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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쓴 시인데 인제 올리게 되네여~~
Korea, Republic o 이일선 8 437 2007-05-24 11:53:48
일 반 차 칸

차표도 없이
증명서도 없이
열차가 멎기 바쁘게 아우성 치며
사람들이 오른다.

내리지 못한 사람들의 애끓는 호소도
구역질 나는 상욕질과 주먹에도
아랑곳 없이 오직 오르기만한다.

호각소리 울리고 열차가 떠날 땐
오르지 못한 부녀자들
안타까이 발을 구르다
멍청한 눈길로 멈추어 선다.

열차 지붕위에 올라 앉은 사람들
화장실에 들어 찬 사람들
남자고 여자고 젊은이고 늙은이고
돌아 설 틈조차 없이 꽉 조였다.

발냄새, 땀냄새, 물고기 비린내,담배연기...
어델가나 마찬가지인 세상인 줄
뻔히 알면서도
한가닥 희망안고 열차위에 올랐다.

쌀 구입 !
누구나 한 목적,
여위고 쪼들린 사람들
때 올라 반질거리는 옷을 입고
배낭마다 무언가 집어 넣었다
쌀과 바꾸려고...

저기 상급차에선 맥주병 튀는 소리,
길게 누운 남자들의 희롱질에
여인들의 즐거운 웃음소리...

벌써 때 시간이 지났건 만
점심도 저녁도 건너 뛴 사람들
입슬을 깨문다
먹을 것 생각 하지 않으려
머리를 흔들면서...

아. 여기 일반차칸은
숨막혀 질식한 여인을
열차창문으로 내려놓고
도시에서 농촌으로 사람들을 태우고
기적소리와 함께 또다시 간다.

1998.여름 북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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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꽃지기 2007-05-24 17:53:56
    생존을 위한 처절한 일상이 고스란이 드러나는 글을 읽으며,
    혼자 적지않은 생각에 잠겨 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국호가 부끄럽게 인민들의 권익을 옹호하지 않는 북녁의 위정자와 북녁동포들의 인권엔 아예 눈감은 채 평화와 교류지원을 자랑 삼는 듯한 남의 위정자...그들에게 과연 최소한의 소명의식이나 역사인식은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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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좋네 2007-05-24 18:19:26
    아 글 잘쓰시네요. 꾸미려하지 않고 담담하지만 아픈 마음이 와닿는 글이군요. 좋은 시 또 올려주세요.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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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취한고양이 2007-05-24 18:31:38
    우리나라에선 볼수없는 광경이네요 ;; 가슴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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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헉!~~ 2007-05-24 18:39:07
    헉!~~ 몇 줄 글 속에 북한현실을 넘 생동하게 잘 표현하셨어요.
    거창하거나 과장한 표현도 없고 소박하고 꾸밈없는 글에 감동 만 땅!!~~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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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선 2007-05-26 08:24:54
    좋은 글들이 더 있는데요~ 앞으로 자주 올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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