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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술 오르면 '찔레꽃' 열창
동지회 1280 2005-01-13 14:52:13
김정일 술 오르면 '찔레꽃' 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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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된 영화배우 최은희씨(오른쪽)가 김정일(왼쪽) 주최의 오찬장에서 뱀술을 들여다보고 있다./신상옥·최은희 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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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은 연회를 즐긴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열릴 때가 많다. 주로 평양에 있는 집무실 옆의 공관에서 열린다. 오후 8시쯤 시작한다.

참석자들은 매번 김정일의 측근 중심이다. 연회장 입구에는 그날의 ‘당번’이 기다리고 있다. 당번의 임무는 들어오는 사람에게 양주를 물컵(맥주컵)으로 한 컵씩 주는 것이다. 입장주다.(신상옥·최은희 비록)

이걸 마셔야 연회장에 들어갈 자격이 생긴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지도자(김정일) 앞이라도 취해서 놀아도 된다는 ‘면허’인 셈이다.

술이 거나해지면 김정일이 “(김)용순 동무 노래 한 곡 부르기오”라는 식으로 시킨다. 대부분 남한 노래를 부른다. ‘이별’ ‘하숙생’ ‘찔레꽃’ ‘동백아가씨’ ‘당신은 모르실거야’ 등은 매번 나온다.

김정일도 부른다. 18번은 ‘찔레꽃’ ‘섬마을선생님’ 등이다. 김정일은 ‘백설이 덮인 볼가강으로 달리는 삼두 역마차…”로 시작하는 러시아 민요 ‘삼두역마차’도 자주 부른다.

춤도 춘다. 게임도 하는데, 털깎기도 있다. 게임에서 지면 이발 기계로 듬성듬성 머리를 깎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모자 쓰고 출근한 당 간부는 전날 게임에서 진 사람이다.(김정일 처조카 이한영)

어느 초대소 연회에서의 일이다. 디스코 춤을 추고 있는 다섯 명의 기쁨조에게 술에 취한 김정일이 다가가 “옷을 벗어”라고 명령했다. 무희들이 옷을 벗고 있는데 김정일은 다시 간부들에게 지시했다.

김정일은 “당신들도 같이 춰”라고 했다. 김정일은 또다시 명령했다. “춤을 추는 건 좋은데 만져선 안돼. 만지면 도둑이야”라고 했다.(김정일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김정일은 개인 술 창고도 갖고 있다. 양주 1만병 정도가 들어 있다. 술은 헤네시 코냑을 즐긴다. 북한의 외교관들은 김정일이 좋아할 만한 술을 구해 보내기도 한다.

희귀 음식재료를 구하는 일도 외교관들의 일 중 하나인데 ‘낙타 다리’를 구해 전달한 경우도 있다.(전 북한 외교관) 언젠가는 해군사령부에서 물개를 잡아 해구신을 선물한 적도 있다.

김정일이 먹는 쌀은 평남 문덕쌀, 물은 평남 온천군 용월리 신덕산의 신덕샘물이다. 모두 별도로 만들어진다. 특히 쌀이 그렇다. 검정(검사)부 아낙네들이 깨진 쌀, 금이 간 쌀을 손으로 골라낸다.

밥은 백두산 땔나무로 가마솥에 짓는다. 김정일이 산해진미를 즐긴다는 사실을 아는 북한 주민은 거의 없다. 당 선전부는 "장군님은 항일무장투쟁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줴기밥(주먹밥)에 콩나물국, 언 두부를 드시는 혁명가"로 묘사한다.

김정일은 꼭 벤츠 자동차(독일산)를 탄다. 김정일은 차값을 금괴로 결제, 벤츠사 최고고객 중 한 명이다.(이한영) 김정일의 개인소유 차량은 500여대 정도다. 별장 내에서만 사용하는 번호판 없는 벤츠도 적지 않다.



김정일이 주재하는 비밀파티에 참석하는 측근들에게는 문이 하나 달린 소형 벤츠280을 선물한다. 차번호는 모두 216-○○○○.('216'은 김정일 생일을 의미. 뒤 숫자는 3333, 9999 등이다.)

비밀파티가 열리는 날 216으로 시작하는 번호판을 단 벤츠 10여대가 줄지어 평양시내를 달리는 풍경이 목격되는 경우도 있다.(인민군 장교출신) 김정일의 차가 시내를 달릴 때는 일반차량 통행은 금지된다.

벤츠280에는 김정일이 지시한 '옵션'이 붙어 있다. 비밀파티에 참석할 때만 사용하며 반드시 손수 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주민에게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파티 후 귀가하다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경우가 허다하다. 이종목(당시 외교부 제1부부장) 김치구(당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이화영(조직지도부 부부장) 등이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했고, 오진우(인민무력부장)와 노명근(당 재정경리부장) 등은 사고 후유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했다.

2003년 갑자기 사망한 김용순(대남비서)의 사인도 교통사고였다는 얘기가 있다. 춤 노래 재담에 뛰어났던 김용순은 비밀 파티의 고정멤버이자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한다.

김정일은 여름이면 수상 오토바이(모터 보트)도 탄다. 91년 압록강에서 김정일은 자신의 요리사인 후지모토 겐지에게 “진짜로 승부를 가리자”며 시합을 요청했다.

이 게임에서 지자 김정일은 한달 후 다시 시합을 갖자고 했는데 그때 김정일은 배기량이 엄청나게 큰 것을 갖고 나왔다.(후지모토 겐지) 김정일이 이겼다.

자동차와 수상 오토바이 외에 오토바이, 승마, 수상스키 등 스피드를 내는 탈 것들도 김정일이 좋아하는 것들이다. 청소년 시절부터 그랬다는 기록도 있다.

고교시절에 오토바이를 타고 월북 문인 이기영(성혜림의 첫 시아버지)의 집으로 찾아간 적도 있다.(성혜랑)

김정일이 영화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그의 개인 영화문헌고(필름 라이브러리)에는 성우, 번역사, 자막사, 녹음기사 등 250명이 일하고 있다.

필름 1만5000∼2만편을 소장하고 있다. 최근 김정일의 취미 항목에 여성 싱크로나이즈드 수영(수중 발레) 관람이 추가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김정일은 사격도 즐긴다. 수준급이다. 몬트리올 올림픽(1976년) 금메달리스트 이호준과 속도권총 1인자 김창호가 사격 개인교사다.

가정생활을 비롯해 이런 김정일의 사생활은 일반 국민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는다. 선전 매체들은 현지시찰 등을 제외하고 김정일의 얼굴을 자주 내보내지 않는다.

육성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늘 신비스런 인물로 연출된다. 김정일 자신은 “적들이 모르게 안개 속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좋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은둔’이 아니라 ‘전술’인 셈이다.
/손광주 The Daily NK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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