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11월12일 선구회(先驅會)가『先驅』12월호(편집인 安峰守.발행인 高麟燦)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해방직후 정치가들에 대한 국민들의 인상과 인기도를 추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자료다.
이 조사는 10월10일부터 11월9일까지 한달간 각 정당.언론사.문화단체.학교 등을 대상으로▲조선을 이끌어갈 양심적 지도자▲희망하는 정부형태▲내각이 조직될 경우 적당한 인물▲생존인물중 최고의 혁명가 등 4개항목에 대해 실시됐다.
가장 양심적 지도자는 呂運亨-선구회,해방후 첫 여론조사 「조선을 이끌어갈 양심적 지도자」로는 여운형(呂運亨)이 최고득표를 했다(1천9백57장 배부,9백78장 회수).조사 설문에서 명시된 최고지도자의 자격은▲국제정세에 정통▲조선사정에 통달▲가장 양심적.과학적.조직적▲정치적으로 포용할 아 량을 가질 것등이다. 추천된 임시정부 내각명단은 당시의 정치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었는지를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1천9백57장이 배부되어 9백78장이 회수된 설문결과를 보면 대통령감으로는 단연 이승만(李承晩.44%)이 최고득표를 했고,내무부장 김구(金九.20%),외무부장 여운형(28%),재정부장조만식(曺晩植.18%),군무부장 김일성(金日成 .32%),사법부장 허헌(許憲.38%),문교부장 안재홍(安在鴻.28%),경제부장 백남운(白南雲.22%),교통부장 최용달(崔容達.20%),노동부장 박헌영(朴憲永.38%)등이 각 부장으로 최고득표했다.
10명중 우익 4명,좌익이 6명을 차지했고 한민당 관계자는 한명도 들지 못했다.북쪽에 있던 조만식.김일성등이 포함된 것은뜻밖의 결과다.
이 여론조사를 발표한 선구회는「조선에 인물이 없다는 비난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조사를 실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조사결과는▲선구회가 우익성향의 단체인 점▲조사시점이 이승만 귀국 직후라는 점▲정당인과 문화인들 사이에서 설문 회수율이 떨어졌다는 점등을 고려한 상태에서 참고해야 할 것이다. 해방정국에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가 조사 주체와 대상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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