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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세해 고물 벤츠 물려받을 꿈꾸는 북한 간부들에게
주성하기자 2011-03-10 07:20:17 원문보기 관리자 1249 2011-03-11 03:39:36

(※이 글은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내용으로 2월 25일 방송분입니다.

남한 독자들이 아닌 북한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임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북한 간부들이 타는 벤츠 승용차. 230형은 중앙당 부부장급이 탈 수 있다.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예전에 평양에서 대학을 다닐 때 한 친구가 저에게 “너 세상에서 제일 좋은 차가 어느 나라에서 나오는 줄 아니?”하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땐 제가 아는 외제차라야 닛산, 도요타. 미츠비시 정도의 일본차들하고 외제차라고 해야 벤츠 정도만 알고 있었던 때였습니다.

상식으로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라는 자동차 회사가 세계 1위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거기서 만들었다는 차는 구경도 한 적이 없었죠.

그래서 저는 “벤츠겠지 뭐”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는데 그 친구가 제 귀에 대고 “아니야, 세상에서 제일 좋은 차는 남조선에서 만든대”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믿기진 않았지만 고위 간부의 아들이 하는 소리라 ‘정말 그런가’ 하고 생각됐습니다. 그 친구가 다른 정보에도 밝았는데 남조선 선박공업이 세계 1위라고 하는 것도 그가 말해준 사실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마 몰래 남쪽 라디오를 듣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제가 한국에 와서 보니 세상에서 제일 좋은 차를 남조선에서 만든다는 북한의 소문이 근거가 없는 말이었습니다. 물론 선박공업은 세계 1위가 맞습니다.

그런데 자동차는 지나친 환상과 동경이 만들어낸 소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남조선 자동차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싸구려 차였는데 제일 좋은 차를 만들어 내다니, 과장이 좀 심했죠.


그런데 제가 남쪽에 와서 산 10년 동안 자동차 공업은 정말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살면서 참 우리 민족이 저력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자동차 공업의 역사가 수백 년씩 되는 나라들은 아직 제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기술력으로는 세계 1위의 자동차 회사들과 이제는 당당히 승부를 펼치고 있고 해마다 판매 대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420만 대로 세계 5위였습니다. 6년 연속 5위입니다. 전 세계 생산량 중에 한국 자동차의 비중은 5.5%입니다. 그러니깐 전 세계 자동차 20대 중에 1대 정도 한국 자동차라는 말입니다.


생산량 1위는 중국입니다. 작년에 무려 1800만 대를 생산했습니다. 중국은 많은 인구와 싼 인건비를 무기로 자동차 뿐 아니라 거의 모든 공업품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신 중국 자동차는 한국이 10년 전에 그러했듯이 아직 싸구려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차량 생산 2위는 일본으로 960만 대, 3위는 미국으로 770만 대, 4위는 독일로 590만 대를 기록했습니다. 회사별로 따져도 한국의 현대기아 회사가 세계 5위 수준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 570만 대나 생산했는데 이는 외국 공장에서 생산한 수량을 다 합쳐서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소형차는 보통 1~2만 딸라, 중형차는 2~4만 딸라, 대형차는 10만 딸라 밑으로 판매됩니다. 대충 보면 이 사회에서는 3만 딸라를 좌우로 그 이상이면 비싼 차라고 합니다. 한국에는 웬만한 가정들은 다 차를 갖고 있습니다. 몇 만 딸라 짜리 차는 살 능력들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북에서 궁금했던 세상에서 가장 비싼 차는 어느 차일까요. 계속 순위가 바뀌니 딱히 말하기 힘듭니다. 몇 백만 딸라짜리도 있지만 그런 것은 아주 드물고, 여기서 잘 나가는 회사 사장들이 차는 차가 보통 10~20만 딸라 정도 합니다. 북에서 가장 유명한 벤츠는 여기서도 고급차에 속하긴 하지만 벤츠만큼 좋은 차들도 많습니다.


북에선 벤츠가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제가 있을 때 중앙당 비서나 도당 책임 비서급이 벤츠 280형, 중앙당 부부장이나 도당 조직 비서급이 230형, 중앙당 지도원 정도가 벤츠 180형을 탔습니다.

군당 책임비서 정도는 벤츠도 못 탔지요. 그러니 딱 차만 봐도 어느 간부차인지 다 압니다. 지방에서 벤츠 280이 달리면 “어, 도당책임비서가 어디가네”하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타는 것이 그 도엔 한 사람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 와보니 벤츠 280 정도는 정말 많습니다. 저도 큰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살 수 있습니다. 북에선 노동당 비서나 도당책임비서라고 해봐야 구형 벤츠 280을 그것도 10년 넘게 타고 다니는데 여기선 그런 차는 폐차장에 갖다 버립니다.

북에서 만민의 선망의 대상인 도당 책임비서도 남조선 평범한 가정에서조차 고물로 여기고 취급하지 않는 차를 타고 다닌다는 말입니다. 예전에 김정은이 벤츠 600타고 다녔다는데 저도 여기 와서 그 차를 여러 번 타봤는데 썩 대단한 것도 아니더라고요.

북에서 벤츠만 들여가는 이유는 미국, 일본차는 적대국가라 수입할 수 없고 그나마 독일과의 관계가 무난하기 때문입니다. 고장이 나도 부속품도 쉽게 구입할 수 있고요.


그런데 북에선 요즘 돈이 없어서 벤츠도 독일산을 못 들여가고 중국에서 만든 벤츠를 들여갑니다. 벤츠치고 싼 거죠. 물론 인민들이 굶주리는데 대당 10만 딸라씩 하는 벤츠를 들여가 허세를 떠는 것을 보면 어처구니없기도 합니다. 벤츠 안타면 인민들이 업신여긴답니까.


북조선 간부님들, 출세해서 고물 벤츠 물려받아 탈 꿈들 꾸시죠. 그런데 그럴 확률이 얼마나 됩니까. 탈북 해 남한에 오면 더 좋은 차를 타고 다닙니다.

노동자 농민이야 말할 것도 없죠. 이왕 노동하는 거 한국에 와서 일하면 군당책임비서 못지않은 좋은 차를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우물 밖에 나와 보면 분명히 내가 왜 빨리 나오지 못했나 후회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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