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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쏟아 부은 '김일성 미라' 점점 쪼그라든다?
데일리NK 2011-04-15 16:09:56 원문보기 관리자 1103 2011-04-17 01:32:50

평양시 대성구역 미암동에 위치한 금수산기념궁전에는 1994년 사망한 김일성의 시신이 영구 보존돼 있다. 그런데 김 씨 일가의 신격화를 위해 제작된 '김일성 미라'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소문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은밀히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진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2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금수산기념궁전을 방문했다는 탈북자 A씨는 "1년 간격으로 두 번을 본 셈인데 확실히 처음 봤을 때보다 크기가 줄어있었다"면서 "함께 다녀 온 간부들과 얘기를 해봤는데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일성 시신이 작아진 것은) 금수산기념궁전을 갔다 온 사람들 중에서도 세심한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상당수의 방문객들이 그런 것을 느꼈다는 여론이 형성돼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다만 김일성 시신에 대해 함부로 말하면 목숨이 위험했기 때문에 쉬쉬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평양 출신의 탈북자를 수소문해 추가로 취재해 본 결과 "금수산기념궁전에 5~6차례 다녀왔는데 김일성이 줄어들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같이 다녀온 동료들도 같은 생각이어서 그런 얘기를 조용히 나눈 적도 있다"는 증언도 들을 수 있었다.

'김일성 미라 축소설(說)'과 관련한 소문이 돌고 있는 배경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 성 지하에 영구 보존중인 '레닌 미라'이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인들과 러시아에 유학을 다녀 온 사람들을 중심으로는 레닌의 미라가 작아지고 있다는 소문이 심심치 않게 퍼져 있는 상태다. 심지어 레닌 미라가 갓난아기 크기 만큼 작아졌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이같은 소문이 북한에까지 영향을 미쳐 평양 주민들이나 간부들을 중심으로 김일성 미라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킨 것으로 보인다.



금수산기념궁전 3층의 시신방에 있는 김일성 미라/데일리NK 자료사진

구 소련 레니그라드 출신으로 레니그라드 국립대와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한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레닌의 미라가 작아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확인은 불가능하다"면서 "소련이 붕괴한 이후에도 레닌의 시신을 영구 보존하는 연구소 자료는 비공개 상태다. 따라서 레닌의 시신이 어떤 상태인지는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란코프 교수는 "하지만 레닌의 시신이 줄어들었다는 소문은 근거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레닌의 시신은 근 백 년 동안 영구보존 중이고, 상태가 점점 열악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내 미라 전문가인 김한겸 고려대병원 병리학 교수는 "러시아에 레닌의 시신을 보러갔지만 직접 보지못해 (시신이 줄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제한 뒤 "사체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 원래 사이즈보다 확실히 줄어들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시신을 미라 처리한다고 해도 골격자체가 줄어들지는 않기 때문에 갓난아이 크기로 줄어들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김일성을 보존하고 있는 러시아의 방부처리 노하우는 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내기 때문에 러시아 스스로도 최고 기술로 자부하고 있다"면서 "그들이 갖고 있는 사체 방부처리 노하우는 절대 유출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일성과 레닌의 사체 영구보존작업을 수행한 주체는 러시아 '생물구조연구센터'로 세계 최고의 사체 영구 보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기관은 1990년 10월 처음으로 그 존재가 외부에 알려졌는데, 김일성과 레닌 뿐 만 아니라 호치민, 마오쩌둥의 사체의 영구보존처리까지 담당했다.

이 연구기관은 '엠바밍(embalming)'이라는 기술을 이용, 사체를 방부처리해 생전 모습 그대로 보존한다.

사체 영구 보존 과정은 대략 다음의 수순을 거친다.

① 4~5명의 숙련된 전문가가 사체를 발삼향의 액체가 담긴 수조에 넣고, 그 향액을 삼투압을 이용하여 피부로 삼투시키는 작업을 한다.
② 뇌와 안구, 내장 등은 빼내고 젤 상태의 발삼액을 사체 내에 채워 넣는다.
③ 생체의 수분량과 같은 약 80%의 발삼향액을 사체에 넣고, 피부가 건조되도록 몇 시간 공기에 노출시킨다.
④ 발삼향액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노출부분을 미라처럼 가죽 포대로 감는다.
⑤ 얼굴에 화장을 시키고, 새 옷을 입힌다.
 
위와 같은 영구보존과정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 작업이 필요하다. 사체를 주 2회 관(棺)에서 꺼내 방부제를 얼굴과 손 등의 노출부위에 발라야 한다. 2~3년에 1회 정도는 발삼향액 수조에 한 달 가량 담궈야 한다. 이 작업은 러시아 '생물구조연구센터'에서 연수를 받은 전문가들이 맡게 된다.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이 같이 김일성의 사체를 영구보존하는 과정에 100만 달러(약 11억원)가 소요됐으며 지속적인 관리비용으로 연간 80만 달러가 사용된다. 김일성 사체의 영구보존이 시작된 1994년부터 계산해보면 북한 당국은 17년간 총 1500만달러(약 200억원)의 비용을 쏟아부은 셈이다.

이에 대해 故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북한이 금수산기념궁전 성역화에 엄청난 돈을 들이지 않았다면 (대아사 시기) 그렇게 많은 사람이 굶어죽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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