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광장

자유게시판

상세
정착
REPUBLIC OF KOREA 솔직325364 5 706 2007-10-23 15:38:30
벌써 여덟번째 겨울이 다가옵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땅이 제일인줄 알고 배고픔도, 추위도 당연한것으로 "이해"하던 까막눈이 자유의 품을 찾아 이 땅에 온지도 벌써 다섯해가 됩니다.
살얼음이 깨어지는 두만강의 차디찬 물속을 헤매며, 어디로 가다가 저 세상사람이 되었는지 꿋꿋하게 얼어붙은 시체를 피해가며 나 혼자 살아보겠다고 허둥지둥 발걸음을 재촉하던 그 겨울이 여덟번이나 지나갑니다.
무엇이 우리를 하여금 고향이라는,조국이라는 정든 품을 떠나게 했고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하게 만들었는지 ```
그처럼 광활한 대지와 그처럼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중국이 결코 이 자그마한 몸뚱이 하나도 건사해 주지 못하는 타국임을 알았을 때에 이미 나의 운명은 나그네였습니다.
갈길 없고 머무를 번지 수 하나 없는 나그네의 길```
아무리 인생이 나그네 길이라고 하지만 우리처럼 비참한 나그네의 운명을 지닌 이가 몇몇이나 되겠습니까?
따뜻한 보금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매일 볼수 있는 오늘의 행복을 생각하면 "정착"의 의미가 새로워 집니다.
누구는 정들면 고향이라고 했지만 세월이 좋아지고 살기가 편해진 지금엔 그 어디에 가나 정착하기가 수월할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중국에서 헤매일 때 꿈에도 가고 싶고 죽어서도 묻하고 싶던 한국에 왔지만 또 어디론가 정처없이 떠나고 있습니다. 더 나은 "행복"을 찾아서, 좀 더 나은 보금자리를 찾아서.```
누구는 당신의 행복을 위해 가고 누구는 아이들이 미래를 걱정하며 정처없이 떠나 갑니다.
두만강을 떠나올때는 하루 세끼 배고픔만 잊는다면 아무 걱정도 안하겠다고, 아니 원이 없겠다고 했지만 중국을 거쳐, 몽골, 베트남, 태국을 거쳐 한국에 온 이후에는 꿈도,욕심도 많이 자랐고 야무지게 커졌습니다.
날씨가 추워져도 땔것 걱정 있나, 손발이 얼어들 걱정 있나? 참으로 걱정은 하나, 돈 벌 걱정. 욕심밖에 없는데 ```여기저기서 정처없이 떠나간다니 과연 정착의 종점은 어딘지 모르겠네요.
어데 가든지 내 노력이 없는 성공은 없고 땀이 없이는 열매가 없습니다.
하나의 공것을 위해서 정처없이 헤매지 말고 그래도 말이 통하고 피가 통하는 곳에서 정착해 살아봅시다.
거기가면 좀 더 나을것 같은 기대감은 아예 버리고 하나를 희생해야 하나가 주어진다는 생활의 진리를 좀 더 깊이있게 새겨보면 어떻습니까.
하나의 공것을 위하여 이 세상 한끝에서라도 갈것이 아니라 그 하나를 위하여 열심히 공을 들이면 이 땅에서도 반드시 좋은 결과가 생길수 있습니다.
내 부모 ,내 형제가 사는 북한땅을 지척에서 바라보며 힘을 얻고 용기를 얻고 지혜를 얻으며 열심히 살아 통일의 그날이 오면 제일먼저 고향으로 가야 할 사람들이 자꾸자꾸 더 멀리 떠나는것이 너무 가슴 아픕니다.
모쪼록 편안한 마음으로 고향을 떠나 올때의 그 마음이 변치 말고 열심히 살아 이 땅에서 꼭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줍시다.
성공은 반드시 돈을 많이 버는데만 있지 않습니다. 또 성공했다는것이 꼭 특정분야에 취직을 했다는것만도 아닙니다. 노력을 하고 땀을 흘려 조금씩, 조금씩, 앞날을 위해 무엇인가를 이루어놓는것은 다 정착의 길이고 성공의 길입니다. 큰 욕심을 버리고 아주 사소한 곳에서 희망을 보고 기쁨을 맛보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에서는 상상조차 할수 없었던 남한을 처음 접하던 그날의 그 심정으로 욕심은 버리고 보다 더 좋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하여 우리도 열심히 노력하고 살아봅시다.
탈북자 여러분, 힘 내시구요, 건강하세요.
노력하면 꼭 잘 살이 옵니다. 화이팅!
좋아하는 회원 : 5
효무 봄의기쁨 민유부사 통일한국 꼬제비

