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대통령 하면 떠오르는 사진 한 컷이 있다. 이라크 파병 자이툰 부대를 2004년 12월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 장병을 껴안고 파안대소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후 아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희생자 유가족을 안고 눈물을 함께한 장면은 아직도 진한 여운이 남는다. 이처럼 최고지도자가 약자를 진솔하게 포옹하는 태도는 당사자와 국민에게 사이다와 같은 청량감을 주는 것은 물론 ‘우리는 하나다’라는 유대감을 형성시킨다.
문재인 정부는 평범한 시민들의 촛불 혁명으로 출범했다. 남북 관계와 관련해서는 북핵 위기에도 불구하고 ‘베를린 선언’(7·6) 등을 통해 대결을 넘어 대화와 협력의 시대를 열겠다는 정책 의지를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은 김정은의 막가파식 질주에 가로막혀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실망만 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와 공조를 통해 하루빨리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해야 한다. 지도자를 중심으로 전 국민이 하나가 되면 한반도의 평화는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탈북민 3만 명 시대에 살고 있다. ‘먼저 온 통일’이라는 핑크빛 레토릭도 있지만, 내부 속사정은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탈북민 증가는 통일의 소중한 자산이지만 위기 요소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들 3만 명에게도 행복을 주지 못하는데 어떻게 2500만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같이 탈북민 정책에 의문이 제기되고,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논의가 나올 정도로 우리의 역할은 답답하고 제한적인 게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대안 정책을 착안하고 시행하는 노력을 병행해 나가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북한 내부에 ‘진실의 바람’을 조용하게 불어넣는 것이다. 방송·인터넷이나 영상물 투입 등 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탈북민 포용정책이다. 탈북민이 진정으로 행복해하고, 이런 분위기가 직간접적으로 북한 주민에게 알려지는 것이다. 탈북민의 70% 이상이 북한에 송금을 하고 북한 주민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3만 명의 목소리는 수십만 가족·친지의 ‘나팔’을 통해 수백만 주민에게 전파돼 메아리처럼 북한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
이런 현실적 이유에서라도 북핵 위기 국면에서 우리가 실제적으로 할 수 있는 남남 통일, 즉 탈북민 정책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물질적 지원은 물론이고 이들이 남한 주민과 동등하게 대접받고 인정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갖도록 해야 한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설 같은 명절 등을 계기로 탈북자를 초청하거나 방문해 격려해 주기를 건의한다. 탈북자 수용시설인 ‘하나원’도 좋고, 탈북자 가정도 방문해 스킨십을 다지면 어떨까. 청와대로 청년 엘리트를 초청해 이들의 포부를 들어보는 것도 좋다. 혹자는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며 반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는 진부하고 피동적이다. 이제부터는 좀 더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탈북민은 분명 대한민국 국민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우를 범하지 말자.
둘째로 탈북민이 우리 사회의 주요 포스트에서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 이북5도청·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같은 북한 관련 국가 기구를 통일운동의 장으로 탈북민에게 적극 제공해야 한다. 혹시 개인이나 조직이 기득권 지키기 또는 차별에 기운다면 남북 통일은 더욱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셋째로 탈북민은 기본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다. 건전 시민단체와의 자매결연 사업을 내실화해 우리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고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사선(死線)을 넘어온 이들을 두 번 울려서는 안 된다. 과감한 인식 전환과 실천이 필요하다. 일단 우리 사회로 오면 행복의 가능성이 열리고, 노력하면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희망 스토리’ ‘성공 신화’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막말 전쟁이 도를 넘어섰다. 그렇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국론 통합과 국제사회와의 철저한 공조로 대처할 수 있다. 중대 국면이고 상황이 쉽지는 않지만 우리는 우리가 할 작은 일부터 소홀히하면 안 된다. ‘먼저 온 통일’에 대한 보다 전향적인 관심과 배려는 작지만 강한 실천적 노력이 될 것이다. 취임 이후 우리 사회의 음지 곳곳을 어루만져 온 대통령과 영부인의 손길이 탈북민에게도 널리 미치기를 기대한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
좋은 글 써주신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님께 감사합니다.
뇌물현이 조선족들이 국적회복해달라고 단식집회할 때 조선족교회가서 어루만지던 일이 있었는데, 탈북자 만나본 적은 한번도 없다. 왜? 사상이 다르니까 그놈들은 공산주의자라서 같은 공산주의 자들인 중국공산당의 스파이 조선족들과는 뜻이 통하지만, 공산정권이 싫어서 탈북한 탈북자들은 그자들에게는 적이니까.
이명박이 설날 때마다 탈북어린이 초청해서 세배받고, 탈북청년들을 청와대 초대해서 악수하고 뭐 해도 누구하나 관심가지는 것 없다.
어차피 정치꾼들에게 바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탈북자 스스로가 자기가 살길을 찾아야 한다. 맨날 약자라고 우는 소리 하지 말고.
트럼프와 독재자가 막말전쟁이 도를 넘었다고 하셨네요. 여지없이 양비론이군요. 그 두사람의 막말전쟁에 한국은 전혀 상관없는 제3국인가요? 두 사람이 치고 받는 몸싸움을 벌인다면 한국은 짐짓 나이스하게 두 사람의 싸움을 말리면 되겠네요? 순진한건지 순진한척 하는건지 저는 알겠습니다.
문정권이 이미 탈북에 성공해서 한국으로 입국한 탈북자를 애정어린 몸짓으로 안아달라고도 하셨네요. 내가 탈북자의 입장이라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보다는 중국을 비롯한 제3국에서 떠도는 탈북자의 입국 그리고 나아가 북한에 남아 있는 인민에 대한 대책을 먼저 요구하겠습니다. 문정권이 과연 독재자를 제치고 인민을 우선시하거나 인민에 대한 애정이 있을까요?
노정권에서 관직을 했던 사람이라면 노정권이 서해상으로 탈북한 탈북자를 독재자에 넘긴 사건에 대한 해명이나 경위를 아는대로 밝혀야 합니다. 그래야만 노정권과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인 문정권이 탈북자 및 북인민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알 수 있습니다.
정치인의 미소를 액면 그대로 믿는 탈북자들이 있군요. 권력에 대한 본능적인 복종심리가 발동했나보죠. 독재자와 진검승부를 벌이다 극한 상황에서 탈북한 사람이 아니라면 탈북자의 결의나 투쟁정신은 믿을 수 없습니다. 언제 변할지 모르는 해바라기 같은 존재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