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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 모스크바 지점 오픈날, 소련 사람들 진짜 놀란건…
북한RT 2012-03-29 07:14:39 원문보기 관리자 891 2012-04-03 01:38:57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예전에 있던 평양 광복백화점이 무슨 ‘광복지구상업중심’이란 중국식 이름을 달고 개업한 것을 보면서 그래도 저는 외국 상점들이 어떤지 저렇게나마 여러분들이 체험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싸서 사진 못해도 많이들 가서 외국에선 어떻게 물건들 사는지 구경하면 좋겠습니다.

 

며칠 전에는 현대적인 보통강수산물상점이 또 문을 열었습니다. 평양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남쪽에 앉아있어도 북한 지방 사람보다 더 잘 압니다.

 

2월 16일에 사리원에 언명태 선물로 보내준 것까지 다 압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김일성 광장 옆에 중앙역사박물관에 지난해 10월 ‘비엔나커피숍’이라는 것이 문을 열었는데 거긴 커피 한잔에 2유로 한다는 것, 심지어 거기에 의자 몇 개 있는 지까지 다 압니다. 2유로면 쌀 3키로 가격이네요. 비싸도 너무 비싸네요.

 

그런 걸 보면 이런 것 왜 생겼는지도 뻔합니다. 평양엔 요즘 부정축재하거나 외화벌이해서 돈을 번 사람들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눈이 높아서 일반 백성들하고 같이 어디 장마당에 다니겠다고 합니까. 그러니 돈 폼 나게 써버릴 곳을 만들어줘야죠.

 

안 그럼 이 사람들이 우린 돈 쓸 곳조차 없다고 정권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사실 어느 사회나 이렇게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들, 즉 핵심계층이 불만을 가지게 되면 오래 못 갑니다.

 

그러니 누구나 골고루 잘사는 우리식 사회주의를 지키려면 부자들이 외화를 쓸 곳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런 말이 안 되는 말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저는 그거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쎄 상품은 갖다 놓을 수 있는데, 저기 서비스 수준이 올라가려면 몇 년이나 걸려야 할까.

 

서비스란 말 생소하시죠. 서비스를 북한말로 하면 아마 봉사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경제 분야에는 제조업 농업 수산업 등의 종사자도 있지만 서비스 종사자도 상당합니다. 식당, 은행, 관광, 운수 이러루한 분야가 서비스 업종에 해당되는데 발전된 나라일수록 서비스업 비중이 큽니다.

 

선진국은 전체 노동자의 60~70%나 서비스업에 종사하지만 중국 정도의 개도국은 50% 내외, 그리고 후진 나라는 40% 정도의 근로자가 서비스에 종사합니다.

 

그런데 이 서비스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친절입니다. 자본주의는 경쟁사회라 친절하지 못하면 손님을 끌 수 없고 손님을 끌지 못하면 망합니다. 친절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사회주의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체질적으로 친절이란 말과는 거리가 멉니다. 왜냐하면 친절하나 안하나 전혀 문제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100% 고용을 보장하기 때문에 친절하지 않다고 해서 해고되는 것도 아니고 또 배급과 월급도 딱딱 잘 나옵니다. 친절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친절해서 손님들이 막 몰려들면 자기만 힘들죠.

 

예전에 소련이 망하기 전에 그랬습니다. 식당에 가면 물 한잔 달라고 하면 설명조차 귀찮아서 안하고 물은 자기가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한다 뭐 이러루한 규정이 적혀 있는 규정집을 훌 던져놓습니다.

 

불친절하기가 마치 "내가 이렇게 막 대해도 네가 또 오겠느냐"는 속셈으로 일부러 그러는지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하루 종일 손님 안와도 배급 월급 딱딱 나오니 나라가 망하지 않겠습니까.

 

소련이 망하기 전인 1990년 1월에 모스크바에 맥도널드라고 햄버거, 감자튀김, 치킨과 같은 것들을 파는 서방식 식당이 들어섰습니다.

 

맥도널드라고 하면 북한 당국은 펄쩍 뛰며 거부감을 나타내지만 사실 평양 금성거리에 가면 ‘삼태성청량음료점’이라는 데서 지금 햄버거 팝니다.

 

이름이 햄버거라고 하지 않고 ‘다진 쇠고기와 빵’이라고 처음엔 했는데 최근엔 햄버거라고 불러도 된다고 당의 지시가 내려왔다 합니다. 참 당도 할 짓이 없네요.

 

아무튼 모스크바에 맥도널드 식당이 들어서니 난리가 났습니다. 세 겹, 네 겹 사람들이 빙 둘러서서 줄을 섰는데, 아침에 직장 가서 출근도장 찍고 나와서 줄 서서 기다렸다 점심에 햄버거 사먹는 겁니다.

 

모스크바에 맥도널드가 들어섰을 때 러시아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모습

소련사람들이 비단 햄버거 맛에만 반한 건 아닙니다. 사회주의 때는 식료품 상점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면 물건 떨어졌다 이런 말 언제 나오나 조마조마했는데 이 맥도널드에선 아무리 하루 종일 기다려도 햄버거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 그렇게 신기하더라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맥도널드에선 가격표에 ‘미소는 무료’라는 글을 써 붙이고 종업원들이 환한 미소와 함께 싹싹하게 인사를 건네고 손님을 맞는다는 거죠. 어딜 가나 무뚝뚝한 봉사원들과 마주치던 소련 사람들에겐 새 세상이죠.

 

저도 남쪽 처음 와서 조사받을 때 외부라곤 이발소에 처음 갔는데, 이발사가 나를 눕혀놓고 정성스럽게 머리까지 감겨주니 이건 뭐 감동스럽다기 보단 너무 황송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이랬던 제가 이제는 머리를 성의 없이 감겨주면 ‘어디 뭐 이런 데 다 있어’하고 기분 나빠 합니다. 그런데 북에선 이런 교육이 안 돼 있지 않습니까.

 

물건은 중국에서 가져다 상점에 가져다 놓는다고 쳐도 친절은 수입해 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불친절하게 맞았다고 해서 상점이 망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해고되는 것도 아닌데 친절해지겠습니까?

 

물론 좋은 상점은 서로 들어가겠다고 뇌물 쓰고 경쟁하는 곳이니 말썽 생기면 잘릴 수 있긴 할 겁니다. 그러니 억지로라도 친절한 척은 좀 하긴 해야 할 건데 그게 바로 생존 경쟁이라는 겁니다.

 

자본주의에선 그렇게 삶을 경쟁하면서 삽니다. 내가 서비스 받을 때는 기분 좋지만 남에게 봉사해줄 때는 무척 피곤하기도 합니다.

 

그렇더라도 친절을 주고, 친절을 받으니 사회가 전반적으로 친절해지는 것이죠. 북조선도 머잖아 무뚝뚝한 봉사원들이 사라지고 친절이 넘치는 사회로 변하길 바라며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이 글은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내용으로 3월 2일 방송분입니다.
남한 독자들이 아닌 북한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임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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