좋아요
신고 0  게시물신고
  • 까페라떼 2007-10-23 17:30:33
    님의 글을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정말 님 처럼 살기가 쉽지 않은 이야기인데 감명 깊네요
    사람이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잖아여
    하나가 생기면 둘을 갖고싶고 둘을 갖으면 셋을 갖고 싶은게 사람욕심이며
    욕심엔 한도 끝도 없답니다
    님도 조금더 욕심을 가지시고 꿈을 가져보심이 어떠하올런지여!
    돈을 많이 버셔서 탈북동포님들을 관심을 가져 주시길!!
    감사합니다...20000 ^^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봄의기쁨 2007-10-23 17:52:21
    솔직님의 글에 동감입니다..
    저는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여기서 힘들게 찾아온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든 고향을 멀리 떠나 부모형제 다 버리고 돈을 벌겠다고 이렇게 두만강을 넘고 압록강을 넘고 수많은 죽음을 남기고 오늘날 여기 대한민국까지 무사 귀국하였는데 우기가 가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여기 대한민국이 우리나라라고는 하지만 말이 통한다는 그것 말고는 외국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몇십년을 살았던 삶을 포기하고 여기서 다시 인생의 새 출발을 하여야 하는데 왜 힘이 들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여기서의 힘든 생활이 북에서 고생한것, 중국에서 고생한것, 타향에서 한국행을 위하여 고생한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자마자 모든 일이 우리가 원하던 대로 다 풀린다면 이 세상 사람들이 다 부자가 되고 잘사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않길래 잘사는 사람이 있고 못 사는 사람이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지금의 생활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우리 모두 참아나갑시다..
    그러느라면 언젠가는 우리들한테 해뜰날이 올것입니다..
    저도 물론 사회적응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한 소녀입니다..
    힘들고 지치고 싶을때는 지금도 북에서 고생하고 계시는 우리의 부모형제들을 생각하며 힘을 얻고 삽시다..
    동포여러분 , 이 어려운 고비만 이겨내면 우리 얼마든지 잘살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전 대한민국 국민이 우리를 지켜보고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여 부끄럽지 않게 통일이 되는 그날 통일 아리랑을 부르며 고향으로 달려갈 그 날을 위하여 여기 대한민국에서 당당한 국민이 되여 이 사회를 위하여 우리 자신을 위하여 열심히 살아나갑시다..
    우리 모두 하이팅입니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목포시민 2007-10-23 21:50:05
    짝짝짝 ~~
    성공이란 돈을 많이 버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만족하고 보람을 느끼는 것이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민유부사 2007-10-23 22:08:05
    여기 계시는분들은 모두 시인입니까?아니면 작가?
    왜 이렇게 구구절절 가슴에 맺혀오는 글들만 있는지..
    일년 먹을 감동을 여기서 다 먹고 있군요..
    맞습니다.
    우리모두는 당신들이 행복해 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이곳까지 온 당신들이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후회는 미래를 위해선 아무것도 도움이 안됩니다.
    차라리 반성을 하라는말이 있습니다.
    탈북자 여러분들이 제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통일한국 2007-10-23 22:09:55
    이글은 통일한국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07-10-24 01:12:10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솔직325364 2007-10-23 23:02:08
    댓글 올려주신 여러분께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제 주변에도 정말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착은 힘듭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착은 우리의 몫입니다. 서로 돕고 노력하면 꼭 좋은 앞날이 있을것이니 힘을 내서 꼭 이땅의 이방인이 아니라 국민으로서의 몫을 다하며 살아갑시다. 감사합니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댓글입력
로그인   회원가입
이전글
體制交替(체제교체)는 총성없는 전쟁이다.
다음글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