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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 우상화글발 작업에 주민들은 분노 새겨
데일리NK 2012-02-09 16:31:05 원문보기 관리자 480 2012-02-14 23:14:51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요즘 김정일 생일을 맞아 북한 전역이 우상화로 들끓고 있다고 한다. 김정일이 죽고난 후 처음 맞는 생일이어서 연례적으로 진행됐던 각종 행사들에 우상화 목록이 더 늘어났다.

북한 전역에서 김정일 회고모임을 비롯해 영생탑 건설이 진행되고 있고, 김정일을 칭송하는 글발을 자연바위에 새롭게 새기는 우상화 작업이 진행돼 주민들의 부담과 고충이 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먹고 살기 바쁜 주민들 마음이 얼마나 불편할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

북한 노동신문이 9일 평안남도 증산군 석다산에 있는 천연바위에 김정일을 칭송하는 '절세의 애국자 김정일 장군'이란 글을 새기고 준공식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천만 군민의 불변의 신념을 담아 새긴 글발의 총 길이는 120m이고, '김정일' 글자의 높이는 10m, 너비는 5.5m, 깊이는 1.4m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또 "암반 까내기와 흙깎기, 도로공사를 짧은 기간에 해제꼈다"며 필요한 자재와 설비들을 자체 해결했다고 소개했다. 공사 기간도 두 달을 단축했다고 밝혔다. 중앙의 기본적인 물자 공급조차 없이 무리한 방식으로 진행시켜 나온 결과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눈 오는 추은 겨울날 찬바람 맞으며 글을 새겼을 주민들을 생각하니 내 몸이 오싹해진다. 제대로 된 설비조차 없는 북한에서 글귀 작업은 대부분 사람이 함마(5kg 망치)와 정으로 돌을 쪼아 새기고 있다.

한가닥 밧줄에 의지해 허공에 매달려 작업을 진행하는데, 기본적인 안전장치조차 없어 이때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 탈북자 권영철 씨는 "백두산 정일봉 건설 돌격대로 참가했던 '당원돌격대' 연공대대에서는 글자를 새긴 돌을 산으로 올리다가 미끄러져 내려오는 돌에 맞아 죽은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 글자 한자의 길이 너비를 다 설명하지만, 글자를 새기다 죽은 사람들에 대한 기록은 발표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애국열사증 수여가 전부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를 '칭송'하는 글은 북한 각지 명산의 큰 바위마다 새겨졌는데, 전국 390여 곳, 약 2만여자에 이른다. 금강산에만 60여 개소 4500여자로 알려졌다. 글씨 하나의 크기는 수m에서 수십m에 이르며 깊이도 1m 이상 된다.

대표적인 글발은 북한이 김정일 출생지라고 선전하고 있는 양강도 삼지연군 백두산 밀영 귀틀집 뒷편 봉우리 위에 1988년 11월, 60t 짜리 화강석 6개에 새겨 갖다 붙인 '정일봉'이다.

북한이 "백두의 천출명장을 천세만세 높이 받들어 모시려는 천만군민의 불변의 신념을 담은 글발"이라고 선전하는 것과는 달리 주민들은 억지공사로 내몰리면서도 불평 한마디 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북한 주민들은 오늘도 정권에 대한 분노를 가슴에 새기고 있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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