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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염 균이 우글거리는 북한 아이스크림” - 이경희
REPUBLIC OF KOREA 관리자 1 12739 2007-07-13 02:13:16
수돗물에 사카린 넣어 만든 아이스크림

날씨가 더워 아이스크림을 먹다보니 문득 북한에서 먹던 아이스크림(북한에서는 까까오,에스키모 라고 부른다.)이 생각난다. 북한의 아이스크림이라고 해봐야 사카린 물로 반죽한 밀가루 죽을 냉동한 것이다.

모든 것이 귀한 터라 그것도 아이스크림이라고 맛있게 먹었던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절로 난다. 아직도 북한에는 그런 아이스크림도 없어서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물론 아이스크림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 못 사먹는다.

아이스크림 한 개 값이 좋은 것은 100원이고 그보다 덜 맛있는 것은 50원이다. 25원짜리도 있다. 아이스크림 한두 개 사는 값이 거의 옥수수 한 키로 값에 버금가기 때문에 일반서민들의 수입을 가지고서는 감히 먹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농민들의 형편은 더 말이 아니다. 무더운 여름날 어쩌다 시장구경을 나왔다가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는 것도 큰일로 생각한다. 그래서 큰 맘 먹고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고 들어가면 그게 큰 자랑거리가 된다.

그런데 서민들이 이렇게 귀하게 먹는 아이스크림에는 참 문제가 많다.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파는 개인장사군 이나 국영생산업체도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 규정된 재료를 쓰는 것이 아니라 저가의 밀가루에 설탕이 아까워 사카린을 쓴다.

어느 해 여름 직접 아이스크림 생산현장을 가볼 기회가 생겼다. 우리 집에서 가까운 식료상점에서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공장이었다. 그날 공장에 들어가 말로만 들어봤던 아이스크림 생산 공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

멀겋게 끊인 밀가루 죽에 사카린 원료를 정확한 기준도 없이 어림짐작으로 집어넣는 광경을 보고 다시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생각이 싹 달아나 버렸다.

위생이 불결한 창고건물에서 사람 몸에 해로운 사카린으로 100원, 5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업자들이 사람같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보다 못해 한 아줌마에게 사료용 밀가루에 사카린을 넣고 어떻게 찹쌀가루에 100%로 설탕을 넣었다고 속여서 파는 가고 따지고 들었다.

그랬더니 아줌마가 한다는 말이 국가에서 대주는 것도 없고 건물비용과 기계 값, 전기세가 엄청 들기에 비싼 설탕과 찹쌀가루 등 규정된 원자재를 쓰면 남는 것이 없다고 변명했다. 또 간부들이 이 구실 저 구실 붙여 무상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이렇게 하지 않으면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도 요즘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물건이 없어서 못 팔정도라고 은근히 자랑했다.

아줌마의 설명을 들으며 자세히 들여다보니 25원짜리는 아예 수돗물에 사카린을 풀어서 냉장고에 넣는 것이었다. 출고 돼 나온 25원짜리 아이스크림을 보니 강변의 얼음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것 같았고 맛은 사카린을 너무 많이 넣어 그런지 쓴 약을 먹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만든 아이스크림을 먹고 급성대장염에 걸린 사람들도 있다. 회령 남새수매상점 직원들이 자체 부업지에서 김매기를 하던 중 쉴 참에 아이스크림을 먹고 집단적으로 급성대장염에 걸렸다.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었지만 모두가 병원에 입원하는 신세를 졌다.

아마 한국 같았으면 뉴스에 나고 한바탕 난리가 났겠지만 북한에서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조용히 지나갔다. 간부들이 뒤를 봐주니 누가 문제 삼는 사람도 없었고 그 후에도 공장에서는 똑 같은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팔았다.

사람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이 만들어 팔면 그만이라는 북한판 수전노들이 만드는 아이스크림은 오늘도 북한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2007년 7월 11일 이경희(2006년 입국)

자료제공 : 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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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담녹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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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만에 2007-07-13 10:04:09
    글에 실린 아이스크림비화들이 2000년 이후의 실상인지 아니면 그전의 실상인지 정확힌 모르지만 여튼 그걸 넘 맛있게 먹구 살았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네요.
    아이스크림에 밀가루가 들어가는것두 몰랐구 사카린이 들어가는것두 몰랐는데...^^
    아직도 그 아이스크림에 목메는 사람들이 많을거라 생각하니 참 가슴아프네요... 그 작은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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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움 2007-07-22 04:49:27
    그래도 옛정이 남아있어서 얼음보숭이 먹고싶네요.
    5원씩 주고 자주 먹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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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장이 2007-11-09 17:24:02
    그것도 돈이없으면 못먹었어요.그래요.1원에서 5원으로되였는데...내가있을때까지는 20원이엿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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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땀장이 2007-11-09 17:30:01
    난 공장이라는건모르는데....83제품이최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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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 2009-07-05 16:11:43
    아 나두 먹고싶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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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북 2010-01-21 16:03:35
    윽,밀가루반죽에 사카린이라.... 아이스크림 몸에 안 좋다지만 남한 아이스크림은 북한 것에 비하면 거의 건강식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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