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스케치 3) 커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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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북한 과학원 해주분원 최 아무개 연구사 평성에 있는 선배네 집을 찾았다. 미생물공학 분야에서 이름 있는 박사다. 술 한 잔 하면서 박사가 하는 말이었다. “자네 커피라는 걸 마셔봤나?” “아니 커피라니요?” 해주에서 간 연구사 눈이 커졌다. “내 그럴 줄 알았네, 우리 오늘 커피를 마셔보세.” “아니 그 귀한 게 어디서 났는데요?”해주 분원 연구사 영화에서는 많이 봤으나 실제 본 적은 없었다., “이번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생일날에 선물을 받았네 “역시 나라에서도 알아주는 박사선생님 다르시요 여길 왔더니 커피라는 것까지 다 맛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해주연구사는 들떠서 감탄을 연발한다.“여보 아직 안 됐소?” 박사가 부엌에 있는 마누라한테 치는 소리다. “네, 다 되었어요.” “푹 끓였지?” “네” 박사가 부엌에 나가 손수 벌렁벌렁 끓은 솥에서 커피 한 사발을 퍼 온다. “자, 마시게. 외국에서도 돈 많은 놈들이나 마신다는 커피일세. 오늘 우리도 실컷 마셔 보자고” “예, 정말 위대한 장군님의 은정깊은 사랑은 해와 달에도 못 비깁니다.” “그럼, 그럼, 그렇지 않고야 우리 같은 사람이 어떻게 커피까지 마셔보겠나” 그런데 웬일인가. 커피에 입을 대던 박사가 얼굴을 찡그렸다. “아니 여보 당신 커피 태운 게 아니야?” “태우다니요 당신 하라는 대로 했어요. 가마에 물을 하나 가득 붓고 걸쭉해질 때까지 다리라고 하잖았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쓴 거야? 혹 변질된 건가?” “아, 정말 쓰긴 쓰네. 역시 외국 놈들이란 워낙 이상한 것들만 좋아하는 놈들이라 우리 입에 안 맞아서 그런 게 아닐까요?” “맞아, 그럴 수도 있겠군그래” “옳습니다. 저도 지난 번 외국에 갔다 온 친구가 가져다 준 버터라는 걸 먹어봤는데 그날 우리 가족 전부가 배탈을 만나 고생 좀 했다니까요.” “옳거니, 그래서 당에서 늘 우리 식대로 살아가야 한다 한 모양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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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캐피선물 감사해유,
- 최연구사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13-12-02 14:34:43
- 최연구사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13-12-04 01:0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