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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쥔 김정은, 북한을 닫을까 열까
북한RT 2011-11-25 02:20:11 원문보기 관리자 609 2011-11-30 01:45:32

이 글은 어제 한 단체에서 주최한 세미나에 참가해 발표한 내용 요약입니다.

 

모든 세미나라는 것이 주최 측에서 참석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토론문을 실은 책자를 만들어야 하고, 그러자면 발표자들에게 될수록 분량을 많이 써서 보내주길 공통적으로 원합니다.

 

그리고 정작 당일엔 시간에 쫓겨 발제자는 보통 20분 정도 토론자는 10분 정도 잡고 말하기 일쑤입니다.써 보낸 글의 몇 %밖에 이야기 못하죠.

 

제가 세미나에 많이 참가해보면 앞에서부터 시간 넘겨 열심히 말하는 교수님이 꼭 있기 마련이고 그럼 차례가 뒤인 사람은 10분도 못 채우고 5분만 말하고 오는 경우가 많고…

 

토론문은 열심히 노고를 바쳐봐야 보는 사람은 얼마 없고 언론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또 누가 잘 썼다고 칭찬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리포트 전문가들인 교수님들은 직접 하든, 쓴 논문 짜집든, 조교 시키던 아무튼 도표 그래픽까지 해서 분량을 대개 꽉꽉 채워 너무 멋있는 토론문 만들어 오는데, 저처럼 시간 바쁘고 리포트 작성에 손이 익지 않은 기자는 분량 채우기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죠.

 

사설이 길어졌습니다.

 

이 글도 그런 전후사를 감안하시고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기본 목적은 분량…몇 시간 만에 생각나는 대로 써 내려 갔는데, 그러다보니 부족한 부분도, 빠뜨린 부분도,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그런대로 한번 읽어볼 가치는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올립니다. 다만 너무 정색하시진 마십시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 어제 블로그 방문자 3000만 명 돌파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애정 덕분에 블로그 시작할 때 상상하지 못했던 높은 언덕까지 왔습니다. 내년 말까지 5000만 명이 찾은 블로그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분발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사랑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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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김정은 전면등장과 향후 통일문제
     (외교와 정치 통합을 중심으로)
                         
         2011년 11월 24일

 

 목차  
                                         
1. 김정은 등장과 현 북한 상황
  1) 김정은 등장과정
  2) 북한의 민심
  3) 김정은의 선택

 

2. 김정은 체제의 미래
  1) 김정은 체제의 내구력
  2) 김정일 사망이 가져오는 파괴력
  3) 한국이 미칠 영향력

 

3. 북한의 변화 시나리오와 대응
  1) 성공적인 개혁개방
  2) 급격한 와해
  3) 현상 유지
  4) 통일 시나리오 홍보

 

4. 통일을 대비한 한반도 주변국과의 외교
  1) 미중 이해관계의 조정
  2) 러시아 일본 대처

 

5. 독일 통일 교훈으로 보는 남북 정치통합
  1) 독일 정치 통합 과정
  2) 한반도에 주는 교훈
 
6. 통일 이후 당면한 과제
  1) 준비된 북한 인재의 확보 및 활용방안
  2) 최상의 통일을 위한 기타 제언

 

 

 

1. 김정은 등장과 현 북한 상황

 

1) 김정은 등장과정

 

-김정은은 2010년 9월27일 대장 칭호를 받으면서 이름이 최초로 대외에 공개된데 이어 이튿날 열린 당대표자회에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며 후계자로 공식 등장했다.

 

-등장 이후 1년 동안 김정은의 공식활동은 100회로, 이는 같은 기간 김정일의 공식활동 152건 보다 3분의1 가량 적었다. (통일부 발표)
김정은의 공개활동은 66%가량이 김정일을 수행하는 것으로 단독활동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그늘 정치를 하는 것이다.

