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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최계월씨 모자 "통일돼야 보통만남"
동지회 550 2006-06-29 13:23:20
첫날 만찬서 담소…가족사진 찍으며 단란한 한 때

남측 어머니 최계월씨와 북측 아들 김영남씨는 28일 오후 첫 상봉에 이어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만찬상봉에서 28년만의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헤어졌던 시간의 한을 달랬다.

최씨는 만찬상봉장인 금강산호텔 2층 93번 테이블에 앉은 아들 영남씨를 보자마자 손을 덥석 잡으면서 “우리 아들이야..우리 아들”이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기도 했다.

최씨와 함께 온 딸 영자씨는 영남씨에게 “엄마가 춤이라도 추고 싶데”라고 말했다.

영남씨는 “엄마 표정도 좋아서..춤은 후에 와서 추고”라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영남씨는 어머니 최씨 눈에 다시 눈물이 고이자 “좋은 날인데 웃어야지”라고 다독였고 최씨는 “아이고, 우리 아들”을 연발하면서 굳게 잡은 영남씨의 손을 놓지 않았다.

영남씨는 “엄마, 혈압 높아?”라며 최씨의 건강상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지만 최씨는 “높아. 몇달 돼. 1년돼”라면서 “너 봤으니 죽어도 돼”라며 행복을 만끽했다.

영남씨는 왼손은 누나 영자씨에게, 오른손은 어머니 최씨의 손을 잡고 이야기 꽃을 피웠고 영자씨가 귀엣말로 “이렇게 사니 괜찮아”라고 묻자 영남씨는 “괜찮아”라고 답했다.

영남씨는 영자씨에게 “결국은 누구 말대로 나라가 통일되긴 해야지. 이런 일이 보통 일이 돼야 하는데. 특별한 일이 됐어”라며 몰려든 취재진의 시선집중에 부담스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영자씨는 만찬 내내 옆에 앉은 영남씨와 환한 얼굴로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반대편 옆자리에 앉은 조카 은경(일명 혜경)양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호텔 접대원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영자씨는 하얀 저고리를 입은 은경양에게 “요즘 나이에 맞지 않게 왜 한복을 입고 있냐”고 묻자 은경양은 “불편해보일까봐”라면서도 “전체적으로 저고리를 입으면 커보이고 여기 제 또래 여대생들은 저처럼 많이 입고 다닌다”고 말했다.

옆자리의 영남씨는 교복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영자, 영남씨와 은경양은 물론 영남씨의 아들 철봉군도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으며 영자씨는 철봉군의 볼에 뽀뽀를 하고 헤어질 때는 은경양의 볼에도 입맞춤을 했다.

특히 며느리 박춘화씨는 남측 시어머니 최계월씨 옆에 붙어앉아 식사시간 내내 이러저런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 눈에 띄기도 했고 만찬상봉을 끝내면서 최씨 모자와 김씨 가족들은 가족사진을 찍기도 했다.

영남씨는 만찬상봉 직전 “어머님을 뵈니 행복하시냐”는 남측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간단하게 답했지만 “따님 은경양이 남측에서 무척 유명하다”는 말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북측 당국자와 취재진도 만찬상봉 동안 최씨 모자상봉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큰 관심을 보였다.

만찬 막바지 우리측 상봉단장인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최계월씨 모자 테이블에 찾아가 영남씨에게 “어머님 잘 만났냐. 어머니가 많이 우시더라”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고 은경양에게는 “전공이 뭐냐”고 묻자 “컴퓨터 학과”라고 답했다.

옆에 있던 영남씨는 “제가 미래를 보고 컴퓨터학과로 보냈다”며 은근히 자랑을 했고 한 총재는 “남쪽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나은 IT강국인 것을 아느냐”며 “나중에 남쪽으로 유학을 오라”고 말했다.

이어 철봉군을 보며 “아들을 (대학) 어디를 보낼 생각이냐”고 묻자 영남씨가 “이 아이는 지금 군대 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 총재는 영남씨에게 “나이에 비해 너무 젊어 보인다. 잘 생겼다. 부인도 아주 미인이시고 복이 많수다”라고 말했다.

은경양과 박춘화씨는 만찬을 끝내고 만찬장을 나서는 최계월씨와 김영자씨를 계단 앞까지 배웅했다.

영자씨는 만찬을 끝낸 뒤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내일 기자회견에서 다 이야기한다고 하던데..”라며 말을 아꼈다./연합 200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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