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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수위 높이는 北 "진실 은폐시 녹음 공개"
데일리NK 2011-06-09 18:32:10 원문보기 관리자 486 2011-06-11 00:27:51

남북간 비밀접촉에 참여했던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표가 9일 남측이 비밀접촉의 진실을 계속 은폐한다며 녹음기록을 공개할 것이라고 협박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책국 대표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통해 "(김태효, 김천식, 홍창화) 모두가 끝끝내 진실 밝히기를 거부하고 동족기만과 모략날조에 매달린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접촉 전 과정에 대한 녹음기록을 만천하에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측은 비밀접촉은 있었으나 정상회담을 위한 접촉이 아니라 천안호와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접촉이었다고 진실을 부인하면서 백일하에 모든 사실에 대해 무작정 부정하고 전면왜곡, 회피하는 길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가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를 받기 위한 만남일 뿐이었다면서 북한의 비밀접촉 폭로를 부인한 것에 대한 공식 대응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우리는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에서 북한으로부터 확실한 시인, 사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야 대화로 갈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이번 비공개접촉에서도 그것을 받아내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정책국 대표는 또 "김천식은 이번 비밀접촉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와 인준에 의해 마련됐다면서 그 의미를 부각시켰다"며 "통일부 장관 현인택이 직접 접촉의 전 과정을 주관하고 있으며 청와대에도 그가 단독선을 통해 상황보고를 하고 있다고 했다"고 남북접촉과 관련한 상세한 내용을 묘사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태효는 현 당국은 시간이 매우 급하다면서 대통령의 의견을 반영해 작성했다는 일정계획이라는 것을 내놓았다"며 "말레이시아에서 비밀접촉을 한번 더 가지고 뒤따라 장관급회담을 한 후 6월(판문점), 8월(평양), 다음해 3월에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연속 갖자는 시간표였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연평도 관련 북측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남측의 해명에 대해 "그들은 북측에서 보면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보면 사과로 간주되는 절충안이라도 내놓자고 빌붙었다"며 "그것도 통하지 않게 되자 나중에는 최소한 유감이라도 표시해주면 그것을 사과로 받아들이고 지금까지의 대결정책도 철회할 것이고 정상회담도 빨리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우리측이 건넸다는 돈봉투와 관련 "접촉이 결렬상태에 이르게 되자 김태효의 지시에 따라 홍창화가 트렁크에서 돈봉투를 꺼내들자 김태효는 그것을 우리 손에 쥐어주려고 했다"며 "우리가 즉시 처던지자 황급히 돈봉투를 걷어넣고 우리 대표들에게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비밀 접촉에서 드러난 역적패당의 태도는 평화와 긴장완화를 바라는 시대의 요구에 아랑곳없이 오직 북남관계를 파탄시킨 책임에서 벗어나 내년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해 보이려는 흉책실현만 집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1일 국방위 대변인을 통해 남북이 지난달 베이징에서 비밀접촉을 했으며, 남측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개최를 구걸하고 이 과정에서 돈 봉투까지 건넸다고 폭로했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우리의 진의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으로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서 북측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따라서 북한이 추가로 녹음 파일 공개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은 남측을 재차 압박해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남북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향후 대남 공세를 보다 본격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북측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 "남북관계 악화 책임을 전가하고, 우리 당국의 권위 실추 및 남남갈등을 조장해 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편, 북한이 향후 녹취록을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현 장관이 국회 답변에서 "녹취록은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실제 내용이 공개될 경우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북한은 남남갈등을 극대화하기 위해 남한 정부에 불리한 방향으로 내용을 편집해서 일부만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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