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군사 전문 민간연구기관인 랜드(RAND) 연구소는 10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붕괴할 경우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0일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이 군사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북한과 대만, 사이버 공간, 남중국해, 일본, 인도 등 6가지를 들었다. 보고서는 북한과 관련, “경제 실패, 세습 중 권력 투쟁 또는 한국과의 전쟁에서의 패배 등으로 인한 북한 정권의 붕괴는 큰 혼동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이는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간 군사 충돌을 빚을 수 있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의 급변 사태 시 수십만 또는 수백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식량을 찾기 위해, 무장 경쟁그룹간 충돌을 피해 북중(北中) 국경지대로 피신할 것”이며, “북한 정권의 중앙통제능력이 무너지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등의 안전이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이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개입을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한국은 특수부대나 화생방 전문 부대 이상의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를 확보하고, 서울을 사정거리로 하는 북한의 장거리포 위협을 제거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한국의 군사적 개입을 우려하는 중국은 북한 난민 유입을 차단하고, 미군·한국군이 북한 전역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심양 항공대군구(Shenyang Military Region) 등 대규모 병력을 북한에 투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 일으킬 개연성은 크지 않다”며 “양측은 군사적 충돌이 서로에게 재앙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군사 충돌을 야기하는 행동을 자제한다면 중국도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미국은 중국과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피하기 위해 병행전략 (Parallel Strategy)을 채택해야 한다”면서, “중국 주변 국가들의 국방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이 이들 국가와의 안보 협력에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붕괴할 경우 미국과 중국 등이 한반도의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