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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체제 위해 우려 생활양식 '비사회주의'로 낙인
데일리NK 2011-06-21 17:06:39 원문보기 관리자 561 2011-06-22 17:16:11

북한 당국은 최근 탈북자·마약·밀수·외부 정부 유입 등의 단속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수많은 비사회주의 검열(이하 비사검열)이 진행되고 있다. 

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비사검열만 하더라도 밀주, 허례허식, 산림파괴, 복장(특히 여성), 자연보호, 도박, 근무태만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한마디로 김정일 체제에 조금이라도 위해가 되는 생활양식에 대해서 '비사회주의'라는 꼬리표를 붙여 단속하고 있다.

◆밀주장사=술을 만들어 파는 것을 단속하는 것은 쌀을 낭비하고 술 문화를 조장해 사회주의 기풍을 허문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밀주가 식량난을 가중시킨다'는 식으로 교양하면서 일반 가정에서 술을 빚을 수 없게 했고, 시장에서의 판매도 엄격히 통제했다.  

가택수색이 진행되면 주민들은 부엌 널마루나 이불장 등에 술독을 감추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불시에 닥친 검열로 단속되면 술은 모두 압수당한다. 눈치 빠른 주민들은 보위원이나 검열원들에게 술과 담배 등을 주고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당국과 주민들의 이 같은 술래잡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밀주 또한 생계수단일 수밖에 없는 주민들은 몰래 술을 빚어 판다. 예를 들어 현재 1kg에 700원하는 옥수수 10kg을 가지고 술을 빚으면 약 10kg의 술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시장에 되팔면 옥수수 20kg을 살 수 있다. 주민들은 술을 만들 옥수수를 남기고 나머지로 식량을 구입한다.

◆허례허식=북한은 관혼상제의 간소화를 강조한다. 결혼식의 경우엔 '꽃 한 송이에 축하의 말을 전하는 것이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는 고상한 풍모'라고 선전, 교양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 특히 강조됐다.

화려한(?) 결혼식이었다고 소문이 나면 검열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해당 가정의 수입과 지출을 비교해 돈의 출처를 따지는 것은 물론, 결혼식 하객과 주변 주민들을 상대로 관련 조사가 진행된다. 보통 단속되면 해당 조직에 비판서를 작성해 사상검토를 받아야 한다. 

한 탈북자는 "2009년 결혼식을 크게 한 집에 검열이 있었다"며 "당시 검열원이 '옆집에서 결혼식을 치르는데 얼마만한 돈(음식, 술)을 낭비했는지 아는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조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엔 당 간부 등 특권층에 있어서 결혼식 등 관혼상제가 부와 권력의 크기를 가늠하는 잣대로 인식돼 단속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산림파괴=1990년대 중반, 주민들은 부족한 식량을 보충하기 위해 산을 무단 개간해 옥수수, 감자 등을 심었다. 일명 '떼기밭'이 바로 그것이다. 이 때문에 산은 벌거숭이가 됐고, 산불과 홍수도 자주 발생하면서 산을 일궈 농사를 짓는 것도 단속 대상이 됐다. 경우에 따라 교화소행이 결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단속이 되더라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주민들은 다시 산을 개간한다. 비료가 없어 기존의 땅에서는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산림피폐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이유다.

◆복장(여성)=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여성들의 옷차림에는 제약이 많았다. 특히 치마 복장을 강요했고, 바지를 입더라도 회색과 검정색만 허용하기도 했다. 머리모양도 짧은 파마머리나 쪽진 머리를 강요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성중앙TV 아나운서의 머리모양이 계속 바뀐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긴 파마와 생머리도 유행하고 있다. 뺑때바지(스키니진)가 유행하고 있고, 귀걸이·반지 등은 필수품이다. 눈에 띠는 귀걸이는 단속대상이지만 과감히(?) 착용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카드도박=기업소·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도 않고, 일정액을 직장에 내면 나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남성들의 경우 여가시간에 주로 도박을 하게 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직장에 나가야 아무것도 주는 것이 없는데 나가선 뭘 하나. 한 달에 1만5000원~2만원을 직장에 내고 장사를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시간이 나면 카드놀이도 한다"며 "카드놀이에는 보안원도 있고 국경경비대군인도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한다. 직장에는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할 일도 없기 때문에 손쉽게 카드도박에 빠져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단속을 하는 보안원들도 같이 하고, 단속이 되더라도 뇌물을 건네면 무사히 풀려날 수 있다.

물론 뇌물을 주고 받는 것도 '비사회주의'라고 해 단속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단속하는 검열원조차 뇌물을 받아 생활하는 것이 일상화 돼 김정일·김정은 명의의 검열이 대대적으로 벌어질 때를 제외하면 사실상 단속조차 이뤄지지 않는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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