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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탈북여성의 시 -제3편
Korea, Republic of 이민복 0 320 2014-09-07 23:46:15

(10년 후에)

왔다
무덤이 없는 땅에
무덤을 찾아
사람들이

죽음을 피해
떠돌이 갔던 사람들
몇 안되는 그들이

부모의 무덤
형제의 무덤
친구의 무덤을 찾아

초라한 잔디 한 개
덮어있지 못한 땅
서러운 바람소리만
밀려가고 밀려오고

어데 있는지도 모른다
평토된 땅에서
모른다
누구의 무덤들인지도

모른다
이곳일지도
저곳일지도
네가 밟고 있는 그 땅일지도
내가 딛고선 그 땅일지도

딱히 모른다
무덤을 묻은 사람들이
그 다음날
주검으로 어느 땅에
또 묻혔으니

그렇게
끊기지 않는 죽음으로
굶음의 전쟁을 치렀으니

찾지를 말라
네 무덤이 어디 있고
내 무덤이 어디 있나
한 가지만은 잘 안다
이 나라 땅이 분명함을
한(恨)의 땅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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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편부터 ip1 2014-09-08 00:04:26
    3편까지 잘 읽었습니다. 좋은 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빨리 통일되어 지난날의 아픔과 지금의 어려움도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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