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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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어느 주말 방학인 막내아들의 손을 잡고 ‘연평해전’을 보려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저는 개봉초기에 보았는데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다시 갔죠. 2002년 6월, 월드컵이 한창이던 (물론 아들이 세상에 없었던) 그 때, 조국의 바다를 지켜 전사한 용감한 해군병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요. 영화는 절반 이상이 해상에서 북한군과 교전하는 장면입니다. 관람도중 아들이 너무 무서워 소리까지 지루더군요. 영화 속 주인공들인 20대 안 밖의 꽃다운 병사들이 자랄 때도 이렇게 자랐겠지요. 생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전쟁으로 알고... 세상의 어느 부모가 제 자식 전쟁터에서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오기를 원할까요? 자식을 가슴에 묻는 부모들의 심정은 갈기 갈기 찢어질 겁니다.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오며 “아들! 영화 본 소감 어때?” 하고 물었습니다. 한참 머뭇거리더니 아들이 “전사한 해군아저씨들이 너무 불쌍해! 그리고 북한군인 놈들은 정말 비열해. 왜 우리에게 먼저 총을 쏘는 거야?” 하더군요. 10살 난 꼬마가 이렇게 생각하는데 우리 어른들은... 이번에는 아들이 묻습니다. “아빠! 아빠는 만약에 내가 군대에 나가서 저렇게 되었다면 어떻게 할 거야?” (이 녀석 엉큼하기는 그지없죠.) 한참 만에 답했습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음은 참으로 명예스러운 일이야. 아들이 영화의 주인공이면 이 아빠는 너를 자랑으로 생각할 거다.” 10년 후 이 녀석이 나라의 부름을 받겠지요. 그때 군복 입은 아들에게 이렇게 말하렵니다. “아들! 조국은 목숨보다 귀중해. 이 아버지가 부모형제와도 바꿀 만큼 소중했고, 네가 태어난 품이고, 우리가족의 운명과 미래가 있는 곳이다. 부디 멋지고 강한 사나이가 되어 세상에 하나뿐인 조국 대한민국을 철벽같이 지키고 당당히 돌아오라. 이 아버지가 기다린다!”
지난 2010년 3월 26일 21시 22분, 백령도 남방 2.5km 지점에서 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대한민국해군 722천안함이 북한군해군 잠수정의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하였습니다. 천안함에 탑승했던 승조원 104명 중 58명 구조, 46명 실종되었습니다. 사진은 대한민국해군 제2함대사령부 야외안보교육장에 전시된 ‘722천안함’입니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북한군의 천인공노할 만행을 역사는 기억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조국의 바다 지켜 산화한 천안함 46용사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2015년 8월 13일 - 집필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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