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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북한인권법' 제정 착수 파장
동지회 1213 2004-12-20 10:33:26
日 '북한인권법' 제정 착수 파장


일본 정치권이 대북(對北) 경제제재와 탈북자 보호를 뼈대로 한 가칭 '북한 인권법' 제정에 착수한 것은 최근 '유골 사건'으로 고조된 대북 강경 여론을 배경에 깔고 있다.

일본인 납치피해자의 것이라며 북한이 보낸 유골이 다른 사람의 것으로 판명된 뒤 일본 내 대북 제재여론은 72-74%의 압도적 수준으로 치솟았다. 탈북자가 급증하면서 북한 인권상황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여론과 탈북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논의도 확산돼왔다.

집권 자민당이 구상하는 '북한 인권법'은 일본인 납치사건에 대한 납득할만한 해명이 없거나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인도지원 외 일체의 대북지원을 금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실상의 대북 경제제재 법안으로, 올들어 마련된 '개정외환법'과 '특정선박입항금지법' 등 각각 대북 송금과 북한선박의 입항을 금지한 내용의 2개 대북 경제제재 법안에 이은 3탄인 셈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가칭 '북한 인권침해구제법안'은 탈북자 보호를 전면에 내세웠다. 납치문제 조사를 위한 일본 정부 내 조사기관의 설치 요구와 북한의 인권개선 전 인도지원 외 대북지원 금지 등이 포함됐다는 점 등은 자민당의 법안과 대동소이하다.

정치권에서는 미국의 북한 인권법안 성립 때처럼 내년초 여야 공동으로 법안이 제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자민당의 법안 제정 작업은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간사장 대리가 주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납치피해자 문제에 언급하면서 "김정일 정권과 협상해 결과가 나올지 의문"이라며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도 선택지에 넣어 시뮬레이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었다.

아베 간사장은 '유골 사건' 이후 발언의 수위를 계속 높여왔으며 최근 당내 '대북 경제제재 시뮬레이션 팀'에 '북한 인권법' 제정 준비에 착수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교정상화를 목표로 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대북유화론에 어깃장을 놓아왔던 아베 간사장을 비롯한 매파들은 현 시점이 고조된 반북감정을 등에 업고 대북 제재법안을 마련, 압박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치권은 미국 의회가 지난 10월 북한주민의 인권신장과 지원, 탈북자 보호를 핵심으로 한 북한 인권법안을 가결한 뒤 '일본판' 법안의 제정 여부를 저울질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유골 사건'이 터지고 탈북사태가 잇따르자 여야의 강경파들이 주축이 돼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북한은 미국의 ' 북한 인권법'을 '적대선언'으로 규정한 바 있다. 법안이 대량 탈북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해서였다.

같은 맥락에서 일본판 인권법안에도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내년초 입법화될 경우 북핵 6자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일본 정치권의 움직임이 대북 강경 여론을 의식한 다분히 외교적 공세일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6자회담의 조기재개를 희망하는 미국과 중국의 반응, 고이즈미 총리가 아직까지는 '대북 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점 등도 변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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