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북한의 노동신문이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와 대화문제를 우롱하지 말고 성실한 태도로 나와야 한다”면서 “우리는 북남관계에서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마치 우리가 남북대화의 문을 닫고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 또한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했으니 과연 누구의 말이 맞단 말인가? 남북이 모두 대화의 문을 열어 놓았다면 그 대화의 장으로 들어와 대화를 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대화에 임하는 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남북고위급 군사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실무회담을 열었지만 결국 결렬되고 만 것도 따지고 보면 회담에 임하는 태도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남북대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지난해 있었던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사건일 것이다.
이 두 사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와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있고, 북한은 천안함 사건을 ‘모략적 정체가 드러난 사건’이고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은 ‘응당한 대응조치’라고 맞서고 있으니 대화에 진전이 없는 것이다. 이번에도 북한은 우리 정부가 북측에 현안해결에 진정성을 보이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 “진정성 타령은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대결과 전쟁 책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변명”이라며 “우리는 이미 남측에 성의와 진정성을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다”고 주장하고 있어 전혀 태도변화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결국 북한은 절대 변할 수 없으니 우리 정부가 태도를 바꿔 무조건 남북대화에 임하라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무례하고 억지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는 또 다시 백두산 화산문제를 다루기 위한 남북대화를 갖자고 제의했다. 백두산 화산 문제가 지금 당장의 남북관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남북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의지가 있다면 이 따위 제의들을 남발하기에 앞서 먼저 태도변화부터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가 이처럼 경색된 원인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으로부터 비롯되었고, 그 이후 모든 문을 닫은 것도 북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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