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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금메달리스트 연금 월 100만원, 북한 금메달리스트는?
북한RT 2012-06-23 07:11:17 원문보기 관리자 2974 2012-06-26 00:15:16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북에서 20여 년을 살았을 뿐 아니라, 남쪽에 와서 10년 사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북한 소식을 듣고 공부하고, 북한 내부에 소식통도 갖고 있고 이러다보니 웬만한 북한 내부 돌아가는 일은 누구 못지않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북한의 달라진 모습을 바로바로 다 안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인가 봅니다. 

 

지난달에 제가 오는 12월에 있을 남한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 앞에서 북한 내부 실상에 대해 브리핑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어느 분이 올여름에 북쪽과 장애인 탁구 교류를 해보고 싶은데 좋은 아이디어가 없냐고 물으시는 겁니다.

 

 

 저는 "장애인 체육이라니요. 정상인도 먹고 살기 힘든 마당에 장애인이 체육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북한에 장애인 탁구선수가 있을 리 만무한데 교류라니요"하고 대답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세계와 등을 돌리고 살고 있는 북한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양에 장애인이 없다는 것을 자랑하는 나라였습니다. 평양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을 지방에 추방한 것이 세계적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을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게 잘못된 일인지도 모르고 자랑하고 있었던 겁니다.

 

제가 있을 때도 장애인이 체육선수가 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죠.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언제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글쎄 북에 장애인 선수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북한은 올 4월에 국제장애인올림픽 위원회에 잠정 위원으로 가입했을 뿐 아니라 올 8월과 9월에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에 사상 처음으로 출전까지 합니다.

 

장애인올림픽을 패럴림픽이라고 하는데, 4년에 한번 열리는 올림픽 경기가 끝난 뒤 장애인 선수들끼리만 따로 올림픽을 엽니다. 이번 장애인 올림픽에선 남북 공동입장도 타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장애인 체육단 단장은 저도 잘 아는 ‘탁구영웅’ 이분희가 맡았습니다. 이분희는 현재 조선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코리아라는 영화가 나와 당시 일이 회자되고 있어 일부러 이분희의 과거와 현재의 여러장의 사진을 올립니다.

 

저도 처음 알았는데, 이분희는 1991년 남북 탁구 단일팀에서 혼합복식 동메달을 함께 땄던 김성희와 결혼해 아들을 낳았는데 글쎄 뇌성마비 장애인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몰랐죠. 남쪽 같으면 스타들의 가족사가 스포츠 신문에 나서 다 알려지겠지만 북에서야 어디 이런 내용이 신문에 납니까.

 

아무튼 이런 인연으로 이분희가 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을 맡았는데 그래도 해외에 좀 다니다 보니 장애인 체육이란 것도 알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북한의 장애인 선수들은 5월 중순까지 베이징에 나와 훈련도 하고 들어갔다 합니다. 이분희 아들이 장애인이니 당연히 장애인 탁구도 있고, 수영과 육상 선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아직 북쪽 선수는 장애등급 판정이 나지 않았나 봅니다. 장애인 선수는 엄격하게 등급별 선수끼리 경기를 합니다.

 

실례로 팔이 하나 없는 선수도 장애인이고 다리 하나 없는 선수도 장애인인데 이 선수들이 달리기한다 이러면 당연히 팔만 없는 선수가 이기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달리기할 때는 한쪽 다리가 없는 선수들끼리 해야 공정하겠죠. 정신지체장애인들도 심한 경우 덜 심한 경우 이렇게 다른데 당연히 등급을 나누어 비슷한 수준의 판정을 받은 선수끼리 경기해야겠죠.

 

올림픽에 나가려면 특히 엄격한 국제 기준의 공정한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 판정이 없으면 희미하게 보이는 선수가 아예 안 보이는 척 하면서 나가 금메달 받는 일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죠. 북한은 아직 이런 경기에 나가본 일이 없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모르는 가 봅니다.

 

그래서 남쪽에 좀 도와달라고 했나 본데, 아무리 남북관계가 안 좋아도 이런 것은 당연히 남쪽이 나서서 도와주어야죠. 한국 장애인 체육은 세계적 수준에서 발달돼 있습니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때에 메달 순위로 국가별 종합 9위를 했습니다.

 

사실 장애인올림픽도 종목이 정말 다양합니다. 장애인도 휠체어 타고 정상인이 하는 웬만한 종목은 다 합니다. 축구 이런 것은 없지만 대신 배구, 탁구, 수영, 농구, 테니스 이런 것을 다 합니다. 패럴림픽에 20개 종목에 47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데 이건 올림픽 금메달 숫자와 비슷한 것입니다.

 

북에서 장애인 체육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은데, 사실 메달을 딴 장애인 체육인들에 대한 대접도 잘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우 장애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정상인과 똑같이 상금을 줍니다. 금메달을 따면 매달 100만 원, 달러로 900딸라 넘게 매달 꼬박꼬박 나옵니다.

 

은메달은 45만원-400딸라 정도고, 동메달은 30만원-300딸라 좀 안됩니다. 매달 그렇게 나오면 평생 굶어죽을 일은 없습니다.

 

1990년대 초반 제가 사격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북한 사격이 아시아권에선 좀 이름 날릴 때였는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1등 하면 뭘 받냐 하니 공훈체육인 칭호와 함께 텔레비를 받는다고 하더군요.

 

또 1등 하면 이번엔 재봉기를 주고, 다시 또 1등하면 냉동기, 자전거 이렇게 주다가 금메달 5개쯤 따면 다시 텔레비부터 새로 시작한답니다. 그때 세상 물정 모르는 저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국에 와서 생각해보니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자전거 여기선 100딸라도 안하거든요. 정상인도 그런 정도니 장애인이 금메달 따가지고 오면 얼마나 대접해줄까 싶은데, 평양 거주는 당연하고, 평생 굶어죽진 않게 보장해 주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장애인들이 먹고 살만 해야 그래도 운동도 좀 할 수 있을 텐데, 이분희 같은 엄마를 두지 않는 한에서야 북한 장애인들이 어디 운동할 처지나 됩니까.

 

아무튼 이번 장애인올림픽 출전을 계기로 북쪽에서도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과 처지가 많이 향상되길 기대하며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이 글은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내용으로 6월 1일 방송분입니다.
남한 독자들이 아닌 북한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임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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