 

-1년간 요약해보면 김정은의 공개활동은 군사 분야가 26건으로 가장 많았고, 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작년 10월10일) 등을 비롯한 대규모 정치행사에서 주석단에 참석했다.
또 중국측 고위인사 접견시 배석해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선전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10월10일 저우융캉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과 권보슝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 접견에 배석한데 이어 올해에는 멍젠주 공안부장(2월), 리원조 당 조직부장(6월), 장더장 부총리(7월) 등을 만났다.

 

-하지만 김정은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약 10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2002년 이전 후계구도 밀려나 있던 기간
1990년대 중반부터 김정일의 공공연한 후계자는 김정남이었다. 이때 김정철, 정은 형제는 스위스에서 유학 중이었으며 후계자로 고려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정은 정은에 대한 느슨한 경호가 그 증거며 또 이들이 해외로 나간 자체가 김정일이 혼외정사 자식의 존재를 숨기기 위한 의도가 크다. 후계자로 생각했다면 김정일은 정은을 국내에서 교육시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2002년~2007년 후계자 관찰 기관
김정남은 2002년을 계기로 후계구도에 밀려났다. 이때부터 홍콩 등지를 떠도는 것이 증거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바로 낙점된 것은 아니다. 정철은 여러 이유로 후계 구도에서 배제됐지만 그렇다고 정은에게 바로 권력이 이양되지 않았다. 이때는 김정일의 선택이 정은에게 많이 기울여져 있었지만 너무 어린 까닭에 정남도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은 듯 보인다.
김정은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 포병과에서 수학하며 경력 만들기에 들어갔다.

 

-2007년 후계자 낙점 이후
북한 고위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일은 이때 차기 지도자로 김정은을 낙점하고 지도자 수업을 시켰다. 외형 가꾸기도 이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2008년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김정은으로 이행과정은 빨라졌다.

 

평양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이 제일 먼저 손대기 시작한 것은 오극렬의 작전국 권력 빼앗아오기였다. 해외 및 대남 공작망 기능보다는 이를 핑계로 갖고 있던 해외 자금줄을 빼앗아와 자신의 자금줄로 만들기 위해서였고 성공했다.

이어 2009년 정초부터 보위부와 보안부 순위로 권력을 장악해 나갔고 현재는 군과 당 기관 장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군과 당 기관의 노간부를 철직시키고 젊은 간부를 올려놓는 바람이 불어 현재 권력에서 밀려난 기존 간부들의 원망이 높은 실정이다.

 

2) 북한의 민심

 

-김정은에 대한 북한의 민심은 좋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 나온 여러 탈북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사람들은 공공연하게 ‘어리고 경험이 일천한’ 정은이가 지도자로 나서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친한 사람들끼리 공공연하게 "걔가 뭘 알겠어"라는 비아냥을 하고 있다.
김정은의 등장으로 북한이 오랫동안 품을 들여 교육해온 주체사상의 핵심 부분인 후계자론은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고, 나아가 지금까지 북한을 지탱해온 통치 논리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곧바로 김정일을 반대해 들고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정교한 감시 및 통치 시스템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그래도 어쩌겠어. 정은이 아니면 누가 하겠어"하는 식의 체념으로 자포자기하고 있다.

 

3) 김정은의 선택

 

-정은에게는 크게 두 가지의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하나는 아버지식의 통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시켜 그에 기초해 통치하는 길과 또 하나는 과감하게 개혁 개방적 조치를 취해 북한 주민들에게 능력을 인정받는 길이다.
전자는 비교적 안전하나 미래가 보이지 않는 길이고, 후자는 당장은 위험하나 미래 통치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길이다.

