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혜산청년광산을 둘러싸고 북·중 간에 심각한 마찰이 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장성택 처형 후 외화벌이 사업의 새판 짜기를 시도하는 북한 과 중국 무역당국이 충돌하면서 분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소식통들은 분석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혜산청년광산을 놓고 북·중 당국이 또다시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까지 그런대로 굴러가던 ‘혜중광업합영회사’가 새해 들어 운영을 중단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광물반출 지시가 내리지 않아 새해 들어 혜산광산 구리정광 수출이 완전 중단됐다”며 “문제해결을 위해 중국 측에서 협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앙에서 이렇다 할 답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혜중광업합영회사’는 북한 채취공업성과 중국 완샹자원그룹이 혜산청년광산에 공동으로 투자해 2011년 9월에 설립한 회사입니다. 앞으로 15년간 ‘혜산청년광산’을 공동 경영하며 생산된 구리 정광은 모두 중국에 팔아 수익금의 49%는 북한이, 51%는 중국 완샹자원그룹이 나눈다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혜중광업합영회사’는 특별히 사무실이나 파견인원이 없는 회사”라며 “다만 중국 당국이 혜산청년광산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 형식상으로 유지하고 있던 실체가 없는 회사”라고 말했습니다.

초기에는 생산실적도 미미해 ‘혜중광업합영회사’는 존재감도 없었지만 지난해부터 혜산청년광산의 월간 구리정광 생산량이 300톤까지 오르면서 최근에 다시 주목받게 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양강도 무역부문의 한 간부는 ‘혜산청년광산’의 구리정광 수출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중국과의 합영 계약을 완전히 파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일부 불공정한 사항에 대해선 반드시 다시 협의한다는 것이 우리(북한)의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측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마찰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생산된 구리 정광을 전부 중국에 팔아야만 한다’는 조항은 어떤 경우에도 인정하기 어려운 불공정 조항에 해당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이 무역간부는 이어서 “더욱이 혜산청년광산에서 생산된 구리 정광에는 금, 은, 아연을 비롯한 희귀금속들이 많이 섞여있다”며 “때문에 ‘일건제련소’를 통해 제련을 거쳐 1차적인 구리제품을 팔아야 한다는 것이 새로 합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혜중광업합영회사’만이 아닌 중국과의 모든 외화벌이사업에 해당 된다”며 “과거에 강요된 불공정 조항들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는 것이 중앙의 의지이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과의 무역마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는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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