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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우리어선 납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뉴스파운더, 뉴데일리, 조갑제닷컴, 네이버에 실렸던 글입니다,)
북한이 남한에 남기로 한 북한 주민 4명을 압박할 목적으로 그들의 가족 인터뷰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 동영상은 설득이라기보다 귀순의사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3대멸족 연좌제로 4명의 가족친척을 살해하겠다는 인질협박에 가깝다.
도무지 안 될 일인 줄 알면서도 북한이 이런 카드까지 꺼내든 것을 보면 끈질긴 조급함을 넘어 무언가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 내가 보기엔 북한의 현재 대응방식은 단순히 문제해결을 넘어 향후 보복대응 시나리오 각본을 미리 만드는 느낌이 있다. 즉 훗날 우리 어민들을 납치했을 경우 저희들의 억지를 합리화할 수 있도록 미리 전제조건들을 하나하나 설정해 나가는 듯하다.
하여 NLL을 군사교전에서 민간인위협 지역으로 새롭게 부각시키려는 전환기로 역이용하려는 속셈이 엿보인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선경지명의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우선 현재까지도 시간을 북한에 너무 많이 빼앗기고 있다. 이 시간이 길어지는 것만큼 향후 북한이 우리 민간 어선을 납치했을 때 조사기간에 대한 시간적 책임을 추궁할 명분을 잃는다. 어쩌면 북한이 31명 전원송환을 주장하며 27명 송환을 거부하는 것도 이러한 타산으로부터 계산된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다.
다음은 4명의 자진귀순 의사와 절차에 대한 투명성 문제이다. 국내외 기자들 앞에서 그들이 제 입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합법적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처럼 정부의 일방적 조사결과 발표식으로 하면 훗날 북한도 문제를 자기들이 지껄이고 싶은 대로 조작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 당국자가 남쪽에 들어와 4명의 자진귀순을 확인하라고 했는데 북한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 북한 같으면 애당초 그런 틈조차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가 자진귀순을 4명으로만 고착시킨 것도 잘못이다.
송환이 지연될수록 사실 27명의 심리갈등도 커질 것이고, 동요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텐데 너희들은 반드시 가야 할 대상이라는 듯 선을 그어버린다면 차후 북한의 “인도주의”를 표방한 선별납치 전략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지체되는 이 시간 속에서 자진귀순 희망자가 한 둘씩 계속 나와야 한다. 서울관광도 시키고 취재기자들이 무리로 쫒아 다녀 표류주민들이 결코 억압받지 않는 자유로운 서울체류 일정으로 공개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 귀순자가 4명이 5명으로, 10명으로 불어나야 북한 정권이 초조하다 못해 항복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정부가 명심해야 할 것은 이번 사안에 대해 북한은 구실의 전략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읽고 예방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공격의 대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정부는 보다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장진성(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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