 

-따라서 김정은에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난 뒤에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은 개혁 개방적 제스처를 취하되 최대한 속도와 세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김정은의 북한은 문을 열고 닫는 숨박꼭질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둘 중에 김정은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정권 유지다.
단 개혁개방은 북한이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북한 당국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이 순식간에 닥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2. 김정은 체제의 미래

 

1) 김정은 체제의 내구력

 

-김정은 체제의 내구력은 매우 허약하다.
1970년대 김정일 후계자 승계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하다. 우상화가 전혀 먹히지 않고 충성집단이 없으며(기득권 공유 세력은 존재) 경제가 완전히 파탄됐다. 또 정보의 차단도 그때보다 잘 먹히지 않고 있다.
현재 김정은이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파워는 연좌제에 기반한 공포 통치 뿐이며 실제 김정은은 지금 이 권력을 무소불위로 휘두르고 있어 북한 내부에서 살벌한 피바람이 불고 있다.

 

-김정일이 만들어 준 후계 권력 구도도 안전하진 못하다. 현재 장성택과 김경희가 김정은을 뒤에서 받들고 있는 구도이다. 하지만 장성택은 김경희의 남편이기 때문에 파워가 있고, 김경희는 김정일의 동생이기 때문에 권력이 있다. 김정일이 죽으면 장성택 김경희 부부의 파워도 함께 약해질 수밖에 없다.

 

2) 김정일 사망이 가져오는 파괴력

 

-김정은은 김정일의 사망과 동시에 엄혹한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 전까지는 최대한 통치 기반을 닦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문제는 김정일도 건강상 문제로 오래 갈 것 같지 못하다는 점이다.

 

-김정일이 사망하게 되면 지금까지 숨죽여 있던 반김정일의 민심들이 전국적으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간부들까지 가세한다면 걷잡지 못할 수 있다. 특히 김정은의 리더십이 허약한 구석을 드러내면 반란의 강도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김정은은 아버지 사망 때까지 계속 공포 독재자 지도자의 이미지를 유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이 현 시스템으로는 2년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다. 반란보다는 경제난에 따른 탈북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이 버티려면 과감한 개혁조치를 도입해 주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길밖에 없다.

 

3) 한국이 미치는 영향력

 

-김정은 단독 정부에서 한국의 정치 및 경제적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때 남북간의 격차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벌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북한의 대남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에서 보듯이 북한 신진세력들의 무분별한 오기를 어떻게 제어 통제하는가가 한국 정부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김정은 단독 정부까지 탈북자 숫자가 얼마나 될 까 하는 것이다. 현재 2만3000명이지만 그때까지 5만 명이 된다면 이 숫자가 북한에 미치는 연쇄적 파급효과가 결코 작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족이 또 다른 가족을 데려오는 식의 연쇄탈북은 연간 입국자 숫자를 꾸준히 증가추이로 만들 것이며 가족과의 통화를 통해 북한에 흘러들어가는 정보 및 자금이 매우 방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3. 북한의 변화 시나리오와 대응

 

1) 성공적인 개혁개방

 

-성공적인 개혁개방은 김정은에게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정권 유지 시나리오이다. 이런 측면에서 베트남이나 중국의 사례가 중요하게 연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나라와 북한은 다른 점이 매우 많기 때문에 사례 연구를 통해 북한에 적절한 모델이 도출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해봐야 아는 일이다. 그 과정에 위험부담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김정은이 이런 위험부담을 지려 할까 하는 것이다. 한국과 국제사회는 김정은이 통치 시스템의 와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개혁할 수밖에 상황으로 가게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 그것이 반드시 고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성공적으로 개혁개방을 한다면 이는 북한 붕괴에 따른 엄청난 부담이 고민되는 한국에 있어서도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의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민주화 요구가 터져 나오길 기다렸다 통일하게 되면 한국은 상당한 부담을 피할 수 있다.
 
2) 급격한 와해

 

-김정일이 죽고, 이어 김정은에게도 변고가 생겨 북한 체제가 통치력을 급격히 상실하고, 이에 따른 급격한 통일 상황이 오는 것은 연착륙을 바라는 한국 정부에는 바람직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 경우 한국이 지불해야 하는 통일비용은 명백하게 가장 비싸지게 된다.

