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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은 두만강축구단
강서까치뉴스 2011-03-23 00:00:00 Korea, Republic o 관리자 797 2011-03-26 19:30:20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이 첫눈에 반해 국경과 인종과 계급을 초월해서 열정을 기울이는 단 한번뿐인 첫사랑을 닮은 열정의 축구는 승부수가 결정되는 순간에 조차 멈추지 않는 격동적인 레이스의 모습과는 달리 역사와 문화와 습관과 전통의 차이를 넘어 사람들에게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준다.


물론 한일전을 수백 번 뛴다고 해도 독도 문제가 달라 질것이 없고 축구의 나라 부라질에서도 다양한 인종과 계층 간의 지역갈등을 해소해 줄 수 없듯이 축구가 어떤 정치적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겠지만 축구는 화합을 이루어 내는 묘약과도 같이 잠시나마 지역갈등을 잊게 하고 동아리에서 만큼은 새로운 평화구조로 사람들을 이끌어 왔으며 오늘날 모든 정치색을 부인하면서 여전히 재밌고 순수한 열정으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서로 다른 체제와 불균형 속에서 자본주의와 군사강국이라는 타이들을 고집하면서 도무지 좁혀질 줄 모르는 남북한 역시 올림픽, 월드컵 등 스포츠 앞에는 늘 너그러웠고 축구는 더구나 그랬다. 기자와 만난 두만강 축구단 단장인 김영하씨는 볕에 그을린 상기된 얼굴에 열정으로 빛나는 눈동자가 축구를 금방 떠올리게 하는 건강미가 넘쳐흐르는 호남형의 사나이다.


그는 “탈북자들이 북한이라는 특수한 사회에서의 성장과정과 생존과 자유를 찾아 떠돌다가 또 다른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기나긴 여정에 생긴 스트레스를 풀고 몸과 마음의 상처를 하루 빨리 씻고 안정된 남한 사회에 잘 정착하고 소통하자면 서로 모여서 축구활동을 하면 정신건강과 신체단련에도 좋을 것 같아 순수한 맘으로 시작했다” 고 축구단을 꾸리게 된 동기를 털어 놓았다.


2009년에 발족한 두만강축구단은 그새 서울에만 4~5개 팀이 있다는 우수한 여러 탈북자 축구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가족들까지 합하여 이제 60명이 넘는 큰 가족으로 자랐다.


매주 일요일 오후 3시에 모임을 정하고 날마다 퇴근 후엔 한강공원에 모여 훈련하는 것을 생활화하고 있는 그들이다.


지난 일요일 2011년 2월 27일에는 강서구청 축구회, 강서하나FC, 두만강축구단이 주최한 북한이탈주민 초청 친선축구대회가 열렸다. 강서구 노현송구청장이 함께한 자리에서 친선 레이스를 펼치고 열정적인 화합을 도모하였다.


그날 노현송구청장님의 연설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는 탈북자는 특별하지 않으며 다른 것은 말할 것 없지만 스포츠에 대한 탈북자 정서는 한국의 일반 국민들과 전혀 다르지 않으며 깊이 어울려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서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구청과 대한민국정부는 탈북자의 건강한 정착과 자활사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축구단의 성장을 기원하는 구청장의 연설은 선수단원들에게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되어 주었다.


열심히 뛰고 있는 그들에겐 거센 비도 봄을 시샘하는 마지막 겨울의 심술궂은 차가운 날씨도 맥을 못춘다.


이길 승산이 있느냐는 물음에 축구선수단의 핵심으로 뛰고 있는 김광열씨(28세)는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 탈북자들이 하나로 단합하여 팀 목을 이루고 비록 지금은 남북한이 갈라져 있지만 친선축구시합을 통해서 하나 된 모습으로 사심 없이 웃고 즐길 수 있어 만족하고 통일의 모델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또한 정부에서 실시하는 새로운 탈북자지원정책과 취업정보를 나누고 힘든 이웃의 사연을 들어주고 자립자활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어서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들의 가족사랑은 남다르다. 두고 온 고향과 가족과 친구를 그리는 하나의 공통된 심정으로 서로를 위로하여 아픈 마음을 함께 나눈다는 이들은 자원봉사활동에도 앞장선다. 북한음식 알리기 파티를 열고 북한의 냉면과 떡을 이웃에 돌리여 선보이는 한편 작년 11월에는 주변의 900명 탈북자들과 어려운 이웃주민들에게 김장을 담가 일일이 5키로 씩 전달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추운겨울날 고생하는 달동네 주민들을 위해 연탄 나르기에 동참하고 천안함사건과 연평도 포격으로 숨진 가족들과 고향을 잃은 사람들을 찾아 사랑의 헌금도 전달했다.


이제 두만강 축구단은 가장 만나고 싶어 하면서도 서로 불신하고 모이지 못하는 탈북자사회의 특성을 축구라는 공안에서 해소하고 긍정의 마음으로 서로 바라봐 주고 스스럼없이 만나 열심히 노력해 나간다면 앞으로 탈북자들도 망가진 정신과 신체를 극복하고 마음을 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남북한이 하나 되어 이질적인 사회적 문제를 축구의 세계처럼 풀어 나간다면 우리미래의 전망은 밝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강서까치뉴스 김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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