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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오아시스 '대북풍선'의 모든 것
데일리NK 2011-04-01 14:30:30 원문보기 관리자 1010 2011-04-01 23:27:34



지난 2월 16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대북전단을 풍선에 띄워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 주민들에게 부족한 것은 식량만이 아니다. 만성적인 정보 부족은 북한 주민들로부터 자유로운 사고와 판단의 기회를 빼앗고 있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에게는 '인도적' 정보 유입이 시급히 필요하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유용한 정보 유입 방법은 대북방송과 대북전단이라 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정보의 오아시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북방송의 경우 북한 주민의 자발성에 어느 정도 기댈 수밖에 없다. 또한 방송을 듣기 위해서는 주파수를 조절할 수 있는 라디오가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의 정식 세관을 통과한 라디오 등의 기기는 외부의 채널을 수신할 수 없도록 부품이 제거된다. 주파수 고정을 해제하기 위해 라디오를 수리하기도 하지만 처벌의 위험이 따른다.

때문에 북한에 정보를 유입시키는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수단으로 대북풍선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대북풍선에는 외부 정부 및 김정일의 실체를 기록해 놓은 전단과 대북방송을 들을 수 있는 라디오, 각종 생활 필수품 등이 담기게 된다.

이 풍선은 GPS 장치 등을 통해 원하는 장소에서 터지게 되는 만큼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 정보 유입이 가능하다. 풍선 안에 들어있는 물품을 가져갔을 경우 처벌을 받기는 하겠지만 라디오 방송 청취보다는 위험도도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풍선을 이용한 대북전단 발송은 이미 오래전부터 심리전 등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북풍선단의 이민복 단장도 대북 전단을 읽고 탈북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 단장은 대북전단의 미치는 효과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대북 풍선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2만 명 탈북자 시대의 단초를 제공한 대북풍선. 그 모든 것을 파헤쳐 본다.

1. 대북풍선단의 풍선 발전사

이민복 단장이 초기에 북한에 날린 것은 고무 풍선이었다. 고무 풍선에 전단을 매달아 날려 보내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 고무 풍선은 내구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상공으로 올라가면 기압차에 의해 쉽게 터져 버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이 저렴한 농업용 비닐을 이용, 대형 풍선을 만들어 그 밑에 전단 뭉치를 매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시간조절이 문제였다. 이 단장은 적절한 시간에 상공에서 전단이 뿌려질 수 있도록 '화학식 타이머'를 자체적으로 개발, 부착시켰다.

화학식 타이머는 전단뭉치를 묶은 철사를 튜브로 감싸고 그 안에 염산·염화철을 넣어 부식시키는 방식이다. 부식이 끝나면 철사가 끊어지면서 상공에서 전단들이 뿌려지는 식이다. 그러나 이 화학식 타이머는 준비 작업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적절한 시간에 맞춰 터뜨리기도 힘들었다.

북한으로 넘어간 풍선을 적절한 시기에 터뜨리기 위해서는 좀 더 정확한 타이머가 필요했다. 결국 기계식 타이머와 전자식 타이머의 사용까지 고안하게 됐다.

기계식 타이머는 전단뭉치를 마감해 놓은 끈의 끝 부분을 태엽으로 감아놓고 태엽이 다 풀리면 전단뭉치가 뿌려지는 식이다. 때문에 전단살포 시간을 정확히 제어할 수 있다. 하지만 최대 허용 시간이 3시간이라는 단점이 있다.

이를 좀 더 보완한 것이 전자식 타이머다. 최대 10시간까지 전단뭉치의 살포를 제어할 수 있다. 이는 기계식(태엽식)을 전자식으로 바꾼 것일 뿐 크게 다른 것은 없다. 



▲대북풍선의 발전사와 구성품./그래픽=김봉섭 기자

2. 대북풍선 구성품

이론상 대북풍선에는 8.3kg의 물품까지 실을 수 있다. 하지만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북한까지 안정적으로 날리기 위해서는 7~7.5kg이 가장 적정한 무게라는 결론을 얻게 됐다고 이 단장은 설명했다.

풍선 안에는 대북전단, DVD, GPS, 라디오 외에도 양말, 장갑, 볼펜, 아스피린, 밴드, 소화제와 같은 생활 필수품과 달러, 위안화, 북한 화폐 등이 담긴다.

이 단장에 따르면 잔병치레가 많은 북한 주민들에게 의약품은 매우 중요한 지원물품이다. 특히 북한 주민들은 기름기 있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화기 계통의 질병이 많다. 그런 면에서 소화제는 북한 주민들에게 필수적인 지원품이다.

또한 장갑이나 양말 등은 북한 주민들이 산에서 나무를 베거나 풀을 캐는데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달러나 위안화는 가치가 하락한 북한 돈을 대신해 화폐 기능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역시 북한 주민들이 선호하는 지원품 중 하나다.  

3. 대북 전단의 종류 



대북전단의 종류./ 김봉섭 기자

전단은 일반적으로 종이 전단과 DVD 전단,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종이 전단에는 김정일과 노동당의 실체,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그림, 한국의 우수성을 알리는 내용이 적혀 있다. 전단에는 여백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글씨가 써져 있다. 외부 정보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북한 주민들은 자세한 정보를 전해 줄수록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전단 재질은 일반적인 종이 형태도 있지만 요즘에는 물에 젖지 않게 하기 위해 얇게 코팅한 비닐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전단에는 기존의 북한 체제와 김정일 부자 비판 내용과 더불어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에서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민주화 혁명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다. 전단에는 "부자세습은 반드시 실패한다. 이집트 무바라크, 리비아 카다피 독재타도 혁명으로 부자세습이 실패했다"면서 "인민들이여 60년 세습독재 타도에 모두 나서자"라고 적혀 있다. 

이 외에도 지난해부터는 DVD전단도 보내지고 있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가 제작하는 DVD에는 김정일의 실체 폭로와 한국의 일상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근 DVD 플레이어가 북한 전역에 확산되는 추세에 따른 '디지털 전단'인 셈이다. 영상, 음악, 뉴스 등이 다양하게 포함돼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게 생동감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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