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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순간들 - 신정애
동지회 1 1760 2007-01-12 15:50:11
안녕하세요. 공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신정애 사회복지사입니다. 제가 공릉복지관에서 탈북자 여러분들과 인연을 맺은 것도 2년 6개월이 지나가고 있네요. 짧을 수도, 길수도 있는 이 시간 속에 여러분과 함께 하면서 힘들고 속상할 때도 있었지만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2006년 한 해를 보내고 2007년 새로운 해를 맞이할 때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제가 마음속에 담아두고 떠올려볼 때마다 입가에 미소 짓게 하는 그런 행복한 순간들을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어 잘 쓰지 못하는 글이지만 이렇게 몇 자 나마 적어볼까 합니다.

# 추억 하나.

2006년 6월 26일. 제 생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외부에서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어 복지관을 이용하는 탈북자 청소년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 갔었지요. 우리가 볼 공연은 ‘고음불가’ 콘서트. 관람에 앞서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패밀리레스토랑을 갔는데 거기에서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도중 마침 제 생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잠깐 이야기가 되었을 뿐 다른 이야기에 묻혀 지나갔는데 화장실에 간다던 한 아이가 좀 늦게 돌아오더니 저에게 선물을 준비했다며 눈을 감으라고 하더군요. 머리에 무언가가 놓아지는 느낌이 들어 눈을 떴더니 예쁜 꽃왕관이 제 머리위에 놓여 있는거에요.

알고보니 제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그 아이가 레스토랑 밖에 있던 들꽃과 풀을 엮어 꽃왕관을 만들어준 거였지요. 태어나서 처음 받아본 꽃왕관. 정말이지 그 아이의 순수함과 정성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선물... 받아본 적 있으세요? 아마 앞으로도 이렇게 감동을 주는 귀한 선물은 받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추억 두울.

올 여름, 복지관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한탄강으로 1박 2일 일정으로 캠프를 갔을 때의 일입니다. 40여명의 대학생들과 복지관 직원들이 신나게 래프팅을 하고 맛있는 저녁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지요.

참석한 대학생들 중에는 제가 2005년부터 인연을 맺고 만나온 친구도 있었어요. 그 친구는 대학교 입학해서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보내고, 저는 저 나름대로 매달 우리 지역으로 새로 오시는 탈북자들을 만나느라 연락도 자주 못하고 지내다가 이번 캠프에서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그 친구는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저에게 연락을 자주 못해 죄송하다고 하면서 지금 자주 하는 것보다 4년 뒤 사회복지사가 되어 저에게 인사를 하러 오는 것이 더 기쁘지 않겠느냐면서 기다려달라고 하더군요.

# 추억 세엣.

작년 복지관 송년행사를 생각하면 마음이 훈훈합니다. 1년을 마무리는 행사였던 만큼 그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진행해야 했던 저로서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많았습니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과연 우리 탈북자들이 얼마나 참여할까?’였습니다.

행사 전 몇 번에 걸쳐 연락을 하긴 했지만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더라구요. 참석률이 워낙에 저조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제가 탈북자들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탓이었을 겁니다. 참석의사를 밝힌 분들이 대부분 참석해준 덕분에 모든 행사에 자연스럽게 끝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이야기들까지 함께 하다가는 끝이 없을 것 같아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별일이 아닐지 몰라도 저에게는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붙잡아 주는 소중한 기억, 추억이기에 저에게 이렇게 행복한 기억, 추억을 만들어준 우리 탈북자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 또한 여러분들의 행복한 순간, 즐거운 순간에 함께 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즐거움이 되는 소중한 “인연”이 되었으면 합니다.

2006년 11월 신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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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직325364 2007-12-03 10:24:31
    공릉 사회종합복지관 여러분들,지난 한해에도 저희들을 많이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신정애복지사님, 김선화부장님, 나유진복지사님```모두모두 건강하시고 복지관 관장님도 건강하세요. 앞으로도 복지관과 더불어 봉사도 더 많이 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좋은 프로그램 많이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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