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 구경을 두 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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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먼 옛날도 아닌 가까운 옛날,,, 천신의 기운이 흐르는 백록담에서 수 십 년간 도를 터득한 도인 두 사람이 어지러운 속세의 인간들을 구하고자 굳은 결심을 품고 길을 떠났다. 하늘을 가로지른 은하수의 푸른 기운을 받아 안은 두 도인 중 한 도인은 흔들 때마다 아름다운 향기와 따스함이 비쳐 얼음을 녹인다는 일양경(日陽耿) 이라는 도술 부채를 손에 들고 있었고, 또 한 도인은 한번만 휘둘러도 산이 갈라지고 번개를 불러 막힌 곳을 뚫는다는 개문방(開門放) 이라는 도술 지팡이를 들었다. 그들은 흐르는 구름을 불러 타고 바다를 건너 마침내는 밝은 햇볕이 흐르는 땅을 저 멀리 한 눈에 바라보았다. 구름 아래 펼쳐진 땅은 풍요롭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 또한 자유롭고 행복하여 풍악이 끊이지를 아니한다. 두 도인은 이 땅에서는 저들이 특별히 할 일이 없음에 좀 심드렁하여 괜히 흐르는 잔 구름들을 희롱하며 북쪽으로 길을 돌렸다. 한참을 가던 그들은 구름 아래에 펼쳐진 북쪽의 땅이 아름다움에 놀랐다. 아 하게 구름위에 치솟은 산봉우리들은 그 기상이 하도 늠늠하고 아름다워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그 땅을 적시며 흐르는 물줄기마다에는 하얀 비단 필들을 펼쳐 놓은듯하니 그야말로 세상에서 처음 보는 금수강산이었다. 두 도인은 그 땅이 너무도 아름다음에 놀라 “도대체 이렇게 아름다운 땅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고?” 하며 구름을 멈추고 아래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인간들의 왕래가 없고 아무런 기척 또한 나지 아니하니 이상히 여기며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보기로 하고 하늘을 내렸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놀라운 일이 보인다. 그 아름다운 산봉우리마다에는 무서운 기운을 내뿜는 쇠붙이들이 하늘을 향해 치솟아있고 자세히 살펴보니 산봉우리 곳곳에는 악마의 무서운 콧구멍마냥 큰 구멍들이 사방에 뚫어져 구멍들 마다에서는 등골이 서늘한 기운들을 뿜어낸다. 그나마도 산들 모두가 나무한대 서있지 아니한 벌거숭이다. 두 도인은 하도 이상히 여기며 조금 더 가까이 가서 자세히 살펴보니 불빛 하나 없는 공포의 어둠이 짙게 깔려있는 그 땅에서는 인간들의 숨넘어가는 가냘픈 심음소리와 공포에 자지러지는 어린애들의 울음소리가 간간히 들려 나온다. 그들이 처음에 본 땅에서는 밤과 낮이 따로 없이 세상을 밝히고 인간들의 배부른 웃음이 끊이지를 않었는데 도대체 이 땅은 어찌하여 이리도 암흑이 드리우고 인간들이 신음을 한단 말인고. 두 도인은 자신들이 할 일을 찾은 듯 품속에서 세상을 꿰뚫어 보는 ‘심리경’들을 각자 꺼내어 눈에 대고 그 어둠에 잠긴 그 땅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그들이 바라본 땅에는 수 천, 수 만개의 발이 달린 한 마리의 큰 독사가 모든 사람들의 몸뚱이를 칭칭 감고는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이 시뻘건 혀를 날름거리며 구름을 탄 두 도사들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방에는 피비린내가 진동을 하고 굶어 죽은 자와 잡혀 먹힌 인간들의 해골이 산더미를 이루었다. 