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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 받았다는 태양절 선물,서울 물가로 단돈 2만원짜리
북한RT 2012-04-17 06:16:31 원문보기 관리자 1377 2012-04-24 01:26:21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지금까지 군대 이야기를 여러 차례 이야기해왔지만,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바로 내일이면 태양절 100주년이 아닙니까. 얼마나 학수고대하던 날입니까.

 

2012년 강성대국의 원년이라는 선전에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고 이날을 1998년부터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내일 4월 15일을 맞이합니다.

 

없는 살림 속에서도 어찌됐던 봄 명절이 다가왔으니 내일 하루만큼은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체육대회 이런 것을 100주년에도 하겠는지 모르겠지만 해마다 4.15면 학교 운동장에 가서 체육대회 하던 생각이 납니다.

 

어찌 됐든 그날은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내일은 날씨도 화창하고 하니 기분도 많이 좋아지실 겁니다.

 

지난겨울부터 애도 기간이니 충성의 태양절 맞이 사업이니 하면서 고생고생했던 것을 다 털어버리시기 바랍니다.

 

이번 명절에는 그래도 공급도 엄청나게 좋다고 들었습니다. 2월부터 100가지 선물 맞추어 준다고 소문이 났었죠.

 

저는 그걸 들었을 때부터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알았는데 서울에서도 알고 있는 사실을 여러분이라고 모를 리 없겠죠.

 

그래도 그나마 지방에 따라 돼지고기와 쌀을 한두 키로씩 주고, 기름도 한두 병씩 주는 등 열댓 가지를 공급한다 하니 최근 20년 안에 이렇게 명절공급을 잘한 적은 없습니다.

 

12일 평양의 한 병원 환자들이 김정은이 하사했다는 사랑의 족발과 기름을 받아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연출돼 공개됐다. 족발 선물이 가고, 환자들이 여성인 점으로 미루어 보아 평양산원으로 보인다.

물론 국가에서 줄 것이 없으니 각 지역 간부들을 대상으로 "이번 4.15 공급을 갖고 충성심을 평가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니 간부들이 알아서 있는 돈 없는 돈 총동원해서 공급을 맞춰준 것으로 압니다.

 

이렇게 탕진하고 한 1년은 손가락 빨게 되겠지만, 어찌됐든 여러분은 손꼽아 기다려온 명절답게 잘 먹고 잘 놀고 그러면 됩니다.

 

여러분이 이번에 받는 돼지고기 한 키로가 서울에선 얼마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여기는 돼지에서 뱃살이나 다리살 같은 특정 부위만 가려서 주로 먹기 때문에 그냥 일반적인 돼지고기가 얼마인지 저도 가격을 잘 모릅니다. 한 대여섯 딸라 정도인 것 같기는 합니다.

 

쌀은 한 키로에 비싸서 두 딸라입니다. 기름도 한 병이 서너 딸라 하고. 이렇게 계산하면 여러분이 이번에 태양절에 선물로 받은 품목을 여기 서울에서 몽땅 산다고 하면 한 열 딸라나 스무 딸라 사이 될 겁니다.

 

서울에선 일반적인 사람들이 평균 한 시간 정도 일하면 이 정도 돈을 법니다. 그러니깐 여러분이 10여 년을 손꼽아 기다려온 태양절 명절공급은 서울에서 한 시간 일해 벌면 충분히 살 수 있다 이런 말이죠.

 

가 명절공급 이야기 쭉 해온 것은 여러분이 이 문제에 가장 관심이 클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군에선 뭘 주었는데, 옆에 군에선 뭘 주었대, 평양에선 또 뭘 주었대 이런 것들이 요즘엔 전화나 휴대전화가 많이 보급돼서 북한 전역에 삽시간에 소문이 나는 세상입니다.

 

명절공급 외에는 태양절이라 해도 여러분이 관심을 가질만한 것들이 별로 없죠. 11일 당대표자 회의에서 노동당 총비서 자리를 없애버린 것도 당연히 예상했던 일이라 놀랍진 않습니다.

 

왕조 국가에서 왕이 어떤 감투를 제 맘대로 뒤집어쓴다고 하는데 누가 뭐라고 반박하겠습니까. 그냥 그렇거니 하지요.

 

그런데도 아직도 자기들이 사회주의 국가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건 좀 웃깁니다. 그냥 김씨 왕국이라고 하면 될 것을 말이죠.

 

더 기가 막힌 것은 이번에 최룡해가 차수로 승진한 겁니다. 김씨 왕국에서 군 경력이 없어도 왕별 마구 줬다는 것은 그렇다 쳐도 최룡해 같은 사람이 차수가 되고 총정치국장이 되면 도대체 사회가 뭐가 됩니까.

 

불과 15년 전에 최룡해가 처녀들 이빨까지 뽑아 가면서 어떻게 놀았다 이런 이야기 여러분께서 다 알지 않습니까.

 

힘없는 백성은 말 한마디 잘못했다고 정치범 관리소에 끌고 가 죽이면서 세상에 더없이 방탕한 사회주의 이념의 배신자가 조상 덕에 총정치국장으로 승진하는 세상이라면 도대체 부화방탕하게 사는 것이 북한이 지향하는 정치란 말입니까.

 

참 기가 막히고, 그리도 사람이 없냐 이런 생각이 들고, ‘백성들, 너희가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러면서 인민들 알기를 우습게 여기는 것 같고, 참나, 여러분 희망이 느껴지십니까. 그냥 이번 4.15는 푹 쉬시고 앞으로도 한숨 푹푹 쉬면서 살게 생겼네요.

 

양에 10만 세대 건설한다는 것, 지금 중구역 쪽 수천 세대도 제대로 완공 못 했죠. 보안성이 짓는 아파트가 무너질 위험 때문에 올라가지도 허물지도 못하고 있다는 소리도 전해 듣습니다.

 

5일에 준공식을 한 희천발전소는 제대로 돌아갈까요. 앞서 만든 백두산선군발전소는 물이 다 새버리지, 최대 규모라고 만든 금강산발전소도 가동이 잘 안 되지 하니 이번에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작년에 비날론 폭포 쏟아진다고 떠들어댄 2.8 비날론공장은 당일에만 반짝 가동되는 시늉을 하고 다시 가동이 중단되고, 주체철이 쏟아진다고 선전한 김책제철소도 배급조차 주지 못하고 있지 하니 북에서 하나라도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는데, 말만 강성대국이라며 떠드니 여러분은 얼마나 속이 타겠습니까.

 

다 아는 사실이니 더 말해봐야 입만 아픕니다. 앞으로도 계속 허리띠를 꽁꽁 더 조이면서 기약 없이 살아야 할 것이니 여러분, 내일만큼은 잘 먹고 원 없이 노시기를 바라며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입니다. 

 

(※이 글은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내용으로 4월 14일 방송분입니다.
남한 독자들이 아닌 북한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임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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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태양절에 잘 먹고 잘 쉬시라고 했는데, 마침 중국에 파견나온 분들도 태양절 특별 휴식에 시간이 좀 있었나 봅니다. 명절이라 거나하게 마시고 배짱도 좀 생기고 상호 감시도 약해지고 하니 중국에서 어떤 분이 이 사이트에 와서 이렇게 스트레스를 풀고 갔습니다. ^^ 아마 또 오시기 힘드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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