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지원

정착지원도우미

상세
Good Friend, True Friend - 나윤경
동지회 3 1793 2007-01-19 10:16:52
하이~ 혜진!

우리가 알고 지낸지도 어느새 1년이 가까워지는구나. 올 봄은 유난히 추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우리의 만남은 날씨와는 다르게 매우 따뜻했었지?^^

첫 만남이 생각난다. 혜진이 너의 활달하고 해맑은 웃음에서 ‘아하~ 이 친구랑은 더 없이 친하게 지낼 수 있겠는걸?’하는 느낌이 들었었지. 하나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잖아. 사실 첫 만남은 어색한데, 혜진이 덕분에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

혜진이 넌, 이곳에 혼자 와 무엇을 할까 걱정을 많이 했었지. 처음에는 35만원의 생활비로 한 달을 어떻게 버틸까 걱정하면서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신문도 돌렸잖아.

힘들게 살면서도 북에 두고 온 가족이 걱정되어 겨우 북의 가족과 연락이 되었지만 그 첫 소식은 아버지의 사망사실이었지. 앞날이 너무 막막하고 아버지를 두고 혼자 온 게 후회스러워 벤치에 앉아 여러 번 울었잖아.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겨내야지. 일어서야해. 더 이상 나약해지면 안 돼’하면서 다시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었었지.

하루하루 힘겹게 이겨내 온 지난날들이 지금의 혜진이를 만들 수 있었던 거야. 주위를 한 번 둘러봐. 혜진이 지금 네 곁에는 교회의 집사님을 비롯해 김장때라고 김치 챙겨주시는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또 한사람, 항상 혜진이 곁에 있는 나~^^

큭큭, 대학진학과 관련해서도 우린 참 많이 고민했었지. 적성에 맞는 학과에 진학해야 하는지, 취업이 용이한 학과에 진학해야 하는지. 그래서 ‘이 학과 지원할래요, 저 학과 지원할래요’. 변덕이 얼마나 심했던지 대학입학원서를 작성하는 그 순간까지 고민했었잖아. 결국 혜진이는 원하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했고, 보란 듯이 합격했잖아. 축하해~!

이제 우린 겨우 1단계를 성공한 거야. 앞으로 얼마나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지난 8개월의 여정을 정리하고 미래를 계획하는거야.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계획한다는 거, 두렵고 힘들기도 하겠지만 짜릿하고 즐거운 일이기도 하잖아. 그치? 혜진이라면 더더욱 잘할 것 같아~

그리고 큰 박수를 보내고 싶은 사람이 또 있어. 바로 혜진이의 선배들. 그 선배들이 각 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몰라.

연세대학교 '통일한마당'이라는 동아리는 학우들의 고민과 활동을 함께하며 학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우들이 대학생활에 잘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돕고 있어. 더 나아가서 남한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북한 및 새터민을 정확히 알리고 통일의 길을 걷고자하는 노력도 하고 있단다. 또한 풍족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보다 더 힘든 이들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 및 모금행사를 통한 후원도 하고 있어.

혜진아, 나와 한 약속 잊지마. 대학생이 되면 복지관에 와서 꾸준히 자원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던거 알지. 한번은 서강대학교 '우리하나'라는 동아리에서 복지관을 직접 찾아왔더라구. 보람있고 뜻 깊은 대학생활을 하기 위해 동아리를 조직했다고 하면서 동아리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조언을 부탁한다는거야. 그 친구들이 얼마나 예뻐보였는지 몰라. 자신들이 겪은 어려움을 후배들이 똑같이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발로 뛰어다니는 모습,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난 이런 친구들을 보면 마냥 즐거워. 그리고 이런 친구들을 보면서 오히려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돼.

난 혜진이가 이들과 같은 대학생이 되었으면 해. ‘내가 다니는 대학은 내가 접수한다. 우리 대학과 학우들을 위해 흐르는 땀방울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겠어!’라는 생각으로 말이야.^^ 대학생활을 시작도 하기 전에 너무 큰 부담을 준건가? 하지만, 난 혜진이가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에 부담을 팍팍 주는거야. 대신 힘들 때면 언제든지 이 흑장미 언니를 불러~

혜진아, 파이팅 하자! 우리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서로 연락하며 끊임없이 서로 관심 갖고 살자. 그리고 약속 하나만 더 할까. 혜진이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것처럼 이젠 혜진이가 주변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길 바래. 행복하고 보람있는 대학생활을 보내고 더 나아가 이 사회가 요구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숙해 나가길 바래. 그리고 잊지마. 혜진이 네 곁에 내가 있다는 것을 ~ ^.*

2006년 12월 나윤경
좋아하는 회원 : 3

좋아요
신고 0  게시물신고

댓글입력
로그인   회원가입
이전글
마음으로 들어주는 친구가 될 때까지 - 이정옥
다음글
무지개 편지 뒷이야기 - 김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