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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를 찬성하는 이유
Korea, Republic o 대한국민 0 297 2011-11-28 15:04:42

나는 왜 한미FTA에 찬성했나


 나는 지난 22일 한미FTA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나의 이 결정에 대해 격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비난의 목소리도 크다. 나는 나라의 장래와 역사 앞에 책임지는 자세로 임했기 때문에 어떤 후회도 없고 어떤 비난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 물론 반대하는 분들의 논리를 틀렸다고 비판할 생각도 없다.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개방의 물결을 타야지 이를 거슬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미FTA는 밀려오는 개방 물결의 하나이며 끝이 아니다. 앞으로 양자간의 개방 확대인 FTA만 해도 중국, 일본 등과의 협상이 박두해 있다. 통일 이후엔 동북아지역 블록화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국은 이미 환태평양경제파트너쉽(TPP)을 제의하고 일본 등 9개국을 끌어들여 블록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미국이라는 큰 산을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야지 주저앉아 고립을 자초해서 될 일이 아니다.


 19세기 중반 산업화를 통해 부강해진 서구열강에 문을 열었던 일본은 흥(興)했고, 문을 닫았던 우리와 중국은 망(亡)하지 않았던가. 1960년대부터 수출이 살길이라면서 세계를 향해 돌진했던 우리가 이룬 것은 경제기적이지 주권상실이 아니었다. 최근만 해도 우루과이라운드를 통한 WTO 가입, 칠레, 인도, EU와의 자유무역협정 등 개방의 고비를 성공적으로 넘지 않았던가. 미국과의 개방 확대를 마냥 두려워 할 일이 아니다.


 FTA같은 시장개방은 결과적으로 양 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 일방은 이익을 보고 일방은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다. 일부에서 미국만 이익을 보는 불평등조약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또 투자자와 국가간 분쟁해결 절차를 규정한 ISD조항이 우리 사법주권을 팔아먹은 독소조항이라고 하는데, 이는 이해가 가지 않는 주장이다.

 미국만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 대한 우리자본의 투자 또한 증가하는 추세이고, 앞으로 그 추세는 더 빨라질 것이다. 우리 투자자가 미국을 상대로 제기하는 분쟁 또한 미국 사법이 아닌 국제조정기구에서 다루어질 텐데, 그렇다면 미국도 사법주권을 팔아먹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개방의 물결은 상당기간 약한 산업에 타격을 주게 되어 있다. 그래서 개방을 할 때에는 약한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완책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한미FTA는 농축산업, 어업, 그리고 제약 등 일부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상당한 피해를 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현 정권은 이 부분에 대해 거의 침묵으로 일관했다. 제1야당 민주당은 피해대책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ISD 문제만 가지고 소리를 지를 뿐, 정작 보완책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내가 속한 자유선진당은 ‘농업지원기본법제정안’, ‘무역조정지원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정부가 내놓은 농어업분야 대책 재원 22조에 10조원을 추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허한 쟁점을 놓고 싸움질만 하던 두당과 정부는 자유선진당 주장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자유선진당은 일찍이 ‘선보완 후처리’를 당론으로 정했다. 그러나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해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당이 주장하는 보완책을 실현시킬 수 없었다. 처리가 임박한 시점에서 당이 제시한 보완책을 부대의견으로 달아 찬성하는 쪽으로 당론을 변경하자는 주장이 있었지만 채택되지 않았다. 한 두 사람을 제외한 당 소속 대부분 의원들은 한미FTA에 기본적으로 찬성이지만, 충분한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처리하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물론 당론은 중요하다. 그러나 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한 헌법기관으로서 당론과 달리 소신에 따라 투표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미흡한 보완책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현 정권 그리고 원천봉쇄에만 열을 올린 일부 야당에 있다. 그러나 현 정권의 생명은 1년 남짓 남아 있다.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누릴 시간도 몇 달 남지 않았다. 자유선진당이 내년 총선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다른 정당과 손을 잡고 기왕에 내놓은 보완책을 실현시키면 될 것이다. 법제정과 예산편성은 국회의 권한이기 때문에 굳이 정부에 책임을 돌릴 일도 아니다.


 나는 이런 결심을 가지고 찬성표를 던졌다.  표면적으로는 당론에 위배되는 것 같지만, 보완책을 마련하는 시간상의 차이일 뿐, 대부분 당 소속 의원들과 한미FTA 본질에 관하여는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와 우리 당은 이번 개방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을 보호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특히 농업은 생명산업이자 전략산업으로 이번 개방을 계기로 더 한층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임을 밝힌다.


 어느 당이나 의원이 반대하는 것은 자유이고 이상할 것이 없다. 우리 국민 가운데는 분명히 개방, 특히 미국과의 개방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여론 또한 국회에서 대변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정상적인 토론과 표결을 방해하는 것은 자유가 아닐 것이다. 심지어 신성한 의사당에 최루탄을 투척하는 행동은 의회주의에 대한 테러로서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나를 대표로 뽑아준 지역은 농업을 주된 산업으로 하고 있다. 개방에 대한 두려움이 얼마나 큰지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를 만난 농민들은 대체로 개방의 물결을 막을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다만 정부가 대책을 확실하게 세워 줄 것을 요구하였다. 결과적으로 현 정권, 그리고 맹목적으로 반대만 하던 일부 야당이 이런 농민의 요구를 배반했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그들은 반성하고 지금이라도 만반의 대책을 세우는데 나서야 할 것이다.


 나 또한 누대로 농사만 짓던 농민의 아들이다. 개방으로 농업이 위기에 몰리고 농민의 생존이 벼랑에 서는 일을 방치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또한 농민의 자녀들, 형제자매들은 도시에서 여러 산업에 종사하며 살아간다. 그들이 겪고 있는 실업과 빈부격차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농민 자신의 일이다. 개방으로 시장을 넓히지 않으면 무슨 수로 그들의 문제를 풀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우리 농민을 믿는다. 농업 하나만 보고 무조건 개방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크게 세상을 바라보는 농민의 마음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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