자세히 바라보니 독사의 검은 발에 칭칭 감긴 사람들 모두가 굶주리고 피가 말라 모두 금방 죽을 것만 같다. “이보게 내가 저 죽어가는 사람들을 우선 구원하겠네.” 라고 말하며 ‘일양경’ 이라는 도술 부채를 가진 도사가 품속에서 얼른 부채를 꺼내어들고 발아래의 땅을 향해 부추어 댄다. 그 부채를 흔들 때마다 따뜻한 기운과 함께 인간들이 먹을 맛 나는 음식들이 쏟아져 내린다. 도사는 자신의 재주에 흐뭇하기만 했다. 불행에 잠기고 굶주림에 허덕이는 속세의 인생들을 자기가 구원했다는 만족감에 취하여 만세를 부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구름아래에서는 인간들의 신음소리가 끊이지를 아니한다. 도사는 자신의 부채질이 약한 가부다 하고 생각하며 더욱 열심히 부채질을 해 댄다. 부채질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발아래에서 들려오는 인생들의 신음 소리는 더욱더 커져만 간다. “이크! 이게 뭐야??” 도사들이 갑자기 덮쳐드는 뜨거운 불기운에 놀라며 아래를 바라보니 그 무서운 독사가 기운이 뻗쳐서 자기들을 잡아먹을 듯이 자신들을 향하여 뜨거운 불을 올려 뿜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화닥닥 놀란 ‘개문방’이라는 지팡이를 든 도사가 “이보게 그 부채질로는 어림도 없겠네. 이제는 그만 두시게.”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부채질을 열심히 하던 부채도사 왈: “아니 저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야 할 것 아닌가. 그러자면 우선은 이 방법밖엔 없네.“ 지팡이도사 왈: “이보시게 처음 볼 때에는 늙고 힘이 없어서 거의 죽어가던 저 독사가 자네가 보내주는 온기와 맛 나는 음식들을 혼자 다 받아 처먹고는 기운을 차려서 우리까지 죽이려고 하는 것이 보이지를 않는가?” 부채 왈: “ 무슨 소릴 하시는가? 저 독사가 아무리 배가 커도 그 많은 것을 혼자서 다 먹을 수야 없지를 않겠는가. 그러니 제가 먹다가 배가 부르면 다른 인간들에게도 좀 나누어 줄 것 아닌가.” “그리고 이렇게 많이 주느라면 저 독사의 마음도 변할 것이구, 따라서 저 아래의 굶어 죽어 가던 인생들도 우리를 고마워 할 것 아닌 감?” 그런데 이때에 아래에서 인간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온다. 두 도사는 혹시나 굶어 죽어가던 사람들이 자기네가 준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려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는 줄 알고 기뻐하며 자세히 바라보니 왠지 두 도사를 향하여 주먹질을 해댄다. 그리면서 힘을 모아 소리친다. “ 야! 이 천하에 몹쓸 도사 놈들아 도대체 우리와 웬수 진 것이 무엇이기에 갑자기 여기에 나타나서 다 죽어가던 저 독사 놈에게 따뜻한 빛과 먹을 것을 주어서 그 놈은 살려주고 우리를 모두 죽게 하는 것이드냐?” ???? 지팡이 도사 왈: “이보게 부채도사 저 사람들의 원성이 안 들리는가? 지금 독사가 자네가 준 것을 먹고 오히려 기운이 살아나서 저 사람들을 옴짝도 못하게 점점 더 조이며 그것도 모자라서 은혜도 모르고 우리까지 잡아먹으려고 불질을 하는 것이 정녕 안 보인단 말인가?” “더는 먹을 것을 주지 말고 비켜서게. 이제는 내가 이 ‘개문방’ 지팡이로 저 독사 놈이 정신을 좀 차리게 해주어야 하겠네.” 부채도사 왈: “자네야 말로 모르는 소리 그만하게. 혹시나 저 독사 놈에게 어떤 무서운 숨은 재주라도 있을지도 모르는 것 아닌감. 그러니 자네가 그 지팡이로 저 독사 놈을 성나게 하면 너 죽고 나죽자 하며 미친 듯이 덤벼들면 우리가 다칠 수도 있어. 그러지 말고 먹을 것을 더 많이 주면서 살살 얼리는 것이 상책이라니까.” 지팡이도사 왈: “ 왜 자꾸 그러나. 저 독사 놈은 아무리 퍼주어도 마음이 변할 놈이 절대로 아니네. 