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느 가을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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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많이 죽어나가니 시체도 예사롭게 평범하게 보이던 그때가 너무도 기막혀 이 글을 썼습니다.
그때가 바로 1997년이었지요. 정말 잊을수 없는 비극의 역사였습니다. 하지만 지나간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전히 그시기를 안고 있는 땅 그곳이 바로 우리들이 고향입니다. 어느 가을날에 그날은 97년 가을이었어요 어느날 아침 엄마와 나는 멀건 죽을 작은 공기에 담아 가마에 들여놓고 수레를 끌고 집을 나섰어요 퉁퉁 부운 얼굴로 자리에 누운 아버지를 뒤 돌아보며 저녁에 잡관목 한수레 싣고 40리길을 돌아 왔을제 아버지는 죽어 있었습니다 공기에 담아놓은 그 죽도 드시지 못한채 지친 엄마는 웃었습니다 웃어도 크게 웃었습니다 죽은 아버지의 그 모습이 부러워서 소리내어 웃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내가 눈을 떳을때 엄마도 죽어 있었습니다 누런 얼굴에 전날저녁 지었던 그 웃음을 그대로 담은채 나는 웃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울지도 않았습니다 마음도 차분했구요 예사로웠어요 얼른 일어나 하나밖에 안남은 헌담요를 수레에 펴고 두 분을 눕히고 산으로 올랐어요 묻어 드릴려구요 옆집 광이도 간밤에 죽은 어린 동생을 수레에 싣고 나와 나란이 섰습니다 앞집 영이도 죽은 누나를 싣고 얘. 같이가 하며 따라 나왔죠 우린같이 산으로 올랐습니다 마치 수레에 실은것이 시신이아닌 무슨 나무 같았어요 지나가던 사람들도 누구든 우리가 끄는 수레엔 눈길도 안 돌리더군요 눈을 뚝 부릅뜬 시신이 시체가 아닌 어떤 시시한 생활용품처럼 보이나 봐요 제게도 그렇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광이와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누며 그냥 산으로 올랐어요 힘을 합쳐 작은 구덩이들을 파고 모두 묻어 드리고 그 다음은 손 툭툭 털고 빈 수레를 끌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술한잔 붓지도 못하고 하기야 뭐 있어야 붓지요 세상은 그렇게나 말랐거든요 마른 건 술뿐이 아니었다구요 인정도 효성도 도리도 모두 말랐죠 세상이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었어요 삶이 무언지도 모르게 죽음이 무언지도 모르게 분명 사람사는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구 짐승사는 세상도 아니었습니다 분명한것은 그곳이 다름아닌 저기 윗동네 우리의 고향이라는 것이죠 2007년 3월 6일 이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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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읽다보니 가슴에 뭔가가 컥 하고 막힙니다...가슴이 너무 답답합니다... 가슴이 미여집니다...
어쩜 이런 일을 당하셨습니까? 흑...흑...
너무 고생을 많이도 하셨네요...
어떤 위로의 말을 드려야 할지... 머리가 텅 빈것 같습니다...
힘을 내세요...
하나님께서 가만두지는 않으실겅요...
북에서ㅜ 온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슴 속에 아픈 기억이 잇기 마련인데~~ 님이 겪은 그 사연~~ 보는 나도 슬퍼서 같이 울게 만드네요~~
부모님 잃고~~ 혼자 고생스럽 게 살아왓을 그날도 참담하겟지만요~~ 아빠의; 죽음 앞에서 웃으셧다는 어머니의그미소~~~그구절을 읽어가는데~~내 두볼로 눈물이~` 쭈루룩~쭈루룩~~ 흘러내리네요~~눈물이 아롱거려서~~ 글씨가 잘 안보이네요~~ 너무 가슴 아픔니다.. 생각하지말자고~` 가슴 깊이 묻어놓고~` 열심히 살아가던 나에게~~ 오늘은 고향생각으루 밤잠도 잘것 같지않네.... 글쓰신분~~그아픔 딛고 힘내여 열심히 건강하게~~ 살아가세요... 홧~~팅
인민이야 죽건말건 권력욕에 환장해 대를물리려 덤비는 악당 아, 기막혀
정말...
어떤 말로 이 참담함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북한에서 일어났었고...또 일어나려 한다니...
오늘도 간절하게 북한 주민들의 해방을 위해 기도합니다.
- 조옥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12-04-04 16: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