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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궁합을 무시한 죄/19세 이하 미성년자 출입금지
Korea, Republic o 이강석 기자 2 401 2007-02-13 23:40:04

속궁합을 무시한 죄

마누라와 부부관계는 늘 썰렁했다. 반주가 나오지 않는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붙잡고 용을 쓰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뭔 여자가 그렇게 까다로운지, 애들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핑계로, 혹은 기분이 내키지 않는 다는 구실로, 요리조리 잠자리를 기피하는데 낸들 어쩌겠는가,


'그렇다고 주어진 규정량을 먹지 않고 그냥 갈 순 없잖아'


졸음이 쏟아지는 고단한 몸을 꼬집으며 이을 악물고 기회를 엿보며 아이들이 잠들기를 끈질기게 기다렸다가 부부관계를 시도할 시점이 되면 그녀는 어느새 팔다리를 큰 대자로 벌리고 코를 드르렁거리며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군침을 꿀꺽 집어 삼키며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다가 가 세상 모르고 잠든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는 낭패감이란 배식 끝났으니 굶어야 한다는 준엄한 암시 만큼이나 황당하다.


비교적 튼튼한 몸을 가졌기 때문일까, 밤마다 샘물처럼 솟아나는 성욕을 참는다는 것은 차라리 고통스러웠다. 그런 내 마음을 무심한 아내가 알 턱이 없다. 없는 용기를 쥐어 짜내어 슬그머니 아내의 치마끈을 풀고 관계를 시도하는데 갑자기 천장이 무너지는 듯한 벼락치는 굉음이 울린다. 그녀는 곤히 잠들었는데 왜 성질 나게 깨우냐고 고래고래 악을 쓰는 것이다. 날벼락도 그런 날벼락이 없다.


날이면 날마다 밤은 길어지고 독수공방으로 하얗게 지새운 날이 얼마였던가, 속 모르는 남들은 예쁜 마누라 얻어서 행복할 것이라고, 지레짐작으로 부러운 눈초리를 보내오곤 하지만 내게 마눌은 진열장 안에 고이 모셔진 장식품일 뿐이다.


명색이 마누라 있는 놈이 염치 불구하고 손오공을 불러 욕구를 해결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영 뒷맛이 '아니올시다'이다. 없는 실력을 쥐어 짜내어 여기저기 손을 뻗치고 어렵사리 그럴듯한 여인을 구하긴 구했는데 어찌 냄새를 맡았는지 마눌은 내가 먹긴 싫지만 남 주긴 정녕 아깝다는 선언문을 낭독하며 자초지종을 불문하고 한 번 포로는 영원한 포로임을 천명한다.


어디 그뿐이랴, 노기 충천한 뺑덕어멈으로 돌변하여 네 죄를 네가 알렸다는 식으로 닦달을 친다.

'아, 속궁합을 무시한 죄가 이렇게 클 줄이야'


글/ 이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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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2-15 06:09:33
    이강석이라는 놈은 미친 놈이로군. 아니,아니 바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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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기 선생 2007-02-15 09:11:11
    글 올리는 게시판에선 험한 인신공격하는 것이 아닙니다.그게 기본적인 예의입니다. 험님 예의 좀 지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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