이제 더는 먹을 것을 주지 말게.” “자꾸 퍼 준다구 해서 저 사람들을 풀어 준 것도 아니구 오히려 힘이 생겨서 더 조이고 있질 않는가. 참으로 답답하이.” 이때에 다시 배가 고파진 독사 놈이 두 도사를 향해 불을 내뿜어 댄다. 그 바람에 두 도사의 바지 가랑이가 불에 타버렸다. “이크!!!” 심히 놀란 부채도사 왈: “이것 보시우 이제 저 독사 놈이 심술을 부리며 우리를 향해서 불질을 해대는데 도대체 어쩌려구 그러시오? 이 모든 책임을 당신이 져야 하우다.” “그리고 저놈을 가만히 보니 오래 살 것 같지는 못하니 그때까지 우리가 먹다가 남은 것이나 던져 주면서 심술을 더 부리지 못하게 달래보는 것이 상책이라니까요.” 지팡이 왈: “ 아니 그게 왜 내 책임이란 말이요? 당신이 먼저 먹을 것과 빛을 주지 않었다면 저놈은 힘이 없어서 벌써 죽었든가... 아니면 지금처럼 불질도 못했을게 아니요.” “그리고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저 땅의 죽어가는 죄 없는 인간들은 어쩌려는 것이요? 두말 할 것 없이 이제는 우리에게 있는 “인명권” 이라는 밧줄로 저 독사 놈의 목을 조여야 합니다.“ 부채 왈: “ ‘인명권’은 절대로 안되오. 그 ‘인명권’이라는 밧줄을 저놈에게 던지면 저 독사 놈이 심술이 나서 저기 저 사람들을 더 못살게 꽉 조일 것이고,,, 또 우리를 잡아먹으려고 할지도 모르는 일이니 절대로 위험한 짓은 하지 마시오.” “저놈이 죽을 때 까지 가만히 기다려 봅시다.” 지팡이 왈: “ 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오. 저 독사 놈이 자기의 명이 다되어 가는 것을 알고 제 새끼 놈까지 불러서 저 사람들을 2중3중으로 조이고 있지를 않소.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인명권’ 이라는 밧줄로 저놈들을 묶어놔야 저놈들이 더는 기승을 못 부린단 말이우다. 우리가 가만히 있을수록 저놈은 우리가 무서워하는 줄 알고 더 심술을 부리며 날뛴다는 것을 정말 모르겠소? 당신 혹시 겁쟁이가 아니시오?” 부채 왈: “ 이보시오. 사람을 무얼로 보는 것이요? 내가 겁쟁이라니요?” “나는 그저 모든 일을 낭패가 없이 하자는 것 뿐 이우다.” “그러는 당신은 잘 한 것이 무엇이요? 당신이 먹을 것을 못주게 해서 주지 않으니까 지금 저 독사의 새끼 놈까지 우리를 째려보며 으르렁대는 것이 안보이오?” “그러다가 일이 잘 못되기라도 하면 당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우다.” 지팡이 왈: “무슨 말을 꼭 그렇게까지 할거야 없질 않소. 우리 서로 좋게 토론을 해서 공존을 하면 될 것 아니겠소. 그래두 우리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저 독사 놈에게 ‘인명권’이라는 밧줄만은 걸어놓읍시다.” 부채도사 왈: “글쎄 안 된 대두요. 저 독사 놈의 신경을 자극하는 일만은 절대로 하면 안 됩니다.” 지팡이도사 왈: “그래두 우리가 도사로서 명분상 뭔가 했다는 것이 있어야 할 것 아니겠소.” 부채도사 왈: “그러기에 저 독사에게 먹을 것을 더 주면서 기다리면 세상 앞에서 우리의 체면도 서고 우리도 서로 서로 편안해질 것 아니겠소.” 지팡이도사 왈; “젠장! 나두 모르겠수다.” 부채도사 왈; “거 시끄러운 남들의 ‘인명권’ 소리는 이젠 그만하고 좀 쉬면서 우리가 지나온 저 아래 동네에서 지금 이지아 라는 미인이 이혼을 한다는데 거기나 가 봅시다.” 지팡이도사 왈; “그것 참 재밌는 일이 생겼구려” “아니 그 미인이 도대체 결혼은 언제 했는데 이혼부터 한다우?” 부채도사 왈; “그러게나 말이요” 모두 왈; “더 늦기 전에 빨리 법원으로 가서 미인 구경이나 합시다.” !!!!!!!!!!!!!!!!!!!!!!!!!!! “물 건너간 ‘북한인권법’ 을 슬피 울며...” 김태산 2011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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