 

-문제는 한국이 이런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정치 및 경제적 상황을 놓고 보면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우리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처할 준비를 해야 한다. 김정은이 붕괴될 경우 우리 정부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국 미국 등과 합의된 플렌에 따라 북한 스스로의 김정은 대치 통치 시스템을 세우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우리 정부는 ‘작계 5029’ 등의 플렌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한미 간의 합의된 문제일 뿐 북한에 매우 큰 이해관계를 걸고 있는 중국과의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물론 이를 협의하려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언론에 공개돼 양국이 공식 부인하기도 했다. 앞으로 대중 외교를 강화해 급변사태시 중국과의 협조가 순탄하게 이뤄지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3) 현상 유지

 

-김정은 체제가 현재처럼 공포 통치에 기초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시나리오이다. 물론 이런 시스템으로 한동안 버틸 수는 있을 것이지만 10년 이상을 내다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김정은이 당장은 현상유지를 선호할지 몰라도 여러 이유 상으로 이런 시스템을 계속 고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포 시스템으로 반란 등은 막을 순 있지만  희망이 없이 하루하루 연명하고 경제가 계속 악화되고 아사자까지 발생하면 생존을 위한 탈북 욕구는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번 뚝이 터지면 단순한 생존문제를 넘어 김정은에게 반감을 가진 사상적 탈북으로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김정은의 두려움을 해소시키는 액션을 취해 개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

 

 4) 통일 시나리오 홍보

 

-현재 남쪽에는 급격한 통일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있다. 북한 붕괴가 곧 통일로 이어지며 이는 개개인에게 엄청난 경제적 및 정치적 부담을 지게 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문제는 점진적 통일에 대해서도 북한의 불확실성 때문에 미래의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고 있고 대국민 홍보도 거의 없어 이것조차 국민들이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정권 유지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외면하지 말고 각 시나리오별로 대국민홍보를 해서 각오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그럴 때가 왔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급격한 재난을 피할 수 없다면 당사자들이 닥칠 위기에 단단히 마음을 먹을 수 있게 준비라도 시키는 것이 선장의 의무이다.

 

-점진적인 통일도 그냥 뜬구름 잡듯이 설명하지 말고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누구나 쉽게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개념으로 만들어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례로 베트남에서 개혁개방을 하고 보트피플부터 받아들였듯이 통일은 안 되더라도 탈북자들이 고향에 돌아갈 수 있는 단계는 통일의 몇 부 능선이다는 식으로 할 수 있다.

 

4. 통일을 대비한 한반도 주변국과의 외교

 

1) 미중 이해관계의 조정

 

-우리는 강대국 때문에 분단됐고 엄청난 동족상잔을 벌였다. 지금도 강대국은 여전히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지할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한반도 문제의 가장 큰 이해당사자는 미국과 중국이다. 특히 한국의 입장에서 북한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중국을 이해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독일 통일시 서독 지도자들이 지속적으로 "우리는 독일적인 유럽이 아니라 유럽적인 독일을 건설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듯이 한국 정부도 중국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꾸준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미군의 북한 영토 주둔 불허, 통일 한국 중립화 등 다양한 신호를 신뢰성 있게 보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입장에선 급진적 통일보다는 개혁개방으로 적어도 국민소득이 중국 정도로 올라선 북한과의 통일이 선호되기 때문에 이 과정에 대한 중국의 정책적 후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단 통일이 필요하고 해야만 한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바람직하진 않지만 그것이 설령 미국을 등지는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해도 이 역시 망설이면 안 된다고 생각된다.

 

 2) 러시아 일본 대처

 

-최근 러시아 국책 연구기관인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가 북한의 붕괴를 기정사실로 보고 ‘북한이 2020년대에 사실상 한국에 흡수통일 될 것’이라는 특별 보고서를 펴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통일 한국에 대해 중국만큼 큰 우려를 할 소지가 적기 때문에 대러 외교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한국이 러시아에 정치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납득시켜야 한다.

