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요구와 수령의 요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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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8대 대통령취임식에 총 6만 명이 초청되며 이중 3만 명은 인터넷 신청을 통해 선정된 일반 국민들이 참석하게 된다고 한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김진선 취임준비위원장은 20일 오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취임식을 비롯한 취임 행사는 다양한 계층의 국민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서 국민과 함께 하는 의미 있는 행사로 만들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이어 "행사장 규모 등을 고려해 6만 명을 초청할 예정"이라며 "특히 국민과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3만 명은 신청을 통해서 선정해 초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과 함께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가? 대한민국은 국민이라 하고 북한은 인민이라고 부른다. 대통령취임식이니 북한식으로 말하면 가장 최고의 1호행사라 하겠다. 북한의 도시서 나서 자란 나는 행사라는데 많이 참가해본 “자랑”이 있다. 학교 때 소년단연합단체행사로부터 집단체조, 그리고 다른 나라 대통령을 맞이하는 행사 등 크고 작은 행사는 거의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김일성이 참석하는 1호행사가 있을 때마다 공장, 기업소마다 희비가 엇갈린다. 이른바 북한정부의 의해서 “성분“이 나쁘다고 낙인찍힌 사람들은 엄두조차 못내는 1호 행사에 항상 참가하는 ”크나큰 영광“이 차례지군 했다. 그 무슨 1호행사라고 명명되면 본업을 제쳐두고 몇 달씩을 밤낮없이 모이고 헤치기를 반복하고 끄떡끄덕 졸면서도 정신만은 살아서 열을 지어 노래를 부르고 만세를 열창하던 때가 지금도 기억에 새롭다. 수령이 탄 선두차가 지나갈 때는 골목골목에 사복 보안원들이 지켜 서서 행인들을 단속하고 도로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며칠전부터 인민반회의를 열고 수십 개의 주의사항을 전달받고 커튼조차 열지 못하게 했고 성분이 나쁜 사람들은 대로변 아파트에 거주도 안 시켰다. 언제 지나갈지도 모르는 수령이 탄 열차를 위해 모든 열차가 역에 정차하고 사람들이 내려 역사 안으로 대피하는 것쯤은 보통 예사였다. 그래서 수령이 한 번 손이라도 잡아준 사람들은 “접견자”라고 떠들고 우상화 선전자로 내세워 그 “영광“을 길이길이 전해가라고 떠들었다. 북한에서 수령을 직접 만난 사람들은 살길이 열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심심산골의 이름 없는 평민이었던 그들은 영웅도 되고 혁신자도 되고 그를 가리켜 북한정부는 어버이 수령의 은덕이라고 자찬했다. 티끌만한 자유가 없어도 수령의 “기쁨”과 “만족”을 위해 자식들을 기꺼이 바치는 사람들도 있다. 모든 것이 인민이 중심이 아닌 수령중심의 체제에서 살다가 온 나의 눈에는 신기한 것이 갈수록 많아진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을 향해 하고 싶은 막말을 다 하는 일부 사람들을 보면서, 대통령이 된 후에 어떠한 공약을 꼭 실현해주기를 부탁한다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통령보다 한수 위인 국민을 보면서 생각을 한다. 동유럽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왜 굳이 사회주의를 버리고 자유민주주의를 택했는지. 북한이 고집하는 사회주의가 왜 만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지를 생각해본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대통령에게 국민의 요구를 건의하지만 북한의 독재자들은 저들의 입맛에 맞게 인민이 길들여지기를 원한다.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과 수령의 뜻대로 살아가야 하는 인민...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과 북한의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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