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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괴담, "내 자켓 내 놔!"
REPUBLIC OF KOREA 관리자 947 2007-08-03 10:13:49
자유북한방송 2007-08-02

[죽은 옆집 여성의 자켓이 탐나 귀신행세 하던 여인 15년형 받아]

요즘 남한의 영화관 스크린마다 공포영화가 봇물처럼 터져 나와 한여름의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 보내고 있다. 북한에는 공포영화는 없지만 갖가지 공포괴담이 구설로 전해지고 있다.

며칠 전 평안남도 증산교화소 출신의 탈북자가 쓴 수기에서 한편의 코믹스러운 공포괴담을 읽었다. 4년 전 중국공안에 체포 되여 북송된 후 ‘증산교화소’에서 2년을 복역한 탈북자 이영희(가명,28)씨는 자신의 수기에서 교화소 안에서 들었던 공포괴담을 소개했다.

...우리 감방에는 16명이 함께 있었는데 그중에 별명이 ‘자켓’이라는 여죄수가 있었다. 이 별명은 우리 감방동료들이 붙여 준 것이다. ‘자켓’은 황해도 해주사람이었는데 나이가 40대 초반의 아줌마였다. ‘자켓’은 우리 감방에서 몇 안되는 재탕생(재범)이였다. 그는 2년 전에 기업소 돈을 빌려 쓰고 갚지 못해 공금횡령죄로 1년 판결을 받고 ‘증산교화소’에 왔었다.

당시 그는 초범이라 대사령을 받고 6개월 만에 출소했다. 그런데 출소 후 고향에 갔던 ‘자켓’은 4개월도 안 돼 다시 ‘증산교화소’로 왔다. 그것도 15년이라는 중형을 받고 말이다. 도데체 ‘자켓’이 무슨 죽을 죄를 지었길래 종신형이나 다름없는 15년 형을 받았을까?

그 이유가 궁금했던 나는 몇몇 동료들과 함께 밤이 되자 ‘자켓’에게 다가가 다시 들어온 사연을 얘기 해달라고 졸랐다. ‘자켓’은 처음에는 할 말이 없다고 잘랐다. 그러나 결국에는 우리의 성화에 견디지 못하고 한편의 코믹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켓’이 출소해 고향에 돌아 간지 얼마 안돼 옆집에 살던 아줌마가 갑자기 사고로 죽었다. 죽은 옆집아줌마의 남편은 외화벌이 사업소의 중견간부로 그 집은 동네에서 알아주는 부자 집이였다.

그래서 옆집 아줌마는 생전에 일반주민들이 입어보지 못하는 비싼 옷만 입고 다녔었다. 그 아줌마가 입었던 옷 중에서도 제일 예쁘고 비싼 옷이 일본에서 수입한 빨간색 ‘자켓’이였다. 옆집남편은 부인의 관속에 본인의 유물을 다 넣으면서도 빨간색‘자켓’ 만은 아까웠는지 넣지 않았다.

옆집에 나가 상갓집 일을 돕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된 문제의 주인공은 어떻게 하면 예쁜자켓을 자신의 손에 넣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생각해낸 방법이 귀신연기를 하는 것이였다.

며칠 후 새벽 하얀 소복을 입고 머리를 길게 풀어헤친 귀신이 부인이 죽은 집에 나타나 “어~ 추워 내 자켓 내놔라”라는 무시무시한 소리를 냈다. 가뜩이나 부인이 죽고 수심에 잠겨 있던 옆집 남자는 난데없는 귀신의 출몰에 잔뜩 겁을 집어 먹었다. 남자는 정말 죽은 자기 부인의 귀신이 ‘자켓’을 찾으러 온 줄로 여기고 공포에 질려 버렸다.

귀신은 매일 새벽 같은 시간에 나타나 무시무시한 음성으로 집주인 남자를 공포의 도가니 속에 빠뜨렸다.

집에 혼자 있는 것이 무서웠던 옆집남자는 안전부에 있는 친구에게 귀신이 매일 자기네 집에 온다는 말을 했다. 안전원친구는 그의 말을 미친 소리 쯤으로 여기다가 넋 나간 사람처럼 허둥대는 친구의 모습이 가련해 친구의 집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기로 했다.

친구의 말을 그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잠들었던 안전원은 술 한잔 마시고 잠들어 버렸다.그러다가 새벽에 “어~ 추워 내 자켓 달라” 귀신의 음산한 소리에 놀라 잠을 깼다. 창밖에 얼른거리는 하얀 소복을 입은 귀신의 모습을 목격한 안전원 친구는 그제야 친구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알고 자신도 두려움에 밖에 나갈 엄두도 못냈다. 뭔가 기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그는 상급에 보고하고 인원을 지원받아 그날 저녁 친구의 집주변에 매복했다.

그런데 안전원들이 매복한 것을 몰랐던 여인은 또 귀신차림을 하고 나타나 ‘자켓’을 내놓으라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런데 귀신이 ‘자켓’을 달라고 말하자 갑자기 옆집창문이 열리며 방안에서 ‘자켓’이 귀신에게로 날아왔다. 귀신흉내를 내던 여인은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해 흠칫 놀라며 날아 온 ‘자켓’을 받았다.

주변에 매복해 지켜보던 안전원들은 그것을 보고 귀신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했다. 진짜 귀신이면 저렇게 놀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귀신여인은 ‘자켓’을 들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았다.

그러나 그대로 집에 들어가면 정체가 드러날 것이고 그래서 동네 뒷산에 있는 공동묘지로 올라갔다. 뒤에서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챈 그는 더는 뛸데도 없고 귀신행세를 할 바에는 끝까지 한다는 생각에 공동묘지 중간에 드러누웠다. ‘자켓’은 그렇게 몇 시간을 꼼짝 못하고 묘지위에 누워있었다. 아직 귀신의 실체를 정확히 몰라 공포에 질려 있던 안전원들은 감히 귀신에게 접근은 못하고 주변에서 지켜만 보았다.

그러나 날이 밝자 귀신의 정체는 탄로 났고 여인은 안전원들에게 체포 되였다. 그동안 귀신에게 시달리며 악몽에 시달리던 옆집남자는 귀신이 다름 아닌 옆집여자인 것을 알고는 경악했다. 그는 안전부에 죽을 때까지 여자를 감방에서 썩게 할 것을 요구했다.

여인은 결국 귀신행세로 사회를 기만하고 사람을 공포에 떨게 한 죄로 재판에서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렇게 형량을 많이 받을 줄은 몰랐다고 하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죄인이라지만 돈 많고 힘있는 사람의 한마디에 15년형이라니 나 역시 너무 불공평한 판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힘없는 사람의 설움인가 보다. 물론 나 자신도 갇혀있는 신세지만 2년만 견디면 살아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는 이제 15년을 ‘교화소’에서 썩어야 한다. 그는 재범이라 대사령도 적용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아마 오늘도 희망이 없는 그곳에서 다른 동료들에게 자신이 연출한 공포스릴러를 들려주며 이 여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김대성 기자 lstar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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