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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도 등골휘는 北여맹원…과제 완수해야
데일리NK 2012-12-26 12:17:10 원문보기 관리자 1017 2012-12-30 09:44:54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이지만 북한 여맹(조선민주여성동맹)원들에게는 부담과 걱정이 앞서는 달이다. 연초부터 퇴비생산과 반출(搬出)로 시달리다가 봄부터 가을까지 진행되는 각종 강제동원으로 하루도 편하게 쉴 날이 없었지만 12월에도 올해 완수하지 못한 과제를 연말까지 수행해야 한다.

북한의 여맹원들은 통상 12월이면 연간결산총회를 진행한다. 총회에서는 사상, 문화,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평가받고 반성하는 총화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특히 '끝까지 할당량 완수'라는 식으로 경제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여맹원들에게 12월 말까지 무조건 할당량을 채우라고 종용한다.

여맹원들이 연간 조직으로부터 받는 과제는 시기별,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일 년 내내 과제 수행에 전념해야 할 정도로 많다. 감자농사를 위주로 하는 양강도의 경우 '인민군대지원 10평 개간농마(전분)'로 불리는 과제가 있다. 새로 개간한 땅 10평에서 나오는 감자를 가공해 지원과제로 바치는 것인데 생활이 어려운 형편에서 그렇게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 10평에서 수확되는 감자 100kg을 가공하면 감자전분(농마)이 10kg 정도 나온다. 10평에서 감자 100kg을 생산하기 위해 장사나 밭일을 그만큼 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여맹원들은 감자 개간 농마 과제를 수행할 때 식량을 아끼기 위해 끼니를 줄여야 한다. 감자 100kg은 4인 식구 15~20일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장사를 하는 가정에서는 감자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에 돈을 벌어 감자 전분을 구입해 바쳐야 한다. 농사를 짓는 여맹원이건 장사를 하는 여맹원이건 이런 과제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1년 내내 비판대상이 되는 시달림을 받아야 한다. 12월 말까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할당량을 채워야 하는 것이다.

여맹원들 대상으로 김정일 시대부터 시작된 '인민군대지원' 명목의 각종 지원과제는 주민들의 피와 땀을 강제적으로 수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현 김정은 체제에서도 이와 같은 여맹원들의 과제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체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지난해 한국에 정착해 탈북자 김미옥(34)씨는 "출가해 여맹생활을 시작했을 당시 해마다 지원농마를 10kg를 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기가 막혔다"면서 "주변의 친구들에게 여맹에 등록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지역에서 누락 여맹원들을 찾아내기 때문에 피할 수 없었다"고 소회했다.

여맹간부출신 탈북자 현철화(45)씨도 "충성의 외화자금과 인민군대지원에 대해서는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을 위한 충성심의 척도'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과제수행을 미달하면 상급조직에 보고를 할 때 엄하게 추궁을 받고 충성심이 없는 일꾼으로 낙인찍힌다"고 말했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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