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TV를 보면서 정말 너무 많이 공감했습니다.

가정을 버리기까지 한 젊은 가장이 상처를 치유받는 도중에 아버지에게 상처 받은 감정(아버지에게 쇠파이프로 맞은 기억과 엄마와 아빠가 성격 차이로 헤어진 기억)이 확 살아나면서 많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았습니다.(절대 아빠같이 안 살 거라고 난 아빠와 다르게 살겠다라고 다짐했던 내가 결국 아빠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많이 힘들어하더군요.)

다른 부부들도 마찬가지로 나를 키워준 엄마에게는 많이 미안해하면서(속 썩여드려서 죄송하다 내가 너무 못난 놈이다.) 아빠에게는 분노의 감정(아빠를 죽이고 싶다), 서운한 감정을 많이 쏟아놓았습니다. 몰래 치유받은 현장을 지켜보던 한 아버지도 착잡해하면서 ‘다 지 잘 되라고 올바른 길로 가달라고 해서 그렇게 혼 좀 낸 건데 그게 그렇게 큰 상처가 될 줄 몰랐네요............ 하지만........ 제 진심만큼은 알아주었으면 해요.....’하면서 쓸쓸하게 뒷모습을 보이며 나가시더군요.

저도 사실 엄마와 대화하는 건 불편하지 않습니다. 엄마만큼은 내 얘기를 다 들어줄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근데 아빠만큼은...... 이상하게 대화가 잘 안되더군요.(아빠랑 마주 보며 앉으면 한참 동안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현장을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솔직히 아빠랑 대화해도 마치 벽과 대화하는 듯한 기분도 듭니다.)

제 친구도 아빠와 사이가 안 좋아서 결혼하게 되면 가족과 인연을 끊고 살겠다고 아빠에 대한 증오가 상당합니다.

참 이상한 건 나라도 내가 결혼해서 아들 낳으면 더 잘해주어야지 이런 생각이 들어야 정상인데

오히려 딸을 더 낳고 싶더군요.

9살인 한 초등학생의 시입니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 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