 

-일본 역시 통일 한국이 부담스러울 것이지만 한반도 통일을 훼방할 외교적 힘은 크지 않다고 보인다. 따라서 일본 변수는 주변국 중에서 가장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5. 독일 통일 교훈으로 보는 남북 정치통합

 

1) 독일 정치 통합 과정

 

-통일되기 전 서독은 다당제, 동독은 사회주의통일당의 일당독재가 유지됐다(물론 4개의 위성 정당이 더 존재). 현재 남북상황과 비슷하다.

 

-통일과정이 시작되자 사통당은 민주사회당으로 개명하고 기존의 스탈린주의와 결별하고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의 제3의 길을 모색하는 좌파 정당으로의 변신을 통해 존립을 시도했다. 통일 후 민사당은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입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했고 1990년 2.4%였던 전국 지지율이 2009년에는 12%까지 이르렀다. 물론 동독지역만으로 따지면 이 수치는 11%, 26.4%였다.

 

-반면 서독의 정당은 동독으로 급속히 세를 확장했고, 결과적으로 서독의 정치체제가 동독으로 확장되는 형태로 정치통합이 이뤄졌다. 동독 정치인들 중 일부가 서독 정당에서 부대표, 당무위원 등 일부 보직을 맡으며 인적통합도 일어났다.

 

-독일 통일 과정에 역사상 유례없는 단 기간에 민주적 정치체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정당체제의 구축이 성과적으로 완수됐다는 평가가 많다.

 

2) 한반도에 주는 국제정치적 교훈

 

-북한의 급작스런 붕괴로 인한 통일이 온다면 독일과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즉 남한의 정치제제 형태가 북한에 그대로 도입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북한의 노동당 조직은 동독과는 달리 전혀 유지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 노동당 고위 인사들이 모두 숙청돼 당 자체가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주도의 점진적인 개방 과정이 상당히 이뤄진 뒤 통일되는 경우라면 한반도 상황은 동서독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공산주의 이념을 털어버린 노동당은 중국 공산당과 비슷한 형태로 통일 뒤에도 존속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며 북한 주민들의 남한에 대한 기대가 허물어지고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짐에 비례해 지지율을 높이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어떤 경우든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북한지역에 정당정치 체제 운영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주의 정치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것은 매우 오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각도의 노력과 민주시민 교육 등 민주적 사고와 행동능력을 신장할 수 있는 교육적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예로 자본주의를 타도 대상으로 오랫동안 교육받는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 사회와 시장경제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 적대감을 해소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독일은 동서독 불문하고 통일을 국제적 문제로 인식했다. 한반도 역시 통일은 남북 당사자의 문제만은 아니다. 통일을 한반도 내의 문제로 보는 편협한 시각을 배제해야 한다.

 

6. 통일 이후 당면한 과제

 

1) 준비된 북한 인재의 확보 및 활용방안

 

-어떤 형태의 통일이든지 북한 정치체제 전환과정에 북한 지역에 북한 주민들을 대표하는 민주적 정치세력을 만드는 일은 이론의 여지가 없이 중요한 과제다. 한국은 이 과정에 직간접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즉 남한 출신의 정치인, 정치세력이 북한을 대표하기 보다는 북한 주민 스스로 자신을 대표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며 한국은 측면 지원을 해야 한다.

 

-이 경우 북한의 인재 발굴이 매우 중요한데 지금부터 북한 출신 인물을 적극 발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한국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는 경우 3~400만 명으로 추정되는 북한 노동당원을 구심점으로 하는 반한 세력이 득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북한에서 인재의 선발기준은 출신성분, 충성심, 사상성, 가정의 경제력 등이 일차적이다. 따라서 민주적 정치체제에 적합지 않은 간부군이 다수 존재한다.

통일 후 계속 활용할 정치, 행정 인력을 선별하고 나머지를 배제하는 과정은 매우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김정일 체제의 핵심부역자는 처벌받아야 하지만 너무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면 정치 및 행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느슨하면 북한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며 남북통합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역사청산을 제대로 못해 해방 후 6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남남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현실을 북한에선 되풀이 말아야 한다.

