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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에게 (1)
REPUBLIC OF KOREA 동네이장 2 332 2006-08-17 10:50:51
4년전, 옌지에서 만났던 한 북조선 할아버지에게 "한국에 가고 싶으세요?"라고 물었다.

"비행기 꼬리에 매달려서라도 가고 싶습니다"

할아버지의 대답이었다.

불꺼진 골목길을 에돌아 나오면서 남몰래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언젠가 한번은 귀국하는 날 아침, 호텔에서 내 나이 또래 북조선 청년을 만났다.

출국 시간에 쫓겨 바쁘게 두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눈 후 짐을 챙겼다.

"어디가세요?"

"네, 오늘 귀국합니다."

한 달동안 한국의 가족과 떨어져 있어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순간, 어색한 방안의 공기를 느껴야 했다.

이제 몇 시간 후면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포옹을 하게 될 나,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그.

내 손에 쥐고 있는 녹색 여권이 그렇게 부끄러울 수 없었다.

내가 저 사람보다 잘난게 무엇일까?

내가 저 사람보다 더 존귀한게 무엇일까?

돌이켜보면, 내 힘으로 얻은 것이란 없다. 오직 내 부모를 만나, 반도의 남쪽에서 태어났다는 것뿐.

나도 사람이고, 그들도 사람인데,

나는 당당하게 그들은 대하고

나를 처음 만나는 그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나를 '선생님'이라 부른다.

한참동안 나는, 나이 많은 북조선 어르신께서 무작정 나를 '선생님'이라 부르면

"어르신 말씀 낮추십시오"라고 간곡히 부탁드렸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아니 홀라당 벗은 듯,

그 차별의 언어들이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일인데,

한 하늘 아래 태어난 사람끼리 만나는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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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섭 2006-08-17 10:55:33
    동네이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통일을 앞당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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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별 2006-08-18 02:28:36
    저도 탈북인으로써 동네이장님 맘 너무 고마워요
    제가 할아버지 그청년의 이름으로 인사드려요 전 중국 체류기간이 10일 정도 되서 얼마나 힘든지 뼈절이게 느껴보지 못했지만 같은 형제들이 있는곳이기에 항상 맘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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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자 2006-08-18 03:17:42
    동네이장님 따뜻한 글 넘 감동적입니다.
    중국에 있을때가 떠오르네요.
    한국에서 온 사람들을 볼때면 얼마나 부럽던지...
    처음 남조선사람을 보고 신기하기도 했고 같은 민족에 같은 사람이라는것이 너무 방가워서 바로 정이들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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