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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대장은 유부남"…김정은 결혼說 왜?
데일리NK 2011-10-28 16:24:10 원문보기 관리자 696 2011-10-31 21:30:23

북한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공식 등장하기 직전에 함경북도 출신 20대 여성과 결혼했다는 소문이 북한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내부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당(黨)과 군(軍) 간부들 사이에서 '김 대장(김정은) 동지의 나이가 올해 우리 나이 서른 살로 지난해 청진 여성과 결혼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의 전언이 사실일 경우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당대표자회를 통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하기 직전에 결혼식을 올린 것이 된다.   

소식통이 전하는 내용은 비교적 구체적이다. 김정은과 결혼한 여성은 그 보다 두살 아래로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했다. 현재는 김대 박사원(한국의 박사과정에 해당) 과정에 있다고 한다. 이 여성의 본가는 청진시 수남구역 수남동으로, 아버지는 청진시 대학 교원이며 어머니는 수남구역 제1인민병원 산부인과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지난해부터 명절 때마다 청년대장 동지가 보낸 선물을 실은 까만 벤츠가 서너 대 씩 그 집으로 온다"며 "그 여인의 어머니는 산부인과 과장이지만 병원 원장이나 초급당 비서보다 더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는 말도 있다"고 덧붙였다.

평양의 다른 소식통은 이미 9월 초부터 '김정은 결혼설'에 대한 소문을 데일리NK에 전했었다. 그러나 배우자와 관련된 내용은 청진 소식통과 다소 차이가 있다. 

이 소식통은 "장성택 부장이 김일성종합대학에서 비교적 인물과 학업성적이 좋은 한 여인을 선정해 김 대장과 인연을 맺어줬고, 이 여성과 2년간의 연애 끝에 지난해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군인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65돐 경축행사 축포야회도 이 여인의 건의를 청년대장 동지가 승인한 것"이라는 말도 나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소문의 진위를 뒷받침 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아직까지 확보되지 않고 있다. 정보 당국  관계자도 "김정은 결혼 관련한 확인된 정보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광백 자유조선방송(RFC) 대표는 "이미 2, 3년 전부터 대북 라디오방송들이 김정은의 신상정보를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왔고, 최근에는 대북전단이나 중국을 통해 외부 정보가 역으로 북한에 들어가고 있다"면서 "일부에서 나온 '김정은 결혼설'이 북한 내부에서 재생산 됐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공식 등장함으로써 북한주민들의 궁금증은 더욱 증폭됐을 것"이라면서 "경제난에 대한 주민들의 피로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고, 북한 당국 스스로 2012년 강성대국을 약속하고 있는 상황이라 어느 때보다 후계자에 대한 소문이 많이 나도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정일이 최근 후계작업을 빠르게 진행하는 와중에 김정은의 개인적 안정과 가계 우상화를 위해 결혼을 서둘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북한은 최근 들어 김정은 개인 자질에 대한 우상화와 함께 평양시 강동군 향목리에 고향집 조성사업, 평북 창성에 사적지 조성사업, 친모인 고영희에 우상화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김정은 관련 소문에 대한 북한당국의 향후 대응도 주목된다. 북한 군부에서는 최근 내부 교양문건을 통해 '공화국을 음해하는 갖은 잡소리가 유포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김정일의 경우 후계자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의 성장과정이나 결혼 유무, 가족관계에 대한 정보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당시 북한 주민들 역시 최고지도자를 신성시하는 분위기에 젖어 김정일 신상정보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그러나 김정은 관련 소문 확산은 앞으로 예정된 '후계자 우상화' 작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린 나이와 미천한 정치 경험, 친모(親母) 고영희가 김정일의 3번째 부인이었다는 점 등의 한계 때문에 이른바 '백두혈통'으로 표현되는 김씨 일가의 순혈주의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일의 입장에서는 일반주민들이 후계작업을 '숙명론'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면서 "김정은 신상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고조될 수록 우상화작업의 실효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선임연구원은 "날 때부터 총 잘쏘고, 군사지휘를 잘했다는 식의 우상화 방식은 이미 김정일이 한번 써먹었기 때문에 김정은 우상화에서는 더욱 고차원적인 논리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현재 노동당 안에는 과거 김정일처럼 특출난 선전선동가가 없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석영 기자/김소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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