 

-지금부터 북한의 간부들을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인가 하는 지침을 미리 만들어 놓아야 한다.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고무적 희망을, 김정일 체제 부역자들에겐 경고를 주는 효과도 있다.

 

-북한에 들어갈 남한의 정치 행정 지원인력 후보군을 지금부터 키워야 한다. 즉 체계적 준비와 교육은 지금부터 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선 남한 인력이 점령자처럼 비춰지지 않도록 하는 것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한국에는 지금 2만 명이 넘는 탈북자가 있고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북한에 돌아가 통일과정에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데, 우선 탈북자들이 북한에 들어가 민주적 정치 행정 시스템을 전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지 하는 것과 북한 주민들이 남한 주민과 탈북자 중 누구를 선호할지 파악하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젊은 탈북 대학생들에게는 기대를 걸어 봐도 좋다고 판단된다. 정부가 젊은 탈북자에 대해 보다 전략적인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

 

-정치통합 이외의 화폐정책, 경제정책 등은 다른 토론자의 주제이므로 생략한다.

 

 2) 최상의 통일을 위한 기타 제언

 

-남북통일은 기쁘기만 한 일이 아니다. 동서독에서 보듯이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한다. 서독은 서독대로, 동독은 동독대로 불만이 많았고, 오씨 베씨 하는 식의 지역간 갈등은 지금도 남아있다. 정치적, 경제적, 정신 신체적 격차가 동서독과 비교할 수 없는 남북간에는 이러한 갈등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임이 명백하다.

 

-이러한 어려움은 60년 넘게 판이한 삶을 살았던 두 사회의 통합과정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이런 어려움을 부정하거나 축소할 것이 아니라 어려움의 여러 측면 가운데 어떤 점을 강조하고 홍보하고 교육할 것인가를 잘 따져야 한다고 본다. 실례로 후대를 위해 우리가 오늘 어려움을 견디자는 식의 낙관적 홍보와 교육은 사람들의 어려움에 대처하는 자세를 많이 의연하게 만들 수 있다.

 

-통일정책을 선거용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독일의 경우엔 콜 수상의 화폐 1:1 교환제도 도입 등으로 동독의 경제파탄이 시작됐다. 통일정책의 정략화를 막지 못하면 통일 한국은 수십 년 동안 고통을 받게 된다.

 

-통일정책을 절대로 이념과 정쟁을 앞세워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에 대한 이해와 고민, 성찰이 부족하고 이념에 경도된 아마추어들이 대선 승리로 마치 무제한 전권을 이양 받은 양 통일정책을 쥐락펴락하는 상황은 절대 금물이다. 한국 국민들은 앞으로 대선후보의 대북정책을 지금보다 훨씬 더 사례 깊게 고찰해야 할 것이며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면 통일보다 더 한반도 구성원들의 삶에 강력한 충격을 줄 사변은 없기 때문이다. 그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진 알 수 없지만 초침이 지금 마지막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통일의 순간 북한 주민들의 대량 집단 이주는 헌법을 고쳐서라도 어떻게 하나 당분간 막아야 한다. 남쪽을 위해서나 북한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이 남으로 이주하면 북한은 수십 년 걸려도 회복할 수 없는 폐허가 되며 남쪽 역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뤄야 한다. 남쪽에서 1~2년간 버텨 자리 잡은 북한 노동자가 다시 북한에 돌아갈 확률은 낮다. 북한 지역의 파멸적 동공화를 막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무책임한 보조금 정책은 독이 된다는 것이 독일 통일에서 알 수 있다.

 

-통일 즉시 북한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공장 기업소를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북한 인프라 개선에 눈을 돌려야 한다. 통일이 돼서야 폐허가 된 북한 인프라를 뜯어 고치고 공장 기업소를 건설하려면 늦는다. 북한의 인재들이 그때까지 기다리기 보다는 어떻게 하나 남쪽이나 중국으로 가 돈을 벌려 시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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