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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이곳에서 탈북수기를 읽고 많은 감동을 받아 이렇게 가입했습니다.
REPUBLIC OF KOREA 로이드 4 529 2006-10-01 01:45:42
저는 회사를 잠깐 다니다가 지금은 집에서 공무원 준비를 하며, 공부를 하고 있는 79년의 남성입니다. 저희집은 가난한 편이었고, 부모님들도 두분다 사이가 좋지 않으셔서, 매일 집안에서 밤낮으로 싸우셨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다니다가 휴학을 하고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20대후반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여기와서 많은 탈북 수기를 읽으며, 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저는 대학휴학후에 취직이 잘 되지 않을때, 공부위주, 일류대간판위주로 돌아가는 이 사회를 비판하며 사회탓을 했습니다. 그리고 학창시절에 열심히 공부안했던것은 집에서 매일 싸우는 부모님들이 삶을 늘 우울하게 만들어서 인생에 흥미가 없어져서 그런거라고 마음속으로 탓하곤 했습니다. 물론 그런생각들이 군대를 나오고 힘든 사회생활을 해가면서 많이 바뀌고, 저의 인생은 제가 해온 만큼의 결과일뿐이고, 누구탓도 아닌 내탓이라는 사실을 깨닫긴 됐지만, 아직까지도 안좋은일이 생기거나 인생이 우울할때면 금새 입에서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욕이 튀어나곤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경험담을 읽으니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럽습니다. 인생을 밝게 긍정적으로 보고 열심히 살아라. 초등학교의 도덕책에서 자주 볼수 있는 교훈의 덕목이지만, 이 간단한 말을 속으로 알지만 몸에 와닿게 느껴본적이 없었습니다. 오늘 여기서 그말의 의미를 조금은 깨달은듯 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아마도 제 인생이 내 마음대로 순탄하게 풀리지 않았던것은 제가 늘 사회를, 그리고 인생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서 그랬나 봅니다. 앞으로는 고쳐볼 생각입니다.

수기를 읽다보니 서울이란 대도시에 대한 낯설음에 관한 글도 종종 보이더군요. 그 글을 읽으며 웃기도 하고 나의 서울생활을 생각하며 공통점도 떠올렸습니다. 저는 경상남도의 진주시가 출신지입니다. "논개" (임진왜란 당시 왜장의 몸에 꽉지를 끼고 안아 강에 뛰어들었던 기생) 로 유명한 고장입니다. 그곳에 가본분도 계시겠지만, 모르는분들도 있겠죠. 인구 30만정도의 작은 도시이며, 공해도 거의 없고 경치가 좋고, 도로와 공원조성이 깨끗이 정비되어 깔끔하고 살기좋은 곳입니다. 가끔 명절에 서울에서 고향으로 내려가면, 공기의 차이를 확 느낄수 있습니다. 어쨋든 저도 처음에 서울와서는 말투때문에 많이 고생했습니다. 경상도 사투리도 북한 사투리처럼 억양이 쎄서, 한번은 지하철에서 친구와 같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주위에 사람들이 점점 우리를 피하더군요. 그래서 같이 있는 서울친구한테 저사람들 왜저러냐고 물어봤더니, "억양이 너무 강해서, 일상적인 이야기도 싸움하는것처럼 들린다" 고 했습니다. 이곳에 와서 회사에 취직하고도, 말투와 사투리때문에 가끔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에 문제도 겪고, 거래처의 전화를 받을때도, 상대방이 거부감을 느끼는것 같기도 하고, "뭐라고 하셨어요?" 하고 물어볼때는 많은 스트레스도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 열심히 노력해서 서울말투를 연습해서 지금은 이제 그런 문제는 없지만, 아직까지 완전 서울말은 구사하지 못하고, 경상도 억양은 남아있습니다. 가끔은 내가 쓰는 말이 서울말인지, 경상도 사투리인지 나조차도 모르겠습니다.

수기를 읽다보니 탈북자란 이유만으로 한국사회가 차별과 불신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정말 그런일이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북한 말투는 어린시절부터 종종 코미디프로나 종종 연예인들의 개인기정도로 접해와서, 사람들이 그말을 듣고 잠깐 우스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저도 서울와서 경상도 말투를 쓰다보니 종종 사람들이 웃을때가 있어서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말투가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을 차별하고 불신하는 그런 비정한 사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 사회나 나쁜 사람들과 사고가 이상한 사람들이 있으니, 그런 인식을 가지게 된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일정 부분은 여러분들의 오해도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어릴때부터 통일에 대한 중요성을 교육 받았습니다. 나름 어린 마음에 분노도 했었습니다. 같은 민족끼리 왜 서로 분단되서 살고 있고, 그로 인해 남한이든 북한이든 남자들은 징병을 받아 일정기간의 군생활을 해야하고, 서로를 경계하며 살아야하는지 이해가 안됐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자라고 그에대한 많은 자료들과 견해들을 읽어보니 아주 복잡하더군요. 다들 알다시피 우리나라, 남한과 북한이 모두 통일에 합의하고 이루려 한다고 해도 쉽게 이루어질수 있는게 아닌것 같습니다. 일단은 지금 당장 경제력의 차이가 너무 커서, 국민들이 평균적인 삶의 균형을 이루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거기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때문에 남한의 경제도 몰락한다는 이론도 있고, 무엇보다 일본이든 중국이든 소련이든 미국이든 주위의 강대국들이 우리나라의 통일을 실제로 속으로는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통일을 이루어 국민이 단합을 하고 우리나라가 강한 군사력을 동반한 경제대국으로 발전하면, 이제까지처럼 중국이나 미국의 의견을 순순히 따르지 않고, 우리들의 주장을 펼치칠수 있으니까요.그외에도 통일이 되는것보다 이 상태를 유지하는것이 미국이 남한에 폐기처분될 형편의 자기 무기들을 팔아먹기에도 적당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이나 일본이나 소련도 우리나라가 통일되서 분단으로 인한 전쟁발생가능성 제1위의 국가를 벗어나고, 안정되게 발전하며 강한 나라가 된다면, 주위에 강대국이 하나더 늘어나는것이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좋을게 없다는 입장이죠. 독일이 서독과 동독으로 분단되었을때도 미국은 겉으로는 독일의 통일을 장려하는 입장을 취했지만, 속으로는 통일을 반대하고 계속 자신들이 서독에게 대량으로 무기를 팔아먹을수 있도록 분단이 지속되기를 바랬다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통일은 강대국들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사상과 체제, 경제적 차이의 장애물로 뒤덮여 있어서 아직은 한참 남은것 같습니다. 그래도 빨리 이루어 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가뜩이나, 추석이고 고향생각 나고, 통일을 간절히 기다리시는 분들께, 재수없는 이야기를 해서 죄송합니다. 한국오셔서 좋은 사람들과 친구들은 많이 만드셨습니까? 저는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어 친구가 적은 편이지만 어쩌면 저도 여러분의 좋은 친구가 될수 있을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 사이트에 많이 들려며 좋은글들 구경하고 리플도 남기겠습니다. 다들 좋은 주말 보내시고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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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드 2006-10-01 02:57:16
    아 그리고 여기에 대화방 하나 만들면 좋을거 같네요. 중국에 계신 탈북자분들이 정보 구할때도 실시간으로 도움도 될수 있을거 같구요. 그렇게 크게 트래픽 생기는 작업도 아니니.. 이런 건의글은 어디에 올려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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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기 2006-10-01 07:42:47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2006-10-0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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