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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
동지회 1780 2004-11-15 19:32:56
북한은 1991년 12월 28일 정무원 결정 74호에 따라 나진-선봉지역의 621㎢를 중국식의 경제특구인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설치하고, 나진·선봉·청진의 3개항을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했다.
합영사업을 통한 서구 선진국의 자본과 기술도입이 한계점이 달했기 때문에 북한은 새로운 형태의 외자도입 방안이 필요했으며, 그 방안의 하나가 경제특구를 통한 경제발전을 꾀하는 것이었다.
중국식 경제특구인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 설치결정은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경제난을 치유하여 경제를 회생시키려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북한이 경제특구 설치를 서두르지 않았던 것은 1980년대 중반에서 후반까지 유지하였던 구소련과의 정치적인 밀월관계가 큰 작용을 하였다.
구소련과의 정치적인 관계에 힘입어 북한은 1984∼88년 동안 구소련으로부터 4배 이상의 수입신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수입규모는 서구 선진국과의 합영부진에서 오는 자본과 기술도입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질서의 대변혁으로 정치·이념적인 유대가 더 이상 경제적인 지원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따라서 구소련과의 경협규모의 감소를 메꾸고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특구설치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1990년 10월 중국의 경제특구인 심천, 천진, 광주 등을 시찰한 연형묵은 당시 두만강지역개발계획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진 때를 겨냥하여 1991년 12월 북한주민이 자본주의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두만강유역에 위치한 함경도 최북단의 오지인 나진-선봉지역을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설정하였다.
북한이 당시 발표한 나진-선봉계획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진-선봉지대의 산업배치 상황과 관련하여 나진에는 화학공장, 선박수리공장(수리능력:1∼2만톤급 연간 40∼50척) 및 식료품, 일용품, 건재, 피복공장 등 50여개의 지방공장이 있으며 청진에는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청진제강소, 청진화학섬유연합기업소, 청진버스공장 등이 위치하여 중공업과 경공업기지로 조성되고 있다.
선봉지구에는 화력발전소(20만㎾h)가 있으며, 서두수에는 수력발전소(42만㎾h)가 있다.
나진-선봉지대는 두만강 하류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공업용수와 생활용수가 풍부하며, 두만강(42억㎥)과 이 지역의 중·소하천(2억㎥)의 수자원량은 합계 44억㎥으로 추산되고 있다.
북한은 현재 이 지역에 있는 사회간접자본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이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점차 증대시킬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의 항만능력(나진:300만톤, 청진:800만톤)을 제1단계(1993∼1995년)로 2,000만톤(나진:1,000만톤, 청진:1,000만톤)으로 확장하고, 제2단계(1996∼2000년)에서는 화물통과능력을 5,000만톤(나진:3,000만톤, 청진:2,000만톤)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나진항과 선봉항의 항만능력을 확장 총1억톤(나진:7,000만톤, 청진:2,000만톤, 선봉:1,000만톤)의 화물을 처리, 중계수송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철도망은 제1단계로 회령∼학송(160km) 사이를 전기화하고, 두만강역∼구룡평(10km) 사이에 철도를 부설하며, 전기화 구간의 역을 개량·확장하고 중량화할 예정이다.
제2단계로는 나진∼구룡평(30km), 나진∼훈융(110km, 중국연결 지점)을 복선화할 계획이며, 후창∼나진(13km)에 철도를 부설함과 동시에 전구간 철도자동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철도 정비계획이 마무리되면 총 1억톤의 해상화물중 5,000만톤을 철도로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로는 제1단계로 나진∼새별(110km, 중국연결 지점)과 청진∼회령(70㎞)을 9∼10㎞로 확장·포장하며, 제2단계로 새별∼남양, 홍의∼두만강(러시아연결 지점) 등의 70㎞ 구간을 확장할 예정이다.
그리고 청진∼나진∼두만강(114km) 구간에 고속도로를 건설할 구상도 가지고 있다.
이로써 나진-선봉지구는 중국의 연길, 훈춘, 그리고 러시아의 핫산과 블라디보스토크 사이를 항로, 철도, 도로로 연결하는 삼각환상망 상에 위치하게 된다.
북한은 자유경제무역지대내의 통신 및 방송을 보장하기 위해 제1단계로 나진시 중심에 통신센터를 건설하고, 이 지역의 국제통신을 위해 평양∼나진∼블라디보스토크 간 통신망의 용량을 대형화하고 나진∼훈춘 간에는 근거리 통신중계망도 정비할 예정이다.
제2단계로 이 지내 주민과 산업입지에 따라서 각종 통신교환시설을 갖춘 통신분국을 신설하고, 인텔샛의 태평양지구국을 설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한 증가하는 여객수송을 위해 장기적으로 선봉군 굴포리에 국제공항을 신설할 예정이다.
나진-선봉지구의 용수공급을 위해 우선 후창리에 있는 하천을 활용하나, 인구증가와 공업의 규모에 맞추어 제1단계로 후창리천의 치수댐을 증설함과 동시에 소청천에 댐을 건설하여 하루 20만㎥의 용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제2단계 계획은 새별군 용신리 및 회령군 창대리에 댐을 쌓아 선봉, 웅상, 나진지구에 용수를 공급하는 것이다.
용수와 마찬가지로 전력도 우선은 기간시설의 전력용량에서 공급되도록 하나, 전력수요의 증가에 따라 선봉화력발전소를 40만㎾h로 늘리며 나진시 주변에 30만㎾h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신규 건설할 계획이다.
북한은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를 나진·선봉·웅상·우암·홍의·두만강의 6개지구로 나누어 나진·선봉·웅상의 3개지구는 각각 산업 및 주민지구, 우암지구는 관광 및 유원지구, 홍의지구는 서비스지구로 육성시킬 것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나진지구에는 피복, 편물, 식품, 일용품, 제화 등의 경공업공장과 기계 및 전자, 자동화공장을 배치할 계획이다.
선봉 지구에는 원유정제 및 전자·자동화공업과 피복, 편물, 일용품등의 경공업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며, 웅상지구는 목재가공, 건재 및 포장재공장을 기본으로 한 건재공업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우암지구는 자연호수, 해안경관, 야산을 이용한 관광지로 개발하고, 홍의지구는 야채, 우유, 육류 등을 공급하는 서비스기지화 하도록 되어 있다.
북한은 국제적인 관심이 쏠린 두만강개발구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또한 나진-선봉 개발구상을 일본을 포함한 서방세계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하여 1992년 5월 동북아경제포럼을 평양에 유치했다.
북한은 1992년 11월 일본에서 두만강지역개발관련 국제심포지엄을 가진 이래 해외에서 수차례에 걸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였다.
일본, 독일, 핀란드 등지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의 창설과 개발 및 참가 유망분야 등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한편 1993년 1월 「자유경제무역지대법」을 채택하여 나진·선봉지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외자 유치관련 법규는 자유경제무역지대 내에서 100% 외국인투자에 의한 기업을 허용(외국인투자법 제2조 및 제3조)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에 세제상의 특혜부여(수출입물자에 대한 무관세:외국인투자법 제9조 1항, 소득세 감면 및 낮은 소득세율 적용:동법 제9조 2항)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자유경제무역지대 내에서 외국인기업의 창설과 운영의 편의를 위해 외국인투자가들에게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외국인투자법 제10조)하고, 외국인기업에게는 최고 50년까지 토지임대를 허용(외국인투자법 제15조)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합영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하여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나진·선봉계획은 현재까지 이를 뒷받침하는 법규들의 정비와 서구 선진국에 대한 투자설명회 개최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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