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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찰
Korea Republic of 미소천사 1 555 2009-04-20 09:21:53
대한민국경찰

금천구에 있는 조카에게 가 보려고 인터넷의 빠른 길찾기를 검색하는 데 관악구 라는 글자가 눈에 띄워 저절로 기분이 좋아 진다.
참 나에게 신선한 이름으로 아주 좋은 인상을 남긴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나의 조카가 온지도 벌써 일년 되온다.

작년 5월 이었다.
나는 하나원에서 갇힌 생활을 더는 하기 싫다는 조카의 생떼 같은 성화에 못이겨 하나원에 가서 장기 외출 허가를 받아 그애를 집으로 데려왔다 .
까닭에 조카는 서울에 집을 받게 되었지만 친절한 하나원선생님들과 적십자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개별적으로 주소를 찾아야 하는 수고를 하게 되었다.

당연한 것이라 해도 서울에 온지 얼마 안 되는 나에게 부담이 아닐수 없었다.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나 다를바 없는 두사람은 주소지라고 밝혀져 있는 관악구 봉천동을 찾아 탐사에 나섰다.
그런데 봉천동 어디에도 내조카의 집이라는 아빠트는 없었다.
나는 이곳 저곳에 전화를 걸어 그애의 주소지를 알아 보느라 목에 피대줄을 높였다.
그런데 서울길에 무식하고 알아 듣지 못하는 우리가 시끄러 워 졌는지 하나원 담당자는 전화도 잘 받아 주지 않았다.

북한에서 길과 간판이름이 주소 적힌 쪽지를 가지고 다니며 무엇이나 스스로 찾아 다니는 데 습관된 조카는 자꾸 하나원에 전화를 하는 이모에게 그 사람들에게 미안스레 자꾸 전화 하시지 말라고 한다.
한국이 처음인 그 애가 오히려 이 골목 저 골목 앞장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안타까이 주소가 적힌 곳을 묻고 다녔다.

봄볕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해볕에 쨍쨍 내려 비치는 게 제법 따가운 날씨 다.
말쑥한 얼굴에 이목구비가 단정하고 몸매가 호리호리하게 잘 빠진 20세의 아가씨가 서울아가씨들을 닮느라고 입고 나선 허벅지가 드러나는 짧은 스카트 차림에 어디 쉬어 갈곳도 없어 길가에서 쪼그리고 앉아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흠치는 모습이 안스럽다.

이모가 되어 가지고 이른 아침에 떠난 길이 정오도 되도록 길안내도 할줄 몰라서 애를 고생시킨 다는 생각에 한참 맥을 놓고 있으려는 데 멀리 보이는 곳에 "서울관악경찰서봉천지구대" 라고 쓴 파출소 간판이 눈에 띄웠다.
대한 민국경찰은 국민들에게 봉사와 서비스를 잘한다고 하는 데 혹 도움 받을수 있을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 올랐다.
나는 머뭇 거리는 조카의 손을 이끌고 파출소 문을 열었다 .

나이가 한 40대 중반쯤 되어보이는 경찰제복을 입은 두사람이 우리를 반겨 맞았다.
우리의 사연을 들은 그 분들은 잘 오셨다고 우선 앉으라고 친절히 의자를 가리키신다
나는 그들이 권하는 시원하고 달콤한 복숭아맛홍차를 마시면서 불쾌하고 짜증스런 기분이 한방에 날러 가는것 같았다.

통일부와 접십자사를 비롯한 여러곳에 수소문하고 전화하던 형사들은 우리가 집주소를 틀리게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 내셨다.

"아, 님들이 주소를 잘못 알고 계십니다 "
"조카님의 집주소는 관악구 봉천동이 아니라 금천구 시흥동이라는 군요 "

참말로 어이 없는 일이 아닐수 없었다 .
서울에 관악구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봉천동은 또 어떻게 알며 금천구 시흥동은 또 어떻게 알수 있을가 .
참 우리에게 전화로 알려준 사람이 누구인지 알수 없지만 참으로 맹랑하고 어이없는 일이다.
무책임하기가 이룰 데 없었다.

하지만 뭐 나라에서 우리에게 집을 임대해 주시는 것이 너무나도 분에 넘치게 과분한 일인데 그런 주소 쯤 잘못 알려 준걸 가지고 머라고 할수도 없는 일이어서 이제 또 몇번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가야 하는지 북쪽으로 가야 하는지 몰라 벽에 붙은 지도만 막연하게 바라 보았다.

우리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섰느라니 형사님들이 모여서 두런두런 무엇인가 의논하신다.
나이 많으신 경찰 한분이 우리에게 모셔다 드린다고 차를 타라고 하시며 말씀을 이으셧다.
"아, 참 식사도 못하셨겠군요"

"일없습니다 (괜찮습니다)"하고 북한 식으로 대답하자 그들은 웃으시면서 음식점을 가자고 하시고 두부전골을 사주셨다.
우리가 돈을 물려고 하니 계산원이 다 계산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고마워서 어찌할바를 몰랐다.

이윽고 도착한것은 서울 남부경찰서다 .
그곳에서 시흥동 담당형사님을 만난 조카는 타향해서 삼촌을 만난듯 울상이 되었던 얼굴이 어느 사이에 활 짝 피어 있었다 .

내가 스무살적을 돌이 켜보면 엄마아빠에게 아직 어리광 부리며 무슨 일이나 의논을 드리고 허락을 받을 나이었건만 객지에 홀로 자유를 결심하고 부모를 떠나 오기 까지 어린 나에에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가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그는 지금은 벌써 남한대학생이 되었고 공부하느라 밥이나 변변히 먹고 다니는 지 걱정이 된다.
오늘은 휴일이고 해서 김치와 반찬을 몇가지 해들고 그애 집에 가 봐야 겠다.

오늘 지역정보로 빠른 길찾기를 보느라고 문득 생각났던 감사의 마음이다.
그런데 그날은 그냥 감사하고 당황하여 연락처나 명함한장 받아 올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서울시 관악구 봉천지구대 형사님들과 우리 조카애의 담담형사님 그리고 우리 탈북민들을 친형제 처럼 아끼고 보살펴 주시는 대한민국의 많은 형사님들에게 참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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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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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롱둥 2009-04-22 12:39:13
    어려쓸때 길 잃어 버려서 밤 늦게까지 거리를 해맸는데 경찰아자씨가 집까지 찾아서 태워주었고 가출했을때 잡아다가 부모님께 안내해주고 만취해서 길에서 쓰러졌을때 경찰아찌가 집까지 데려다 주었음 생각해보면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경찰 신세 많이 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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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나 2009-04-22 12:39:54
    좀불친절한경찰도 있고 친절한 경찰도 있고.. ^^
    훈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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