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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몰라 자살하는 탈북자 많아 법조인 결심"
데일리NK 2013-01-10 13:43:00 원문보기 관리자 1009 2013-01-15 09:46:23

한국 사회에서 탈북자들은 종종 범죄의 표적이 된다. 사회주의 사회에 살다온 탈북자들이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것도 원인이지만 이런 탈북자들의 약점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기꾼들의 달콤한 제안이나 속임수에 넘어가 정착금을 날리거나, 빚을 지는 탈북자들이 많다는 것은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부동산 투자를 미끼로 한 다단계 탈북자들이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탈북자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정착 지원금과 주택 담보 대출까지 했다.



▲올해 3월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예정인 탈북자 강룡(35)씨/데일리 NK인턴 기자 정대성

이러한 탈북자 대상 범죄가 늘어나자 정부 차원에서의 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올해 3월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 예정인 강룡(35, 강원도 원산 출신) 씨는 탈북자들이 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불이익을 당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껴 로스쿨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씨는 "탈북자들이 범죄에 노출돼 있어 피해를 보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면서 변호사를 꿈꾸게 됐다"면서 "탈북자들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걸 다른 사람이 아닌 탈북자인 내가 직접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 씨는 꿈은 교육자였다. 평양에 있는 김형직사범대학에 입학해 꿈을 키웠지만 자유가 없는 북한의 사회에 대해 차츰 눈을 뜨게 되면서 탈북을 결심하게 된다. 2005년 한국에 입국했다. 그는 교육자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2008년 연세대학교 교육학과와 같은 대학교 석·박사통합과정에 진학했다.

강 씨는 "대학원에 진학중이었던 2010년 미국 시애틀에 본부가 있는 새코리아섬기는일꾼학교(NKSS)에 강사로 초대받아 갔을 때 변호사들을 접하면서 법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강 씨는 법무법인 강호의 박찬훈 변호사와 인연을 맺게 돼 법조인의 꿈을 가지게 됐다.

그는 "요즘 한국의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탈북자들 중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3배나 된다. 이들 중 법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억울함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다"면서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탈북자들 중에서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룡 씨는 탈북 후배들에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감 잃지 않으면 누구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면서 "후배들 중에서도 우수한 학생들이 많지만, 자신감이 결여된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언론에서 부정적인 사례만 소개하다 보니 많은 사람이 탈북자들은 적응도 못 하고 안 좋은 일들만 한다는 선입관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탈북 대학생들은 역경을 이겨낸 잠재력이 있는 인재들이다"면서 "지금은 한국출신 친구들보다 한참 뒤쳐져 있지만, 같이 경쟁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열심히 하면 못할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강룡 씨는 남북통일 후와 관련 "북한 사람들은 재산권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 통일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입장에서 대변할 수 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강 씨 이외도 로스쿨에 재학 중이거나 입학 예정인 탈북자는 현재 2명이다. 2011년 3월 경북대 로스쿨에 입학한 '탈북자 1호 로스쿨 입학생'으로 알려진 이영수 씨는 현재 법 공부에 여념이 없다.

또 한국외국어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올해 3월 전북대로스쿨 입학 예정인 이삼신(가명?33)씨는 현재 등록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대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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