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꽃제비 양육시 '식당운영권·면세' 혜택 부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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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남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유엔과 남조선(한국)의 지원이 끊기면서 영양실조에 걸려 매일 죽어가던 꽃제비에 관심을 두는 주민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김정은의) 애육원 (방문) 보도가 나가면서 다시 사회적 관심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최근 돈주(신흥 부유층)들은 고아들을 이용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면서 "40대 여성이 '방랑자 숙소'에 있는 고아 30명을 데려와 집에서 키우면서 '단고기(개고기)국집' 운영권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국영식당은 물론이고 개인식당도 인민위원회에 소속되어 월(月) 수익금의 10%를 바쳐야 하지만, 고아를 키우고 있는 주민은 세금이 면제될 뿐 아니라 당(黨)의 추천으로 전기까지 공급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김정은의 지시로 각 지역 인민위원회 산하 927상무조(전담반)는 꽃제비들을 따로 관리하다가 이들을 애육원에 보냈다. 927상무조는 꽃제비들의 임시거처인 '방랑자 숙소'를 운영한다. 방랑자 숙소로 집결되는 꽃제비들은 경제능력이 없는 부모의 버림을 받거나 이혼한 자녀들이다. 김정은은 올해 초부터 '고아들이 부모 없는 설움을 모르고 세상에 부럼 없이 혁명의 계승자, 혁명의 골간으로 자라게 하자는 것이 당의 확고한 결심이고 의지'라고 강조하는 등 고아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에 발맞춰 북한 매체들도 '원수님(김정은)의 조치로 애육원들의 원아들이 평양시 대성종합병원에서 보양치료를 받았다' '원수님이 직접 애육원을 직접 방문해 '훌륭하게 키울 것을 지시하셨다'는 등 김정은의 인민애 선전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소식통이 전하는 '김정은의 고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의 실상은 북한 매체가 선전하는 것과 상반된다. 소식통은 김정은 체제가 꽃제비들을 위한 직접 지원을 강화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시장과 도심 등지에서 떠돌아다니는 꽃제비의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무언(無言)의 압박으로 자금이 다소 넉넉한 돈주들이 나서게 되면서 꽃제비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또한 북한의 '길거리에서 꽃제비 없애기' 전략에 동참한다는 명목이 있기 때문에 무역업자에 대한 각종 혜택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공식 애육원이 아닌 개인집에서 합법적이 아닌 형태로 운영하는 곳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소식통은 "인민위원회는 애육원 운영자금을 직접 내려주는 것이 아닌 도(道) 무역부가 보장하도록 지시했다"면서 김정은의 관심사로 떠오른 고아원 운영자금 명목이 무역일꾼들의 최대목표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 무역일꾼은 최근 중국을 통해 들여온 밀가루, 쌀, 옷가지 등을 애육원에 보내주고, 집에 17명의 고아들을 직접 양육하기도 했다"면서 "그러니까 위(당국)에서 무역을 확대해도 된다는 허가를 내려줬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의 비호 아래 이뤄지는 애육원이나 돈주·무역업자들의 꽃제비 수용이 '자원봉사' 개념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고아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혜택이 부여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소식통은 "데려온 꽃제비들을 돼지 축사에서 일을 시키다 병이 들면 이들을 치료하기 보다는 애육원을 통해 건강한 아이들과 교체하려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처벌되지도 않고, (당국도) 가만히 내버려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애육원에 대해 (당국이) 미(未)배급이 지속되면서 꽃제비들 사이에서는 '빌어먹을 때와 뭐가 다른가'라는 목소리도 나온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도망치려는 아이들과 잡으려는 단속원들의 실랑이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실상을 소개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애육원 직원들도 월급을 못 받는 상황이라 아이들에게 개인집 일을 시키기도 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무역부에서 지급하는 공급물자는 직원들의 생계와 간부 뇌물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설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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