측은 올해 이런 회의를 서울 등에서 한두 차례 더 열 것이라고 밝혔다./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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